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이현주 기자)
최근 출산전후휴가와 육아휴직 등 일·가정 양립제도가 활성화되는 분위기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여전히 제도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8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일·가정 양립 실태와 정책 함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첫째 자녀 임신 전 취업 중이었던 여성 5433명 중 출산전후휴가는 40%, 육아휴직은 21.4%가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18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 실태조사' 자료를 활용한 보고서를 보면, 첫째 자녀 출생 시점에 따라 일·가정 양립제도 활용률이 높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하지만 일·가정 양립제도 활용도는 고용 형태와 직종 등에 따라 격차가 발생했다.
제도 이용률이 높은 2011년 1월1일 이후 아이를 출산한 여성 노동자 1975명 중 정규직인 상용직노동자는 58.2%가 출산전후휴가를, 43.4%가 육아휴직을 사용했다.
반면 임시·일용직 노동자의 경우, 6.6%와 1.8%가 각각 출산전후휴가와 육아휴직을 활용했다.
보고서는 휴가, 휴직을 사용하기 열악한 지위와 해당 기간 임금지급과 직결된 고용보험 가입 여부를 원인으로 보았다.
2017년 통계청 자료를 보면, 상용노동자는 97.6%가 고용보험에 가입했지만 임시·일용노동자는 24.1%만이 고용보험에 가입돼 있었다.
고용 형태와 연관돼 직종과 직장에 따른 격차도 두드러졌다.
임시·일용노동자가 절반이 넘는 판매직 노동자들은 19.5%와 10.5%가 휴가와 휴직을 쓴 반면, 상용노동자가 대부분(90.3%)인 사무직에서는 61.1%와 46.6%가 휴가와 휴직을 쓰는 등 큰 차이를 보였다.
직장 유형별로는 정부기관 및 공공기관이 78.7%와 61.4%, 민간 대기업이 72.8%와 61.3%의 휴가와 휴직 활용률을 보인 반면, 중소기업은 41%와 27.2%, 개인사업체는 13.2%와 4.6%로 활용률이 낮았다.
특히 자녀 임신 직전 취업 중이었던 기혼 여성들은 첫째 자녀 출산 전후로 65.8%, 둘째 자녀 때 46.1%가 경력단절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연구를 담당한 이지혜 보사연 전문연구원은 "직장이나 사회 전반적으로 일·가정 양립제도 이용에 조금 더 허용되는 분위기로 변화하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노동조건이 열악하다고 볼 수 있는 직종이나 종사상지위, 직장 유형인 경우 여전히 제약 조건이 많았다"며 "이들을 위한 지원 정책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서는 지난해 12월 '저출산·고령사회 정책 로드맵'을 발표하고, 올해부터 중소기업 출산·육아기 고용안정지원금 및 대체인력지원금은 물론 육아휴직급여를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놓인 특수고용직과 자영업자 등에게는 월 50만원의 출산지원금을 90일간 지급하는 방안도 내놨다.
[사진출처=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