(시사캐스트, SISACAST= 이현이 기자)
자영업 폐업률이 90%에 육박한다. 이 말은 새롭게 문을 연 가게 10곳 중 9곳이 문을 닫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창업을 꿈꾸고 준비하는 이들은 줄지 않는다. ‘월급쟁이 부자는 없다’라는 말을 각인하고 꿈에 부풀어 창업의 길로 들어서지만, 성공으로의 길은 너무나도 먼 여정이다.
특히 1인 창업의 경우, 혼자 일한다는 것에 외롭기도 하지만 모든 것을 스스로 해나가야 하기 때문에 큰 책임감이 따른다. 그래서 구체적인 계획없이 막연하게 창업을 고민했던 이들에게 깊은 고민을 던져 줄 책을 권한다.
‘1인 가게 사장입니다(김선녀 지음·길벗 펴냄)’는 1인 가게 대표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듣고 적어낸 책으로, 1인 가게 창업을 마냥 아름답게만 그려내지 않았다. 창업에 대한 각종 노하우와 장단점 등을 적나라하게 이야기 하는 이 책은 전업주부, 학생, 게임기획자, 셰프, 논술강사, 일러스트레이터, 치위생사, 문구 디자이너 등 다양한 경력의 주인공들이 1인 가게에 도전해 성공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오랫동안 전업주부로 살다가 70의 나이에 쿠키 가게를 꾸린 이야기, 꿈을 지키고 싶어 졸업 후 단돈 1500만원으로 차린 스튜디오, 나만의 색깔이 묻어나는 자전거 공방을 만들고 싶어 한국과 일본, 미국을 돌아다닌 이야기, 연애하듯 연 푸드트럭 덕분에 결혼도 하고 레스토랑도 오픈한 이야기 등 1인 가게 대표들의 창업 이야기에는 짠내와 단내가 가득하다.
11곳 동네 가게 대표에게 배우는 1인 가게 성공 노하우를 담은 이 책의 목차는 다음과 같다.
-손님들의 입맛에 꼭 맞춘 음료를 파는 카페 사장님
-계동에 그림같은 쿠키가게를 운영하는 70대 할머니 사장님
-예약해야만 맛볼 수 있는 스페인 선술집 사장님
-기술과 성실을 무기로 오토바이 세차 전국 1등 30대 사장님
-인문학도에서 자전거 박사가 된 공방 사장님
-손님과의 친밀함과 실력으로 승부하는 1인 미용실 사장님
-졸업 후 자신만의 길을 가기 위해 사진관을 택한 사장님
-꽃이 좋아 결혼 자금은 털어 꽃가게를 연 사장님
-그림도 그리고 독립서적도 파는 동네 서점 사장님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푸드트럭 부부 사장님
-2년을 꼬박 투자해 자신만의 가방 브랜드를 만든 사장
책은 인터뷰 형식으로 깔끔한 정리가 돋보인다. 가게를 간단하고 객관적으로 소개하는 ‘가게 이력서’가 나오며, 여기에는 준비기간, 개업시기, 초기비용, 이익이 나기까지 걸린 시간, 임대료, 가게면적, 운영시간, 평면도까지 보여준다.
책 중간중간에는 창업 팁과 가게 성공 포인트, 반드시 확인해야하는 사항 등을 담았고, 크고 작은 시행착오를 겪었던 일화도 소개한다.
카페 대표의 에피소드에서는 새로 생긴 카페에서 개업하자마자 반값 할인을 진행해 난감했던 상황을 이야기 한다. 당시 그 카페를 따라 커피 값을 내리는 대신 오히려 가격을 올리고 사이즈를 키워 경쟁했다. 양을 늘려 차별화하고 퀄리티를 높이고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 어떤 가격이든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한 것이다.
오토바이 세차를 하는 대표는 심하게 더럽지 않아서 예상보다 빨리 끝난 바이크도 그대로 두는 법이 없다. 남는 시간에는 다른 걸 더 해줘야 한다는 철칙이 있다. 세차가 끝난 뒤 시간이 남으면 주문한 것 외에 추가해 다른 왁스로 광을 내주거나 흠집을 제거해준다. 손님이 낸 비용은 당순한 세차비가 아니라 ‘정해진 시간 동안의 바이크 케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들의 사연에서 공통점은 쉬는 시간과 쉬는 날을 미리 정해두거나 매주 공지로 알리는 등의 방법으로 쉬는 날에는 푹 쉬는 것이다. 혼자 모든 일을 해내야하므로 예약제로 운영하거나 정확한 시간을 서로 지켜 효율적으로 운영, 무리하게 일하면 피곤해서 대충 일하게 되고 그만큼 손님의 만족도도 떨어지기 마련이다.
이 책에 실린 대표들은 모두 자신의 인생을 고민했고 또 새로운 꿈을 꿨으며 이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그리고 그 과정을 온전히 겪어내 지금의 탄탄한 1인 가게를 꾸리게 됐다.
업종, 자본, 성격도 다양한 1인 가게 사장들의 창업 이야기 속에서 1인 가게 창업의 노하우는 물론 장사에 성공하기 위해 진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사진=시사캐스트·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