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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한의 대규모 숙청설과 ‘방기수진(放機守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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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한의 대규모 숙청설과 ‘방기수진(放機守眞)’
  • 윤관 기자
  • 승인 2019.05.31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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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윤관 기자)

북한에 피비린내 나는 대규모 숙청이 벌어지고 있는 모양이다. 최근 북한 소식통에 따르면 미북 간 하노이 담판 결렬의 책임을 물어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와 외무성 실무자들을 처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천안함 폭침의 기획자로 잘 알려졌고, 남북정상회담에서 맹활약했던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은 혁명화 조치를 받고 있다고 전해졌다. 아울러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책략실장과 통역을 맡았던 신혜영도 정치범 수용소에 갇혔다고 한다.

더욱 놀라운 소식은 백두혈통인 김 위원장의 누이동생 김여정도 문책을 받아 근신 중이라는 소식도 들려온다. 북한 소식통의 말이 사실이라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분노가 어느 정도인지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을 일이다.

김 위원장이 미북 정상회담의 실무자들을 이같이 처벌했다면 사실상 미국과의 대화 채널은 중단된 셈이다. 이는 김 위원장이 당분간 미국과의 대화를 거부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남북대화도 사실상 개점휴업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북한은 세계 공포정치의 대명사로 잘 알려진 국가다. 지난 70여년간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 세습 정권은 피의 숙청으로 권좌를 지켰다.

남로당, 소련파, 연안파 등 북한 정권 수립에 기여했던 인물들은 스파이 혐의와 각종 음모로 처형되거나 외국 망명의 길을 떠나곤 했다. 대표적인 인물이 남로당의 거두 박헌영과 현 정부 들어 독립운동가로 재조명받고 있는 김원봉이다. 이들은 김일성의 눈에는 자기 권력에 도전하는 反혁명세력에 불과했다.

김정은 위원장도 지난해 4·27 남북정상회담 이전에는 고모부 장성택 처형과 이복형 김정남 암살 등을 자행한 폭군이었다. 하지만 남북대화의 물꼬가 터지자 김정은의 이미지는 180° 달라져 남남갈등을 유발할 정도가 됐다.

북한 정권의 표리부동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자신들의 이익에 따라 평화 공세와 전쟁 위협의 담을 언제든지 넘나드는 전술 구사는 공산주의자들의 전통적인 투쟁 방식이다.

중국 전국시대의 열자(列子)는 ‘방기수진(放機守眞)’이라고 가르쳤다. 즉 “음흉한 술책을 버리고 진심을 지녀야 한다”는 뜻이다. 이번 숙청설이 사실이라면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 기만술의 음흉한 술책을 버릴 마음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북한이 진심을 보여줄 때를 기다리는 것보다는 음흉한 술책을 바로 읽는 것이 더 중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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