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권지나 기자) 지난 28일 지하철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직원이 사망한 가운데, 서울메트로의 안이한 사고 관리 대책에 재발방지와 책임규명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8월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하청업체 직원이 사망한 이후 재발방지 대책이 전혀 소용없었다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돼 서울시와 서울메트로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질 전망이다.
◇2013년 이후 세 번째 사망사고 발생…“재발방지 대책 소용 없었다”
지난 28일 오후 6시57분께 서울 광진구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승강장에서 서울메트로 용역업체 은성PSD 직원 김모(19)씨가 작업 중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어 사망했다.
문제는 스크린도어 관리 업체 직원이 작업 중 숨진 것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8월29일 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서 유진메트로컴 소속 조모(28)씨가 스크린도어 수리 작업 중 사망했으며, 2013년 1월19일 오후2시30분께에는 지하철 2호선 성수역에서 은성PSD 소속 심모(38)씨가 스크린도어 작업 중 승강장으로 진입하는 전동차에 머리를 부딪쳐 목숨을 잃었다.
이에 서울메트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사 사고가 이어지자 메트로측이 재발 방지에 나섰지만 허울뿐인 대책에 불과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년간 3건의 사고는 모두 서울 지하철 2호선에서 발생했다. 총 3건의 사망사고중 2건은 이번 사망사고가 발생한 은성PSD 업체 관계자가 작업하던 도중 발생했다.
서울메트로는 2013년 사고가 발생한 뒤 재발 방지를 위해 ▲스크린도어 점검시 2인1조 출동 ▲지하철 운행시간 승강장에서만 작업하고 스크린도어 안에 들어가지 않을 것 ▲스크린도어 안에 들어갈 때는 사전에 보고할 것 등을 매뉴얼로 작성, 유지보수 관련 협력업체에 전달했지만, 규정은 지켜지지 않았다.
재발방지 대책에 따르면 작업시 2인1조로 움직여야 하지만 김씨는 이날 혼자 점검에 나섰다가 사고를 당했다. 또한 수리에 앞서 열차 감시자도 없었으며 열차 운영실에 작업자가 출동한 사실이 통보되지 않았다. 열차 운전자가 볼 수 있는 작업표지판도 부착되지 않았다.
이와 같이 지하철 수리 작업자에 대한 안전이 전혀 보장되지 않는 데에 대한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메트로 정수영 안전관리본부장은 사고가 발생한 뒤, "오는 8월 스크린도어 설비업체 자회사를 세우고 올해 말까지 스크린도어 장애물 감지센서를 개선하는 등 안전관리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매번 되풀이되는 사고에 대해 즉흥적인 대책 보다는 장기적으로 규정이 철저하게 준수되고 있는지 관리·감독에 무게를 둬야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편 경찰은 이번 사고에 대해 폐쇄회로(CC)TV 등을 확인해 정확한 경위를 파악할 계획이며, 서울메트로와 업체 관계자를 대상으로 안전수칙 준수와 과실 등도 조사할 예정이다.
◇시민들 애도물결 잇따라…지하철 승강장에 추모 공간 들어서
지난 28일 서울 지하철 2호선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중 사고로 숨진 19살 김 모 씨를 추모하는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구의역을 찾아 김 씨가 숨진 승강장에 국화꽃을 놓고 김 씨를 추모하는 포스트잇을 붙이기도 했으며, 묵념을 하고 김 씨를 추모했다.
앞서 시민들은 사고가 일어났던 내선순환 방명 안전문 옆에 추모 문구를 작성했지만, 서울메트로 관계자들은 안전 문제를 고려해 별도의 추모 공간을 마련했다.
이에 서울메트로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해 사죄하는 마음으로 추모공간을 만들었다"면서 구의역 1번, 4번 출구쪽 대합실에 책상과 메모지, 필기구 등을 비치했다고 밝혔다.
한편 박원순 서울시장은 31일 서울 구의역 지하철 스크린도어 사고로 숨진 정비용역업체 직원 김모(19)씨의 시신이 안치된 병원과 구의역 사고 현장을 방문하고, “고인에 대한 예우와 보상에 최선을 다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