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보상보다는 제주항공 문제점 알려 또다른 피해 막아야 한다"
(시사캐스트, SISACAST=정민지 기자)
지난 5일 사이판발 인천행 제주항공 여객기가 기계 결함·날씨 지연 등으로 인해 17시간 지연됐다. 이 과정에서 승객 170여 명은 제대로 된 설명도 없이 방치된 채 기다려야 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승객들은 17시간 동안 항공사 측의 '기다리라'는 말만 듣고 마냥 기다려야 했고, 약속된 식사와 교통 제공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거의 하루가 지난 뒤 인천공항에 도착한 승객들은 강하게 항의했고, 제주항공 측은 승객들에게 며칠 시간을 달라며 면담을 약속했다. 이에 지난 7일 승객 대표 2명과 제주항공 관계자들은 1차 면담을 가졌다.
"진상규명과 공식사과 요구" VS "공식사과 할 수 없다"해당 여객기에 탑승했던 한 A씨는 9일 <시사캐스트>와의 통화에서 제주항공과 승객 대표들이 1차 면담을 가졌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1차 면담에서 승객 대표들은 지연에 대한 공식 사과와 사실규명, 승객을 '폭도'로 보도한 것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했다.
승객 대표는 면담에서 "(승객들을)날씨로 인한 지연을 이해못하는 몰상식한 사람들로 매도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승객들은 늦게 도착해서 화가 난 것이 아니다. 지연한 이유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17시간 동안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방치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승객중 영유아와 임산부, 노인 등 노약자가 많았음에도 이들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승객 170여 명은 사이판 현지에서 6시간 넘게 비행기가 지연된 것에 이어 5시간 넘게 비행기에 갇혀 있었고, 청주공항에서도 5시간 동안 기내 밖으로 나가지 못했다. 그동안 이들이 식사를 제공받은 것은 단 한번. 그마저도 총 40개의 도시락만 지급돼 가족당 하나씩 나눠먹어야 했다.
당시 노약자들이 많았음에도 항공사는 식사는커녕 담요, 물조차 제대로 지급하지 않아 승객들의 건강에 큰 해를 끼쳤다는 것.
한 승객은 "당시 제주항공이 승객들 방치한 것을 보니 나중엔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제주항공은 면담에서 '해줄 게 없다'는 태도를 유지했다고 전해진다.
A씨는 "항공사는 공식사과를 할 수 없으며 보상에 대해서도 바뀐 게 없다고 밝혔다"라고 전했다.
이후 제주항공과 승객들은 추후 2차 면담을 가질 예정이었고 그때까지 보상금 입금을 보류하기로 했다.
2차 면담까지 보상금 문제 보류하기로 했지만제주항공 측 승객들에게 일방적으로 10만 원씩 입금
"입금하면 끝?"…'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그러나 제주항공은 지난 10일(금) 승객 일인당 보상금 10만 원씩을 일괄 입금했다. 보류된 보상금을 일방적으로 지급한 것도 모자라 교통비, 병원비, 호텔비 등은 제한 것.
승객들은 개설한 카페(http://cafe.daum.net/jjair)를 통해 "말도 없이 전체문자 보내고 보상금 입금하는 이런 황당한 경우가 어디 있습니까"라며 "다음날이 주말이라 항의 전화도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고 울분을 토했다.
다른 승객은 "4명 가족분 40만 원이 들어왔는데 송금하고 싶다"며 "아직 협의해야 할 사항이 많은데 제대로 된 사과도 없고 이런 성의없는 보상 절차때문에 더 화가 난다"고 말했다.
승객들은 '보상금이 다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A씨는 "승객들을 매도한 기사 때문에 악플, (승객)얼굴 공개 등 2차 피해가 우려된다"며 "(개인적으로)금전적 보상보단 사과를 원한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9일 <시사캐스트>와의 통화에서 "이번 면담은 합의점을 찾기 위해 이루어졌다"며 "아직까진 공식사과와 보상 문제 등이 마무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항공은 '17시간 지연' 사건 과정중 과잉 경찰 투입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청주공항 임시 착륙 당시뿐만 아니라 사이판공항 내에서도 경찰을 투입, 항의하는 승객들을 제지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