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새해를 맞이했지만, 건설 부동산 시장은 불안에 떨고 있다. 불황이 수년째 지속하면서 부도 위험에 떠는 건설사들이 늘어난 탓이다. 실제로 자금난에 내몰린 건설사들의 법정관리 신청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경남 김해에 본사를 둔 대저건설이 이달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경남지역 2위 건설사로 꼽히던 회사인 탓에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이에 앞서 이달 초엔 시공능력평가 58위인 중견건설사 신동아건설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두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건설업계 1위 업체인 현대건설은 지난해 1조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속적인 건설 수주 감소와 부동산 시장 침체 장기화, 공사비 상승 등으로 인해 건설 기업의 재무 상태가 크게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1월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 60대에 머물렀다. 전월 대비 14.1포인트 하락한 61.6으로 나타났다. 강원과 충북을 제외한 모든 지역이 하락했는데 그 중 대구는 무려 40.3포인트(88.4→48.1)나 하락했다. 한 달 만에 지표가 반 토막이 났다. 이 지표가 100을 넘으면 주택사업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는 업체의 비율이 더 많다는 건데, 밑돌면 나빠질 거란 비관이 더 많다는 거다.
업계에선 2022년 이후의 지속된 공사비용 상승이 재무제표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2024년 4분기 이후부터 경영실적이 크게 떨어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공사비 상승 문제는 심각하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산출하는 건설 공사비 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건설 공사비 지수는 130.26으로 공사비 급증이 시작되기 전인 2020년 11월(100.97)보다 29.0%나 상승했다.
이처럼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시장 상황이라면 집값이 하락할 만도 한데, 그렇지도 않다. 특히 수요가 많은 서울 지역의 경우 올해도 집값이 상승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1월 넷째 주 전국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보합(0.00%)을 나타냈다. 서울이 0.12%, 수도권이 0.04% 올랐다. 수도권 내에서도 서울을 제외한 경기·인천 지역이 0.06% 하락해 서울 위주로만 상승했던 거다.
지난해 내내 서울 강남구의 집값이 폭등할 동안 지방 집값은 급락했다. ‘똘똘한 한 채’로 통하는 새 아파트 선호 현상은 여전한 데 비해 공급은 부족하기 때문이다.
2025년 부동산 분양 시장도 양극화가 그 어느때보다 심각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부 강남 인근 지역을 제외하면 대부분 미분양을 피할 수 없을 거란 얘기다. 실제로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달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전국 평균 10.6p 하락해 지난해 12월에 이어 2달 연속 크게 악화됐다.
일반 국민들의 지갑사정이 넉넉치 않다는 걸 고려하면 분양시장이 잘 되는 건 힘들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민간아파트의 3.3㎡(1평)당 평균 분양가(공급면적 기준)는 4408만9000원으로 전년(3500만8000원) 대비 25.9% 상승했다. 분양가와 상승률 모두 HUG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5년 이래 최고치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규제, 탄핵 정국으로 인한 불확실성, 겨울철 비수기 영향을 고려하면 서울 집값이 하락세를 타야 하는데, 정반대인 상황”이라면서 “그나마 무주택자 입장에선 수도권 집값이 꺾이고 있다는 점이 위안거리”라고 설명했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