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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 청년 박사 어려움 '역대급'…고임금 양질 일자리 부족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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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 청년 박사 어려움 '역대급'…고임금 양질 일자리 부족 영향
  • 김지영 기자
  • 승인 2025.03.07 19:08
  • 댓글 0

“어렵게 박사 땄는데 백수예요”

(시사캐스트, SISACAST= 김지영 기자)

 

지난해 박사 학위 취득자 10명 중 3명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지난해 박사 학위를 받은 10명 중 3명은 ‘무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30세 미만 박사의 경우에는 절반 가까이가 일자리를 얻지 못했거나 구직 계획조차 없었다. 박사 학위를 땄더라도 절반가량은 6000만 원이 안 되는 연봉을 받았다. 특히 무직자 중에는 인문학, 자연과학, 사회과학 전공자들의 비중이 높았고 보건복지, 교육, 경영 분야 박사는 상대적으로 취업에 성공하는 경우가 많았다.

열심히 노력했는데…30세 미만 ‘청년 박사’ 절반이 무직자?

작년 박사 학위 취득자 10명 중 3명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세 미만 ‘청년 박사’는 절반이 무직자였다.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후 가장 많은 ‘백수 박사’가 집계된 것으로 고용 한파로 박사 취득자도 취업에 애를 먹는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신규 박사 학위 취득자 조사’ 결과 응답자 1만442명 중 현재 재직 중이거나 취업이 확정된 비율은 70.4%로 나타났다. 일을 구하지 못한 미취업(실업자)은 26.6%, 구직 활동하지 않은 비경제활동인구는 3%였다. 무직자 비율은 2014년 24.5%에서 2019년 29.3%로 껑충 뛰어올랐고 지난해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특히 30세 미만 청년층 신규 박사 중 무직자도 47.7%에 달해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았다. 이 중 구직 활동을 했지만 취업하지 못한 실업자가 45.1%, 구직 활동을 하지 않은 비경제활동인구가 2.6%였다. 특히 30세 미만 박사 취득자 537명 중 무직자는 47.7%로 거의 절반이 취업을 못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역시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성별로 보면 남성 박사 취득자 6288명 중 27.4%, 여성 박사 4154명 중 33.1%가 무직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고학력자를 위한 양질의 고임금 일자리가 부족한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을 비롯한 학계에서는 인공지능(AI) 기술의 빠른 발전이 고소득·고학력자의 일자리를 더욱 많이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며 이러한 추세가 앞으로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사 학위 따놓고 구직 활동을 이렇게 힘들게 할 줄은 몰랐다”

작년에 취업한 박사 취득자 7364명 중 27.6%가 연봉 2000만~4000만원 미만을 받는다고 답했다. [사진=픽사베이]

지난해 박사학위를 받은 김모(34)씨는 “대학원을 졸업한 후 직장생활을 잠시 하다가 박사 학위를 받으면 연봉이 더 높을 것 같아 퇴사해 학위를 따는 것에 매달렸다”라며 “열심히 했는데 공부가 끝나고 학위를 취득해보니 생각만큼 취업이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사직하지 말고 회사에 꾸준히 다니는 편이 나았겠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박사 학위 따놓고 구직 활동을 이렇게 힘들게 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심리학 박사 학위를 딴 김모(33)씨는 “심리학을 깊이 있게 공부해 박사 학위까지 땄지만, 실질적으로 일할 기회는 많지 않다”며 “대학병원에서 아이들 심리검사를 담당하고 싶었는데 자리가 나지 않아서 기다리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서른 살이 넘게 한 분야를 파고들었는데 취업을 걱정해야 한다니 자괴감이 든다”며 “가방끈이 길어지는 게 썩 좋은 것은 아니다”라며 허탈해했다.

어렵게 박사 따고 취직했지만…절반가량은 연봉 2천만 원∼6천만 원

전공별로 보면 ‘예술 및 인문학’(40.1%), ‘자연과학·수학 및 통계학’(37.7%), ‘사회과학·언론 및 정보학’(33.1%)의 무직자 비율이 높았다. 반면 ‘보건 및 복지’(20.9%), ‘교육’(21.7%), ‘경영·행정 및 법’(23.9%) 등은 무직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작년에 취업한 박사 취득자 7364명 중 27.6%가 연봉 2000만~4000만원 미만을 받는다고 대답했다. 19.8%는 연봉 4000만~6000만원 미만이었고, 1억원 이상 고액 연봉자는 14.4%였다.

박사 출신 강모(44)씨는 “직장에 다니며 박사 학위를 취득했지만, 연봉이 오른다거나 예전과 다른 대우를 받는 것은 아니다”라며 “요즘 박사들이 넘쳐나니 특별히 공부를 더 했다는 생각도 들지 않고 회사에서도 대우를 달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구원 김모(40)씨도 “박사 학위를 딸 생각이 없었는데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모두 박사 출신이다 보니 위축이 들었다”며 “학위를 딴 후 이직을 생각했었는데 이직을 한다고 해도 연봉이 달라지거나 현재 직장에서 받는 대우와 다른 대우를 받는 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럴 바에야 현재 다니고 있는 곳에서 계속 일하는 게 낫다고 판단돼 이직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런 대우를 받는 이유는 박사 취득자 수는 늘어가는데 고용 한파로 이들이 취업할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탓으로 분석된다. 한국의 박사 취득자 수는 2019년 1만5308명에서 작년 1만8714명으로 3406명(22.2%) 늘었다.

그러나 작년 2월 기준 전체 청년층 취업자는 2023년 2월 대비 6만1000명 줄었다. 2022년 11월부터 연속 감소세로 고용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인 만큼 박사도 구직에 애를 먹는 것으로 보인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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