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권지나 기자) 유명 죽 전문 프랜차이즈 업체 ‘본죽’이 가맹점들을 상대로 갑질 횡포를 부려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김철호 대표 부부가 본아이에프로부터 수백억 원을 제공받은 것으로 드러나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2011년 ‘쓰레기죽’ 파문을 겪은 본죽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는 지적 또한 제기되고 있으며, 불매운동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SNS 등에서도 이같은 행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확대되고 있는데, 현재 본죽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본사의 횡포를 지적하는 글들로 도배돼 있다.
이에 “생계를 위해 호떡 장수부터 시작해 누구보다 소비자의 마음을 잘 안다”며 ‘정직’과 직원들과의 ‘상생’을 강조하던 김 대표가 “초심을 잃었다”는 의견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정직’과 ‘상생’ 강조하더니…김철호 대표 초심 잃었나?
본죽, 본비빔밥, 본도시락의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본아이에프는 김철호-최복이 대표 부부에게 지급수수료 명목으로 7년간 수백억 원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급수수료는 대개 용역에 대한 대가를 뜻하는데, 업계는 김 대표 부부가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고 거액을 받았는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지난 2008년부터 2013년까지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본아이에프는 김철호, 최복이 대표 부부에게 지급수수료로 총 123억7116만원을 지불했다. 김 대표와 최 대표는 본아이에프 대표이사를 함께 맡고 있으며 김 대표는 이중 37억 원, 최 대표는 85억 원을 제공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본사는 지급수수료에 대해 “대표 부부 개인 소유의 상표권을 모두 양수 받았다”며 “브랜드 가치 평가에 준거, 상표권 사용 대가를 지불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특허청 확인결과 본죽의 명의로 된 상표권은 모두 24건이며 김철호 대표가 3건, 최복이 대표는 19건의 상표권을 보유하고 있어 상표권을 모두 양도한 것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김 대표와 최 대표는 각각 본아이에프 지분 70%, 27.84%를 보유하고 있으며, 회사와 거래를 하면 관련법에 의해 내역을 공개해야 한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지분(0.72%)은 김 모씨 등 3인이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김 대표 부부의 자녀들로 추정된다.
이와 같이 오너 겸 대표이사가 개인자격으로 회사와 거래하는 것은 특이한 케이스로, 김 대표 부부가 회사 대표직을 수행 하면서 별도로 지급수수료를 받고 있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 대표 부부는 또 대표이사로 근무하며 오너로써의 배당금도 받고 있다. 김 대표 부부는 지난 2013년 15억 원의 배당금을 지급받은 바 있다.
본아이에프가 김 대표 부부 일가가 지분 100%를 가진 개인회사이기 때문에 부적절한 거래라도 문제를 제기할 주주들이 없기 때문에 법적으로는 문제 될 사항이 없지만 ‘대주주 배불리기’ 라는 비난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
가맹점주들에 무리한 가맹 요구…불응 시 ‘나가라’
1300여개의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는 본죽은 최근 가맹 게약 10년이 다 돼가는 가맹점주들을 상대로 ‘본죽&비빔밥 cafe’등의 신규 가맹을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은 가맹점주들에 대해서는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통보해 도마 위에 올랐다.
계약 해지를 통보받은 가맹점주들은 “본사가 우위를 이용해 횡포를 부리고 있다”며 “10년을 일했는데 이렇게 내칠수가 있냐”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본죽 가맹점 협의회는 4월 10일 본죽, 본비빔밥, 본도시락의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본아이에프 본사 앞에서 ‘본사의 갑질 횡포 규탄 집회’를 열고, 본사의 무리한 횡포를 폭로했다.
본가협 소속 가맹점주들에 따르면, 사측이 가맹 계약 10년이 된 매장 점주들에게 기존의 상권을 포기하고 수 억 원의 투자금을 필요로 하는 카페 형태로의 전환을 요구했으며 이에 응하지 않을시 가맹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본죽은 ‘합법적인 계약 해지’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가맹사업법을 악용해 계약해지를 통보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지난 2008년 제정된 가맹사업법 13조 2항에 따르면 ‘가맹점 사업자의 계약갱신요구권은 최초 가맹계약 기간을 포함하여 전체 가맹계약 기간이 10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행사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이는 법률 제정 당시 프랜차이즈 사업이 1~2년 안에 문을 닫는 경우가 비일비재했고, 10년간 프랜차이즈 가맹계약이 유지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기 때문이다.
당시에도 장기 계약 가맹점주들에 대한 권리 보호와 관련해 말들이 많았지만 본아이에프는 이 조항을 악용하고 합법적인 계약해지를 통보해 문제가 되고 있다.
이와 같은 본사의 일방적인 행태에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는 가맹점주들은 온라인카페 등의 단체활동을 통해 반격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1200여개로 알려진 가맹점 수의 절반수준인 612명(13일 기준)의 점주들이 본죽 가맹점 협의회 온라인카페에 가입해 뜻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카페에서도 본죽의 갑질 횡포는 여전하다. 본죽 가맹점주들만 가입할 수 있는 온라인 카페를 운영하던 가맹점주에게 ‘허위사실을 유포한다’며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이는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자주 악용하는 계약해지 방법으로, 가맹점주가 본사에 불리한 내용을 공개하면 ‘허위사실 유포’라는 이유로 계약해지를 요구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본죽 관계자는 “10년 차 매장에 가맹종료를 통보한 적이 없으며, 이유없이 가맹종료를 진행한다는 점은 사실과 무관하다”라고 말했다.
또 “계약이 종료된 4개 매장 중 가맹점주의 의사로 카페로 전환한 가맹점이 2곳, 자진 폐업한 가맹점이 2곳”이라고 덧붙였다.
브랜드 관리는 뒷전, 몸집 불리기에만 ‘급급’
지난 2011년 ‘쓰레기 죽’으로 구설수에 오른 본죽은 그간 브랜드 관리를 철저히 하지 않고,신규 브랜드 확장에 따른 몸집 불리기에만 급급하다는 눈초리를 받아왔다.
MBC 소비자고발 프로그램 ‘불만제로’는 2011년 본죽의 일부 매장들이 남은 죽을 재활용하고 손님이 먹다만 인삼·대추를 재탕, 삼탕해 다시 사용하는 모습을 보도해 큰 파장이 일은 바 있다.
또 본사는 가맹점주들에게 “식자재를 포함한 각종 반찬들이 특허 받은 것”이라며 비싼 가격을 받고 판매했지만, 실제 본죽의 반찬은 특허청으로 부터 특허를 받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연이은 회사 이미지 실추와 함께 최근 불거진 갑질 횡포에 소비자들은 “잦은 구설수에 오르내리는 본죽을 이제는 신뢰하지 못하겠다”며 등을 돌리기 시작해 논란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