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황최현주 기자) 서정진 회장 경영복귀 후 셀트리온은 내‧외로 크고 작은 문제가 빈번하게 터지고 있다. 주주들은 서 회장의 복귀로 연내 ‘셀트리온 삼형제’ 합병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는 반면, 연이어 터져 나오는 오너 리스크 악재가 합병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분위기도 만만치 않다.
서 회장은 현재 셀트리온홀딩스 지분 98.13%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 11.18%을 보유하고 있다. 서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셀트리온홀딩스는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 24.27%를 가지고 있다.
셀트리온, 서 회장 ‘사적문제’로 치부… 경제 전문가, “공적영역으로 봐야” 일갈
서 회장 복귀 후 얼마 되지 않아 차남 서준석 셀트리온헬스케어 의장의 실종 헤프닝과 직원 복장 규제 구설이 있었다. 이 정도에서 그쳤다면 오너리스크라는 입방아에 오르내리기에 부족하다. 문제는 서 회장의 혼외자녀 존재와 내연녀가 대표로 있는 회사를 갑작스레 계열사로 편입한 상황이다. 혼외자녀 친생자 판결로 인해 당초 장남 서진석 셀트리온홀딩스 수석부회장과 차남 서준석 셀트리온헬스케어 의장의 상속과 승계 문제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셀트리온은 이 모든 일을 서 회장 개인 사생활로 치부하고 있다. 혼외자녀를 정식으로 입적하는 것은 ‘사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야 하지만, 내연녀 법인을 계열사로 편입한 사안은 서 회장의 일탈로만 보기에 무리가 있다는 것이 경제전문가의 판단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대기업집단을 지정하고 관리하는 이유는 탈세‧공정거래법 위반 등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일련의 행위를 제재하고 단속하기 위한 목적이다”며 “모기업은 계열사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할 의무와 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공적인 영역’에 속한다”고 말했다.
업계 역시도 혼외자녀 입적 문제는 공적인 문제에 가깝다는 반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차후에 상속과 승계 문제가 불거질 소지가 높다”며 “실제 다수의 대기업이 승계와 상속 과정서 진통을 겪어왔던 사례를 비춰 개인 일탈 행위라고 선을 긋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를 통해 셀트리온 계열사로 편입된 서린홀딩스와 서원디앤디 모두 서 회장의 내연녀 A씨가 각각 등기임원과 이사를 맡고 있다. 법인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서린홀딩스는 지난 2020년 설립됐으며, 의류제조‧판매, 전자상거래 등을 영위하고 있다. 회사 소재는 서울 강남구이다. 서원디앤디는 2019년 설립된 회사로 소재는 경기 남양주로 등록돼 있으며 실내인테리어를 주력으로 한다.
편입된 내연녀 계열사에 대해 셀트리온은 “계열사에 새로 포함됐으나, 회사와의 거래나 지분관계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반드시 성사돼야 하는 '셀트리온 3형제' 합병
셀트리온 3형제를 합병해 단일 지주사 체계로 만들겠다는 셀트리온의 의지는 현재도 변함없다. 그러나 말로만 공언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셀트리온 주주들이 올린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글 다수에는 ‘셀트리온의 지지부진한 합병 추진’에 대한 불만과 비난을 토로하는 내용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합병을 반대하는 강경파 주주들도 있다. 셀트리온 합병이 순조롭기 위해서는 소액주주들의 입김이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셀트리온 특성상 강경파 주주들 설득이 숙제이다. 이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기라도 하면 합병은 다시금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셀트리온 소액주주 지분 비율은 셀트리온 67.49%, 셀트리온헬스케어 56.64%, 셀트리온제약 45.12%이다.
지난 2020년 셀트리온은 삼사의 합병을 추진, 이듬해 12월 셀트리온홀딩스와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으로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 단일지주사 제체로 들어서면서 합병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다.
3사 합병은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셀트리온 바이오의약품을 구매 해외에 판매한 사실이 드러나며 내부거래‧분식회계 의혹으로 중단됐다. 증권선물위원회가 분식회계 혐의는 고의성이 없다고 결론을 내리면서 셀트리온 3사 합병 절차는 재개됐다.
셀트리온 분식회계 혐의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감리가 아직 종료되지는 않았지만, 오는 7월 마지막 리포트를 제출하면 행정적 절차가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지난 3월 28일 주주총회에서 서 회장은 셀트리온 3사 합병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임을 천명했다.
미국 제약사 박스터 바이오파마 인수합병도 2차 과제이다. 지난 3월 로이터 등 해외매체는 셀트리온이 박스터 바이오파마 솔루션 인수전 유력 후보로 참여했다는 보도를 냈다. 해당 회사의 매각규모는 5조원 내외로 거론되고 있으며, 이번 주총 당시 서 회장은 박스터 바이오파마에서 인수 제안이 들어왔지만 아직 확인할만한 자료를 전달받지 못 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박스터 인수 확정과 관련해 셀트리온은 3개월 이내 재공시 할 것임을 확실히 했다. 실제 셀트리온 역시도 박스터 바이오파마 인수와 관련해 “검토단계에 있을 뿐 확정된 사안은 아무 것도 없다”고 표명했다.
지난 3일 혼외자 이슈로 셀트리온의 주가는 전일대비 0.87%, 셀트리온헬스케어는 1.89%, 셀트리온제약은 3.32% 하락 마감했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