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이지나 기자)

부산에서 상경해 서울에서 자취생활을 하던 20대 박씨는 최근 하숙집으로 거처를 옮겼다. 박 씨는 "하숙집에 들어가고 싶어 6개월을 알아봐 겨우 구했다"면서 "월 50~60만원으로 숙식에 아침식사도 해결할 수 있어 돈을 아낄 수 있을뿐더러 부모님도 원룸 자취보다 훨씬 안심하신다"고 말했다.
박 씨와 같은 대학에 다니고 있는 이 씨도 하숙집에 대기를 걸어놓은 상태다. 이 씨는 "요즘 취업은 힘든데 물가는 너무 비싸서 간편식이나 김밥 한 줄로 끼니를 때울 때가 많다. 그런데 하숙집은 같은 월세를 내도 아침식사를 해결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면서 "학교 끝나면 거의 혼자 있는데, 하숙집은 여러 사람이랑 어울려 산다는 게 훨씬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비싼 물가로 끼니를 대충 때우는 이들이 늘면서 숙박과 식사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하숙집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대학진학이나 취업 등으로 자녀를 독립시킨 부모들도 자녀가 원룸보다는 하숙집에 거주하는 것을 선호한다. 또 홀로 거주하는 1인가구 증가로 하숙집 인기가 늘고 있다.
하숙집 인기가 늘면서 원룸을 개조해 하숙집으로 운영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30일 하숙 정보 제공 플랫폼 ‘맘스테이’에 따르면, 올해 1~2월 하숙 예약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실제로 신촌 등 대학가를 중심으로 하숙집 수요가 늘고 있다.
이 지역에서 하숙집을 찾는 이들은 대학생부터 고시생, 1인가구까지 다양했다. 1년 째 하숙집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20대 직장인 황 씨는 "집에서 잠만 자고 일하다보니 집에 가면 밥을 해먹을 시간도 없다"면서 "하숙집은 아침밥을 주기 때문에 만족도가 훨씬 크고 사람 사는 느낌이 늘어 외롭지 않다는 것이 장점이다"고 말했다.
하숙집 인기가 늘고 있는 건 불황에 월세를 내면 식사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하숙집을 운영하고 있는 집주인 박 씨는 "요즘엔 하숙집 문의가 크게 늘었다. 공부하랴 일하랴 바쁘다 보니 끼니를 해결하기 어렵고, 한 끼라도 해결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다. 대부분 돈이 적은 젊은 사람들이다보니 아침에 영양가 있는 반찬들을 챙겨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근처 부동산 중개업자 윤 씨는 "위치가 좋고 밥을 맛있게 해준다고 학생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하숙집은 1년 정도 대기가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면서 "부모님들도 아이가 원룸보다는 하숙집에 거주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느끼는 것 같다. 내 아이가 한 끼라도 편하게 해결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에 부모들도 선호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하숙집 주인 함 씨는 "1년째 하숙비를 올리지 않았는데, 요즘엔 물가가 너무 올라서 남는 게 별로 없다"면서 "그래도 아이들이 졸업하고 나서 다시 찾아와주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 힘이 닿는 한 끝까지 운영을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최근 1인가구가 늘면서 월세 거래 건수는 이미 전세 거래 건수를 앞질렀다. 최근엔 전세 사기와 고금리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빌라(연립·다세대주택)에 이어 아파트까지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월세가 상승하면서 세입자들의 부담은 더욱 커졌다.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2월 신고된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는 1만5865건, 월세는 1만6570건으로 집계됐다. 월세가 전세보다 705건 많았다. 월세가 전체 임대차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1.1%로 과반을 넘어섰다.
월세 거래 10건 중 8건(79.9%)은 월세 50만원 이하로 집계됐다. 월세 거래량에는 보증금이 높은 대신 월세는 비교적 낮은 '보증부월세' 거래가 함께 집계됐기 때문이다. 이어 50만원 초과~100만원 이하(14.8%), 100만원 초과~200만원 이하(4.1%) 순이었다.
높아지는 월세와 달리 하숙집 대부분은 수년째 가격을 동결하고 있는 곳이 많다. 부동산 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대학가 원룸(전용면적 33㎡ 이하 )의 평균 월세는 57만 4000원, 평균 관리비는 7만2000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월세는 11.6%, 관리비는 20% 가량 오른 금액이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