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이정인 기자)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이 6일간의 방한 일정을 끝내고 30일 미국으로 돌아간다.
그는 이날 오전 경주에서 열린 유엔 NGO 콘퍼런스 개회식에 참석한 뒤 기자회견을 끝으로 방한 일정을 마무리했다.
지난 25일 제주포럼 참석을 시작으로 정치적 행보를 이어오면서도 정치적 발언을 삼갔던 반 총장은 뉴욕으로 떠나기 전 마지막 공식 행사에서 그동안의 모든 추측을 부인하며 발을 뺐다.
여야를 넘나드는 잠재적 대권 주자인 그는 방한 직후 참석한 제주포럼에서 사실상 대선 출마를 시사한 데 이어 연일 대권행보에 준하는 활동을 이어간 바 있다. ‘잘 짜인 각본의 계산된 대권 행보’라 평가된 5박 6일간의 행보를 짚어봤다.
◇숨가쁘게 달린 엿새간 방한 일정
반 총장은 지난 25일 방한해 제주포럼 일정을 소화하고 일본으로 넘어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후 귀국해 개인일정을 마쳤다.
그는 방한 후 첫 일정으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임기 종료 후) 한국 시민으로서 어떤 일을 할지 고민하고 결심하겠다”며 “미국 대선 후보는 76세”라고 발언했다. 이후 이 발언이 '대권 도전을 시사한다'며 언론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반 총장은 의미가 왜곡됐다고 수위 조절에 들어갔지만, 대선 관련 질문이 나올 때마다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태도를 고수했다.
그러나 1박 2일간의 일본 방문을 마치고 다시 방한한 그의 행보는 파격적이었다. 충청권의 맹주로 꼽히는 김종필 전 총리를 만난 데 이어, 여권의 전통 텃밭인 대구․경북 지역을 방문해 지역 정치인들과 잇따라 접촉했다.
◇ JP 예방이어 TK 일정 돌입… 대권시사, ‘광폭 행보’
반 총장은 29일 경기 고양시 일산과 안동 하회마을, 경주로 이어지는 이틀간의 공식 일정에 돌입했다. 대구․경북(TK)지역 방문은 ‘대권 도전’ 시사 후 처음이었다.
그는 이날 오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2016 국제로타리세계대회에서 기조연설을 한 뒤 헬기를 타고 안동 하회마을로 이동해 쉴틈없이 오후 일정을 진행했다.
반 총장은 서애 류성룡 선생의 고택 충효당(보물 제141호)을 찾아 방명록에 서명을 하고 ‘나무의 제왕’ 주목을 기념식수한 뒤 오찬을 가졌다. 오찬에는 김관용 경북도지사, 오준 주유엔대사, 권영세 안동시장, 새누리당 김광림(경북 안동) 의원 등 10여명이 함께 했다.
하회마을 일정을 마친 그는 곧바로 경주로 이동, 오후 6시께 경주 힐튼호텔에서 열리는 제66차 유엔 NGO 콘퍼런스 환영 만찬에 참석했다.
다음날인 30일 오전 10시에는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유엔 NGO 콘퍼런스 개막식에 참석해 개회사를 했다. 개막식에 앞서 부대 행사로 열리는 비공개 행사 '유스 코커스(Youth Caucus)'에도 참석했다.
이어 낮 12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마치고 개인적인 오찬을 가진 다음 경주를 떠나 인천공항으로 이동, 이날 오후 7시30분 비행기를 타고 뉴욕으로 떠날 예정이다.
한편 반 총장의 유엔총장 임기는 올해 말까지로 이번 방한은 임기 전 마지막 방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