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김보민 기자)
현대중공업의 자회사 현대삼호중공업이 국내 사모펀드인 IMM 프라이빗 에쿼티(PE)로부터 3,000억 원을 투자 받았다. 이에 따라 IMM PE는 현대삼호중공업 지분 11.8%를 갖게 돼 2대주주가 되고 현대중공업은 현대삼호중공업의 지분이 94.9%에서 83.7%로 줄어든다.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이 자금으로 재무구조를 개선과 합병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삼호중공업은 24일 IMM PE와 3,000억 원 규모 프리 IPO에 관한 주요사항 합의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프리 IPO는 기업공개를 하기 전에 미리 투자자들로부터 일정 자금을 유치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몇 년 내에 상장이 이뤄진다.
현대삼호중공업이 전환우선주 536만주를 신주로 발행하고 IMM이 이를 주당 5만 6,000원(3,000억 원)에 인수하는 방식이다.
IMM PE는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와 함께 국내 3대 사모펀드다. IMM PE는 그동안 2013년에는 신항만 투자, 2014년에는 현대상선 LNG 사업부인수 등 조선·해운분야에 투자를 늘려왔고 2015년에는 대한전선과 태림포장산업을 인수했다.
IMM PE가 현대삼호중공업에 투자한 것은 조선·해운업이 회복세에 들어섰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대중공업이 2014년부터 구조조정에 들어가 조선업계 불황 속에서도 국내 조선 3사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사업을 정상화 시킬 수 있었다.
현대중공업은 3,500여명의 인력을 감축했고 생산인력과 설비를 대폭 줄였다. 경영진과 노조도 임금 반납과 휴일 연장 금지를 폐지하는 것을 통해 약 9,000억 원의 비용을 절감했다.
이런 노력으로 지난해 현대삼호중공업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3조 8,686억 원, 1,715억 원을 기록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현대자동차, KCC, 현대종합상사 등 비핵심 자산을 매각해 1조 2,000억 원을 마련하기도 했다.
게다가 현대삼호중공업은 지난해 총 11억 달러 규모의 선박을 수주했고 올해도 러시아 국영선사인 소브콤플로트로부터 세계 최초 LNG 추진 대형 유조선을 수주했다.
현재 지주사체제 전환을 추진 중인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번 자금 유치로 현대삼호중공업의 부채비율이 96.4%에서 78.1로 감소해 2019년 상장을 하게 되면 더 줄어들 수 있다.
따라서 현대로보틱스→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으로 이어지는 지분 구조에서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의 합병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3일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 현대로보틱스,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 현대건설기계로 분할해 4개사 체제로 전환했다.
이에 현대로보틱스→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 등으로 새로운 출자 고리를 만들었다. 분할한 4곳의 독립법인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새롭게 생긴 순환출자 고리를 제거해야 한다.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은 현대로보틱스의 손자회사다. 현대로보틱스-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순환 출자 고리는 M&A가 이뤄져야한다.
지주사는 손자회사의 국내 계열사 주식 소유가 제한되기 때문에 현재 4단계 구조를 3단계로 줄여야한다. 이번 자금으로 확보로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의 합병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6월 채권은행과 맺은 총 3조 5,100억 원 자구안 가운데 2조 1,000억 원가량을 갚아 조선사 가운데 가장 높은 이행률을 기록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의 상장과 현대중공업과의 합병 가능성이 커지며 현대미포조선의 주가는 24일 5.23% 상승한 8만 8,500원에 장을 마쳤다. 현대미포조선은 현대중공업의 대주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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