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이경아 기자) 한화생명은 전체 고객 약 614만명을 대상으로 암 진단보험금 보유현황을 살펴본 결과 약 85%에 이르는 고객이 암 진단보험금 5000만원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1억원 이상 보험금을 보유한 고객은 전체 고객의 2.6%에 불과했다.
암 진단보험금이 암 환자의 생존율을 유의미하게 상승시킬 수 있는 중요한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암보험을 충분히 보유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는 결론이다. 한화생명은 규모가 클수록 암 사망률이 감소하는 패턴을 보인 것을 감안할 때 경제적 여유가 된다면 충분한 암 진단보험금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권유했다.
전경원 DataLAB(데이터랩) 팀장은 “암 발생을 막을 방법을 찾기는 힘들지만, 암보험을 통해 사망률을 낮추는 것은 가능하다는 것을 빅데이터를 통해 확인했다”며 “보험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겠지만, 납입해야 하는 보험료를 감안할 때 암 진단보험금 5000만원 정도가 암 생존율을 상승시킬 수 있는 적정 수준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의학 발전에도 불구하고 1999년 10만명대였던 국내 암 발생자 수는 2019년 약 25만명에 이른다. 20년전 대비 약 2.5배나 증가한 것이다. 국내 질병 사망원인 중 압도적 1위를 차지하는 질병도 바로 ‘암’이다. 암은 발병률과 치명률 모두 높은 질환이지만, 다행인 것은 의학의 발전이 암 사망률을 대폭 낮췄다는 점이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암은 90년대만 해도 5년 생존율이 40%를 밑돌던 불치병이었으나, 최근에는 약 70%에 가까운 생존율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암을 피할 수 있는 확률은 점차 낮아지고 있지만, 암에 걸려도 살수 있는 확률은 계속해서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겠다.
한화생명 빅데이터 전문 그룹 DataLAB(데이터랩)에서 실시한 보험금지급 통계에 따르면 20여년 전만 해도 약 40%에 불과했던 암 생존율이 70% 가까이 높아졌다.
실제로 국가암정보센터의 주요 암의 5년 생존율 추이를 보면, 1993에서 1995년 사이 발생한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39.4%인데, 2015에서 2019년에는 65.6%로 26.2%p나 증가했다. 특히 전립선암은 37.8%p, 위암은 31.0%p로 대폭 상승했음을 알 수 있다. 즉, 암에 걸려도 살 확률이 크게 높아졌다는 뜻이다. 게다가 우리나라 병원의 암 치료수준은 선진국과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 오히려 앞서는 분야도 상당수다.
보건복지부가 조사한 ‘암 5년 생존율 국제비교(2021)’에 따르면, 위암 생존율은 한국(69%), 일본(60%), 미국(33%), 영국(21%)로 우리나라가 월등히 높다. 대장암 중 하나인 결장암도 한국(72%), 일본(68%), 미국(65%), 영국(60%)로 우리나라가 높은 수준이다.
국내 5대 메이저(Major) 병원의 암 치료 수준은 세계 유명 암 치료 병원과 비교해도 매우 우수하다. 미국 Newsweek(2022)에 따르면, 아산병원(5위), 삼성서울병원(12위), 가톨릭병원(17위), 서울대병원(21위), 세브란스병원(30위) 모두 세계적으로 30위 내에 있다. 즉, 암 발생을 미리 막기는 힘들지만, 암을 잘 치료할 수 있는 병원에서 충분한 치료를 받는다면 암이 발생하더라도 생존 가능성은 매우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의료수준이 높은 병원에서 충분한 치료를 받는 것이 모든 암 환자에게 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한화생명은 암 보험금 지급고객(’08년~’22년)의 소득수준 에 따른 암 사망률을 분석해 봤다. 실제로 저소득(1분위) 고객의 암 사망률은 31.8%로, 고소득(5분위) 고객의 암 사망률 20.7% 대비 약 1.5배 사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암의 특성상, ‘돈’이 암 치료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소득을 갑자기 폭발적으로 증가시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 때 유용한 것이 암보험, 그 중에서도 암 진단보험금이다.
한화생명은 암 진단보험금이 암 환자의 사망률에 얼마나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해, 암 보험금 수령고객의 5년 이내 사망률을 분석했다. 그 결과 암 진단보험금을 충분히 보유한 경우, 암으로 사망할 확률이 매우 낮아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암 진단보험금이 없는 고객의 암 사망률은 34.4%인 반면, 암 진단보험금을 5000만원 이상 보유한 고객의 암 사망률은 15.7%였다. 사망률이 절반 이상 뚝 떨어진 것이다.
암 치료에 있어 ‘돈’이 결정적이라면 고소득자는 암보험이 필요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고소득자에게도 암 진단보험금은 암 사망률을 낮추는데 상당히 긍정적인 요소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생명이 분석한 고소득자(5분위)의 전체 암 사망률은 20.7%였다. 그런데 암 진단보험금을 5000만원 이상 보유하면 고소득자의 암 사망률은 12.0%로 매우 낮아졌다. 반대로 고소득이라 할지라도 암 진단보험금이 없는 경우 암 사망률은 29.0%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저소득자(1분위)는 어떨까? 돈을 적게 벌더라도 암 진단보험금을 5000만원 이상 보유한 경우 암 사망률은 18.1%로 매우 낮았다. 암 진단보험금을 5000만원 이상 보유하면 소득이 많고 적음에 관계 없이 암 사망률은 20% 미만으로 낮게 나타났다.
암 진단보험금이 많을수록 암 사망률이 낮아지는 이유는 암이라는 갑작스러운 질병 앞에 목돈의 보험금은 더 좋은 의료기술과 더 많은 의료기회를 제공 받을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한화생명은 암 보험금을 수령한 고객들이 어떤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는지를 크게 메이저병원, 3차병원, 종합병원 으로 나눠 분석해 봤다. 그 결과 암 진단보험금을 많이 보유할수록, 암 치료 도중 기존 병원 대비 상급병원으로 병원을 변경하는 ‘전원율’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암 진단보험금이 없는 고객의 상급병원으로의 전원율은 24% 정도였으나, 5000만원 이상을 보유한 고객은 44%로 나타났다. 즉, 치료비용에 대한 부담감이 줄어들수록, 더 적극적으로 상급병원에서 치료받는 경향이 크다고 해석할 수 있다. 상급병원으로 전원 후 사망률 역시 암 진단보험금을 충분히 보유할수록 유의하게 낮아지는 현상을 보였다.
실제 발생한 의료비를 보장하는 상품인 실손보험금 통계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암 진단보험금을 1000만원 미만으로 보유한 경우에는 암 발생 후 약 671만원의 의료비가 발생했다. 반면, 암 진단보험금을 5000만원 이상 보유한 경우에는 약 1052만원으로 1.5배 가량 많은 의료비를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암 진단보험금을 충분히 보유한 고객이 더 많은 의료비를 지출했다는 의미다.
암 진단 후 보험계약을 해지하는 사례가 있다. 보험을 해약하는 것으로 생계 및 치료비용에 보태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화생명이 암 발생 고객들의 5년간 계약해지율을 분석한 결과 5000만원 이상의 충분한 암 진단보험금을 보유한 고객의 5년 계약해지율은 10.7%에 불과했다. 10명 중 1명만 보험을 깼다는 것으로, 거의 해지가 없었다는 뜻이다. 암 진단보험금을 보유하지 않은 고객의 5년 계약해지율은 44.1%로, 보유한 보험계약의 절반은 해약할 정도로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다고 해석할 수 있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