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이지나 기자)
#3년 전 쌍꺼풀 수술을 받은 30대 염 씨는 심각한 안구건조증 때문에 일년에 4번, 안과에 들러 정기 검진을 받는다. 염 씨는 "쌍꺼풀 절개 수술을 받은 후 심각한 안구건조증으로 고생하고 있다"며 "주기적으로 병원에서 인공눈물을 처방받아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미세플라스틱이 안구에 들어갈 수 있다는 뉴스를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회사에서 회계 업무를 보고 있는 20대 정씨는 2년 전 시력교정술을 받았다. 이후 인공눈물을 가방에 꼭 구비하고 다닌다. 정 씨는 "겨울에 사무실 안에 난방을 하기 때문에 굉장이 건조하다. 환기도 자주 안 하기 때문에 인공눈물을 하루 3번 이상 사용한다"며 "눈 보호를 위해 사용한 인공눈물 때문에 몸에 플라스틱이 쌓일 수 있다니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중에 유통 중인 일회용 인공눈물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될 수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고대안암병원 김동현 안과 교수 연구팀은 국내 시판 중인 히알루론산 성분의 인공눈물 제품 5개(다회용 2개, 일회용 3개)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대부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돼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고려대 외과대학과 한국분석과학연구소(KIAST) 연구진은 국내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히알루론산을 함유한 인공눈물 5종을 개봉한 후 처음 나오는 한 방울의 액체와 나머지 남은 액체의 미세플라스틱 수준을 측정·비교했다.
그 결과 5종의 인공눈물 첫 방울 80%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대부분 투명한 섬유질 플라스틱 조각으로 크기는 10~20㎛(마이크로미터, 0.001㎜)가 가장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이유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인공눈물 첫 한 두 방울은 버리고 사용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첫 방울에 나타난 미세플라스틱 입자 수는 30㎖당 평균 0.5개이며, 첫 방울을 뺀 나머지 용액 속 미세플라스틱은 평균 0.75개다. 두 번째 방울까지 버리면 남은 용액 속 미세플라스틱 입자는 현저히 줄어, 30㎖당 0.14개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만약 인공눈물의 첫 방울을 제거하지 않고 하루 네 번 사용할 경우, 1년에 730개 입자가 안구에 직접 노출될 것"이라고 밝혔다. 두 방울을 버리고 사용하면 1년 동안 안구에 노출되는 미세플라스틱 입자는 204.4개로 크게 줄어든다.
인공눈물을 통해 눈으로 침투된 미세플라스틱은 안구 조직에 남아 결막 혈관이나 비강, 눈물샘 등 경로로 전신에 퍼질 수 있다고도 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도 확인된 10㎛(마이크로미터) 미만의 미세플라스틱은 소화기, 호흡기, 생식기관과 뇌를 관통해 1시간 이내에 몸 전체로 확산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춥고 건조한 날씨에 안구건조증으로 안과를 찾는 이는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안구건조증 환자는 약 250만명에 달한다. 안구건조증은 눈물이 지나치게 증발하거나 분비가 감소해 눈물막 구조가 불안정해지면서 안구 표면에 자극이 생기는 현상이다.
난방 등으로 실내가 건조해지면서 안구건조증을 호소하는 이들도 많아지고 있다. 대부분 흔한 질환이라는 생각에 가볍게 넘기지만, 방치할 경우 시력 장애나 각막염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안구건조증 원인은 다양하다. 스마트폰과 컴퓨터 등 잦은 전자 기기 사용과 콘택트렌즈 사용, 쌍꺼풀 수술이나 각막굴절교정수술 등으로 젊은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건조할 때마다 인공눈물을 넣으면 뻑뻑함이 완화돼 사용하는 이들이 많지만, 너무 자주 사용할 경우 오히려 증상을 심하게 할 수 있다. 인공눈물에는 ‘벤잘코늄’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다. 독성이 강해 하루 6회 이상 점안하면 각막세포 성장을 억제할 수 있다. 특히 다회용 인공눈물은 보존제가 들어 있어 눈에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