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김보민 기자)
재건축을 통해 49층 높이로 아파트를 지으려던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서울시의 최고 35층 규제안을 수용하기로 했다. 49층 재건축안과 35층 재건축 안을 주민투표에 부친 결과 주민들은 압도적으로 35층 안을 선택했다. 이유는 서울시의 도시계획 원칙을 수용해 서둘러 재건축을 하기 위함이었다.
27일 은마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에 따르면 최고 층수 높이에 대한 주민투표를 실시한 결과 토지 등 소유자 4,803명 가운데 76%인 3,662명이 참여해 이 중 2,601명인 71%가 기존 최고 49층 재건축 안 대신 35층 재건축을 하자는데 찬성했다.
은마아파트는 1979년 준공된 18개동 4,424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입주를 시작한 후 올해로 39년이 된 아파트다.
2003년 12월 재건축추진위원회가 설립했지만 15년째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의 재건축안 심의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49층 재건축 안을 고집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은마아파트는 14층 높이의 4424가구를 철거해 최고 49층 6000여 가구로 짓겠다는 계획을 추진해 왔다. 초고층 랜드마크로 짓게 된다면 고분양가를 책정할 수 있는 데다 일반분양 가구수가 늘어나는 만큼 추가분담금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울시가 2013년 수립한 도시기본계획에서 3종 일반주거로 용도가 정해져 있는 곳의 경우 아파트로는 최고 35층까지만 지을 수 있다고 정했다.
은마아파트가 있는 대치동 일대는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층수를 높이려면 용도 지역을 준주거지역으로 상향해야 한다.
추진위는 인근에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시설인 SETEC이 있어 종상향 근거가 충분하다고 주장했지만 서울시는 이에 맞서 지난 8월에도 도시계획의원회 심의에 상정한 은마아파트 재건축안에 ‘미심의’ 판정을 내렸다.
이정돈 은마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장은 “박원순 서울 시장 체제하에서 어차피 49층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소유주들이 많은 것 같다”며 “일반 조합을 설립한 후 시장이 바뀌면 고려해 보겠다는 분들도 35층 안을 많이 지지했다”고 설명했다. 또 “주민의 뜻이 확인된 만큼 새로운 정비계획안을 최대한 빨리 마련해 사업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35층으로 재건축 심의가 결정되자 재건축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사라져 단기적으로 시세가 상승할 것이란 기대도 나오고 있다.
은마아파트 전용 76㎡ 가격은 7월 13억 8,000만 원이었지만 8월 부동산대책과 서울시의 미심의로 12억 6,000만 원까지 떨어졌다.
지난달에는 13억 5,000만원에 거래된 이 단지의 최근 실거래가는 14억 원에 달한다.
한편 최고 49층 재건축이 무산돼 장기적으로 단지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현재 은마아파트 주변 선경 1·2차 등 다른 단지에 비해 가격이 낮다.
은마아파트 전용 84㎡는 지난 9월 14억 3,500만~15억 4,000만원에 거래되고 있지만 선경 1·2차는 17억 원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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