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이지나 기자)
#30대 직장인 이 씨는 지난 11월부터 비트코인 투자를 시작했다. 이 씨는 "요즘 주식도, 펀드도 큰 수익을 내진 못해도, 그냥 통장에 넣어두는 것보다는 낫다"며 "비트코인은 너무 올라 투자를 안했는데, 트럼프 취임식까지는 오를 것 같아서 투자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20대 오 씨도 매달 일정금액을 정해두고 금투자를 하고 있다. 오 씨는 "10년 전만 해도 금값이 이정도로 비싸진 않았다"면서 "급여를 받는날 주기적으로 금 펀드를 사모으고 있다. 크게 오르지는 않아도 묵혀두면 은행 예금 이율보다는 훨씬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40대 직장인 임 씨는 부동산 경매 강의를 듣고 있다. 회사 업무가 많지만, 퇴근 후에는 야근 대신 부동산 공부를 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임 씨는 "어차피 직장에서 버는 월급만으로 살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며 "지금이라도 경매를 배워서 부동산 투자를 해볼 생각이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월급은 조금밖에 오르지 않는데 물가는 더 뛰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투자를 시작해야 할 것 같아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요즘 젊은층 사이에서 '투자'는 일상이 되고 있다. 이들은 기성세대에 비해 저축보다는 주식이나 가상자산 등 투자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하나금융연구소가 15일 배포한 ‘대한민국 금융소비자 보고서 2025’에 따르면 금융소비자들의 자산 운용 트렌드가 저축에서 투자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연구소에 따르면 이번 보고서는 최근 3년간 금융소비자의 금융거래 변화를 추적하고 시의적 이슈에 대한 의견을 점검했다. 결혼과 출산, 노후준비 여부에 따른 금융니즈 차이 등 분석 범위를 확대했다.
설문 대상은 서울과 수도권에 거주하는 20~64세 금융소비자 5000명이다. 지난해 7월 온라인 서베이로 진행했고,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는 ±1.4%포인트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시기인 2022년 저축성 자산은 금융자산의 42%를 차지했고 2023년 금리 상승과 함께 45%까지 높아졌다.
당시 평균 금융자산은 9천만 원에서 정체됐지만 엔데믹 후 2024년 금융자산은 1억 원을 넘었고 투자상품 비중은 25%(2022년)에서 31%까지 증가했다. 자산이 많은 X세대 및 베이비부머 세대뿐 아니라 MZ세대에서 투자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융소비자는 올해 더 적극적이고 새로운 금융거래를 계획하고 있었다. 예·적금뿐 아니라 실속 있는 투자상품과 해외 금융상품 가입에 높은 의향을 보였다. 특히 절세가 가능한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ETF(상장주식펀드) 가입이 증가했으며, 해외주식과 외화예금 등 외환 포트폴리오에서도 확대 경향을 보였다.
국내주식보다 해외주식을 선호했고, 가상자산 투자는 5% 미만이지만 2023년보다 신규 거래할 의향이 2배 이상 늘었다.
40대 직장인 이 씨는 "주변에서 착실하게 돈을 모아 집을 샀다는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반 이상이 대출이다"면서 "간혹 20대가 강남에 아파트를 샀다는 기사를 보면 전부 다 코인이나 주식 등 투자로 돈을 번 사례더라. 실제로 그렇지 않은 이상 아무리 일을 잘해서 연봉을 올려도 직장생활로 집을 마련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미혼 대상자 중에서는 결혼 의향자(27%)보다 비의향자(33%)가 더 많게 나타났다. 비혼을 선택한 이유로는 '개인적 가치관'보다 '경제적 여건'을 꼽았다. 실제로 최근 3년 내 결혼한 신혼부부는 결혼 비용으로 약 2억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 예정자는 2억3000만원가량을 예상해 비용은 매해 약 1000만원씩 증가했다.
신혼부부의 과반은 대출로 결혼자금을 충당했다. 결혼 예정자는 더 많은 대출을 고려해 결혼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이 더 커졌다.
결혼의향자는 주택 자금과 투자 종자돈 마련 등 목적형 저축 의향이 높았다. 적금과 주식, 상장지수펀드(ETF) 등 직접투자에 더 적극적이었다.
비혼자는 노후 대비가 우선 관심사였다. 보험의 필요성을 높게 인식하며, 여가와 취미를 위해 더 적극적으로 저축했다.
30대 직장인 현 씨는 "요즘 주변에서 결혼을 계획한 친구들은 많지 않다"며 "다들 결혼을 안 하려고 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경제적 이유 등으로 결혼을 꺼리거나 아예 '혼자 살겠다'고 주변에 말하는 친구들은 꽤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도 마흔 전에 결혼을 하고는 싶은데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요즘엔 먹고 살기 힘들어서 그런지 결혼보다는 노후대비에 신경써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