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06 17:22 (금)
홍준표 “지방선거 끝난 뒤에도 사라지지 않는다”…당내 분란 단초 가능성 높아
상태바
홍준표 “지방선거 끝난 뒤에도 사라지지 않는다”…당내 분란 단초 가능성 높아
  • 윤관 기자
  • 승인 2018.01.30 15: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신을 버릴 줄 모르는데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지 의문

(시사캐스트, SISACAST= 윤관 기자)

자유한국당은 지난 29일 국회의원 연찬회를 가졌다. 홍준표 대표는 이 자리에서 지방선거 승리를 촉구하며 자신의 거취에 대한 미묘한 발언을 내놓았다.
 
홍준표 대표는 “내가 할 일이 남아있기 때문에 지방선거 끝난 뒤에도 홍준표는 사라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선 자유한국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홍 대표 체제가 무너지고 특정 계파가 당권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홍 대표는 지방선거이후에도 자신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천명했다. 이는 홍 대표가 지방선거에서 패배해도 자신을 향한 책임론을 조기에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읽혀진다.
 
홍 대표는 소속 의원들을 향해 지방선거 승리가 곧 의원들의 정치 생명과 직결된다는 점을 지난 사례를 통해 각인시켰다.
 
그는 “지방선거는 의원 여러분들의 선거가 아니라고 해서 방치하는 사례가 많다”며 “그러나 지방선거에 패배를 하면 여러분들도 다음 총선에 이길 수 없다. 손발이 다 잘리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홍 대표는 “경남 어느 지역에 국회의원이 지방선거를 등한시 하는 바람에 자기가 맡고 있던 3개 군 우리 후보가 모두 떨어졌다”면서 “그러고 난 뒤에 다음 총선 공천 탈락했다. 지금도 명예회복하려고 뛰어다니고 있지만 회복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홍 대표는 이 대목에서 지방선거 이후의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 “지방선거 패배하면 홍준표 물러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여러분들이 다 망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자신의 파란만장한 정치역정을 되새기며 “내가 할 일이 남아있기 때문에 지방선거 끝난 뒤에도 홍준표는 사라지지 않는다”면서 “지방선거 패배하는 지역은 다음에 여러분들 자신의 선거가 어렵고 자신의 재선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준표 대표의 발언은 표면적으로는 지방선거에 임하는 국회의원들의 역할과 자세를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내면적으로는 자신의 정치 위상을 고수하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특히 ‘자신이 해야 할 일이 있다’고 밝힌 것은 지방선거 패배이후에도 당 대표직을 내려놓지 않을 수도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정치권에선 전국 단위 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당 지도부가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으로 통한다. 만약 자유한국당이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면 그동안 숨죽여왔던 반홍계가 결집해 홍 대표의 사퇴를 촉구할 것이다. 하지만 홍 대표는 자신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미리 못박아 놓아 향후 당내 분란의 단초가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분위기로선 자유한국당이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탄핵 후폭풍에 따른 보수 정치권에 대한 실망감이 높다. 또 보수는 분열 중이다. 바른정당이 국민의당과 통합을 통해 중도보수의 표심을 결집한다면 한국당은 지지율 3위로 내려 않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게다가 지난 연말 실시한 당무감사 후폭풍도 아직 진행중이다. 전국 곳곳에서 탈락한 전 당협위원장과 아직 후임 당협위원장 인선이 마무리되지 않은 지역은 후보들 간의 상호 비방전과 줄대기가 난무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보수 정치권의 한 인사는 “홍 대표가 지방선거 승리를 자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자신의 거취를 미리 밝힌 것은 부적절한 발언으로 판단된다”면서 “보수 지지층 내부에서도 한국당이 아직 ‘집권당’인 줄 착각하고 있다는 지적도 많다. 먼저 자신을 버릴 줄 모르는데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