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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 "지친다 지쳐"...‘역대급 폭염’ 언제까지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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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 "지친다 지쳐"...‘역대급 폭염’ 언제까지 이어질까
  • 김지영 기자
  • 승인 2024.08.21 1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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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로 자다 깨기를 반복하다 보니 피곤이 누적돼 힘들어”

(시사캐스트, SISACAST= 김지영 기자)

 

지금껏 이렇게 더웠던 적이 있었던가 싶을 만큼 살인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살아오면서 이렇게 더웠던 적이 있었던가 싶을 만큼 더워도 너무 더운 요즘이다. 핸드폰에서는 연일 폭염 경고 문자가 울려대고 밤에도 기온이 크게 내려가지 않고 있다. 서울은 20일 기준 33일째 열대야를 기록하며 이미 기상 관측 이래 최장기록을 깼고, 앞으로도 당분간은 매일 신기록이 경신될 것으로 보인다. 푹푹 찌는 날씨가 연속으로 이어지면서 1994년 여름이 지켜왔던 ‘폭염 1위’ 자리도 내줬다. 이처럼 경험해보지 못했던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외출을 자제하라’는 재난 문자가 하루에도 몇 번씩 울린다. 

꺾이지 않는 폭염 속 온열질환 2800명 넘어

무더위로 온열질환자 수가 2800명을 넘어섰다. 아직 폭염 기세가 꺾이지 않아 올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환자가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19일 질병관리청의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에 따르면 전날 하루 온열질환자는 41명 발생했다.

이로써 올해 감시체계가 가동된 5월20일부터 전날까지 누적 환자는 2814명을 기록했다. 이는 온열질환 감시체계 운영이 시작된 2011년 이후 두 번째로 많은 환자가 나온 지난해(2818명)보다 4명 적은 수준이다. 감시체계가 매년 9월30일까지 운영되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온열질환자 수는 역대 2위였던 지난해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역대 가장 많은 온열질환자가 나온 해는 2018년(4526명)이었다. 전날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다. 현재까지 사망자는 24명이다. 온열질환자 중 남성은 77.3%, 여성은 22.7%였다. 연령별로 보면 31.9%(899명)가 65세 이상 고령자였다. 50대 18.7%(525명), 60대 18.6%(522명), 40대 14.1%(396명), 30대 12.4%(350명), 70대 12.4%(348명), 80세 이상 10.6%(299명), 20대 10.3%(289명)로 나타났다.

“에어컨을 켜놓고 살 수밖에 없는데 전기세 걱정된다”

학부모들은 “이렇게 더운 날씨에 아이들이 방학이라 집에 있다 보니 너무 지친다”고 말했다. [사진=픽사베이]

직장인 김모(36)씨는 며칠 전 출근하다가 어지러움을 느꼈다. 그는 “더위로 밤에 잠을 잘 수가 없어 며칠 동안 자다 깨기를 반복하다 보니 피곤이 누적된 것 같다”라며 “퇴근 후 샤워를 한 다음에 에어컨을 켜지만 밤새도록 켜놓을 수는 없어서 선풍기를 돌렸다가 너무 더우면 다시 에어컨을 켜는데 이를 반복하다 보니 잠을 설치게 된다”고 말했다.

주부 양모(47)씨는 “아이들이 방학이다 보니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길어 너무 지친다”라며 “덥다고 하니 에어컨을 켜놓고 살 수밖에 없는데 전기세도 걱정된다”고 전했다. 이어 “빨리 개학해서 학교에 갔으면 좋겠다”라며 “덥다 보니 신경도 날카로워진다”고 덧붙였다.

대학생 성모(22)씨는 “놀이공원에서 안내해주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는데 폭염으로 죽을 것 같다”며 “오후 1~2시에는 땀이 너무 나서 옷이 다 달라붙고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뚝뚝 떨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빨리 그만두고 싶은데 책임감 없이 그만두고 싶지는 않아 계속하고 있는데 이렇게 있다가 쓰러지는 거 아닌가 싶다”라며 “이런 더위에 야외에서 하는 아르바이트하는 것은 정말 힘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국내 최대 전력수요가 또다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력수요가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최근 고온 건조한 동풍이 부는 가운데 태풍의 영향으로 남쪽의 고온다습한 열기까지 한반도를 덮으면서 냉방수요 등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동아시아 지역에 강하게 자리 잡은 고기압이 한반도 상공에 머물면서 이번 주까지는 높은 수준의 전력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야외활동 자제 폭염 재난문자, 실제로 효과 있어”

폭염 재난문자가 사람들의 이동을 감소시키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발송하는 폭염 재난문자는 사람들의 이동을 감소시키는 데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행정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위험이슈 플러스’를 발표했는데, 여기에 연세대학교 도시공학과 연구진이 폭염 재난문자의 효과성에 대해 분석한 연구 결과가 실렸다.

연구진은 2021년 폭염이 발생한 기간 동안 서울시 424개 동 단위의 유동인구 변화를 분석해서 폭염 재난문자가 서울시민들의 이동을 자제시키는 데 효과가 있는지 분석했다. 폭염 긴급재난문자에는 ‘야외활동 자제’나 ‘외출 자제’와 같이 이동을 삼가라는 문구가 있어 문자 발송에 따라 실제로 사람들의 이동이 줄었는지를 살펴본 것이다.

그 결과 재난문자가 발송된 날에는 유동인구가 평상시보다 2.4~5.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재난문자가 사람들의 움직임을 줄이는 데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서울시에서 다른 지역으로의 이동보다 같은 서울시 내에서의 이동이 더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68세 정모 할머니는 “친구들과 약속이 있는 날 아침, 폭염 재난문자가 오면 고민이 된다”라며 “너무 더울 것 같은 날은 약속을 미루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이가 드니 너무 더운 것도, 너무 추운 것도 다 걱정이 된다”라며 “꼭 나가야 하는 일이 아니면 굳이 나가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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