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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 “일도 구직활동도 안 할래요”...청년층 5.4% ‘구직 의사 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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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 “일도 구직활동도 안 할래요”...청년층 5.4% ‘구직 의사 無’
  • 이아름 기자
  • 승인 2024.08.19 2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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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은 청년 역대 최대 기록
구직 안 한 청년 43% ‘원하는 일 없다’

(시사캐스트, SISACAST= 이아름 기자)

 

지난 달 일하는 청년보다 쉬는 청년의 비중이 늘면서 역대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2년 전 대학교를 졸업한 한모(여·24) 씨는 졸업과 동시에 취업 준비 대신 자기계발에 몰두하고 있다. 구직활동은 한 번도 한 적이 없다는 한 씨는 “취업 문턱이 워낙 높기도 하지만, 아직 진로를 정하지 못해 내가 뭘 좋아하는지, 어떤 분야가 내 적성에 맞는지 찾고 있는 중이다”라며 “올해 연말까지 외국어 공부와 원하는 자격증을 취득한 후 내년부터 본격적인 구직활동에 나설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한 씨와 같이 일이나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그냥 쉰’ 청년이 올해 7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7월 청년층(15~29세) 중 ‘쉬었음’ 인구는 44만3000명으로 코로나19 팬데믹 때보다도 늘었다. 1년 전 같은 달보다는 4만2000명 늘어난 규모로, 이들 4명 중 3명(75%)는 일하기를 원치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쉬었음’은 비경제활동인구 중 중대한 질병이나 장애는 없으나 막연히 쉬고 싶은 상태에 있는 이들을 칭한다.

7월 쉬었음 청년은 2013~2017년 20만 명대였지만, 2018년 30만 명을 넘어섰고,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 44만1000명까지 증가했다. 이후 2022년 36만1000명으로 줄었다가 지난해 40만2000명으로 증가 전환했다. 

쉬었음 인구는 다른 연령대보다 청년에서 특히 많았는데, 지난달 40대 쉬었음 인구는 28만4000명으로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적었고, 30대도 28만8000명으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50대는 39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저출생·고령화 현상이 짙어지면서 청년층 인구가 점차 감소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일하는 청년보다 쉬는 청년의 비중이 늘면서 역대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실제 지난달 청년층 인구 815만명 가운데 쉬었음 청년(44만3000명)이 차지하는 비중은 5.4%에 달했다. 쉬었음 청년 중 상당수는 일할 의사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쉬었음 청년(44만3000명) 가운데 일하기를 원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한 이들은 75% 이상인 33만5000명에 달했다.

나머지 일하기를 원했던 쉬었음 청년을 대상으로 일자리를 찾지 않은 이유에 대해 묻자 '원하는 일자리가 없을 것 같다'는 답변이 가장 맣았다.

쉬었음 청년 중 상당수가 일할 의사도 없다고 답했다. [사진=픽사베이]

취업을 원했던 쉬었음 청년 가운데 42.9%는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이유로 '원하는 임금 수준이나 근로조건이 맞는 일거리가 없을 것 같아서'를 꼽았다. 이어 '이전에 찾아보았지만 일거리가 없었기 때문에'(18.7%), '교육·기술 경험이 부족해서'(13.4%), '근처에 일거리가 없을 것 같아서'(11.1%) 순이었다.

지난달 청년층 고용률도 46.5%로 전년 동월보다 0.5% 포인트 감소했고, 지난달 청년층 실업률(5.5%)은 전년 동월보다 0.5% 포인트 하락했다. 통상적으로 취업자가 줄어 고용률이 하락하면 실업률이 상승하는데, 지난달에는 이례적으로 고용률과 실업률 모두 하락한 것이다.

이는 취업하지 못한 상당수가 일도 구직도 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로 돌아섰기 때문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구직활동을 하지 않으면 실업률 통계에 잡히지 않는 데 따른 결과다.

김지연 한국개발연구원(KDI) 전망총괄은 “좋은 일자리와 그렇지 않은 일자리 간 격차가 크다”며 “비경활 안에서도 교육 등 취업 준비를 하는 자와 그냥 쉬는 자와의 양극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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