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김지영 기자)
최근 담배를 피우지 않아도 발생하는 ‘비흡연 폐암’ 환자가 늘고 있다. 국내 암 사망 원인(2021년) 가운데 폐암, 간암이 1,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여자의 암 사망률 1위가 폐암인 점이 주목된다. 여성 폐암 환자는 2015년부터 매년 3.2%씩 늘고 있는데 같은 기간 19세 이상 여성 흡연율은 6.5%에서 5.9%로 감소했다. 왜 음주, 흡연 비율이 남자보다 적은 여성에게 폐암이 많이 발생하는 것일까.
“저는 담배 안 피우는데요”…여성 폐암, 간암 환자 증가
직장인 이모(34)씨는 얼마 전 건강검진을 받았다가 폐암 초기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는 “술 담배를 안 하는 내가 폐암이라니 믿기지 않았다”라며 “남편도 10년 전에 담배를 끊었는데 ‘무슨 이유로 폐암에 걸리게 된 걸까’ 이해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암도 아니고 폐암이라는 자체를 받아들이기 힘들었다”라면서 “의사 선생님께서 요즘 여성 폐암율이 높아졌다라고 설명해 주시면서 꼭 담배 때문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씀해주셨다.
주부 박모(45)씨 역시 “3년 전 폐암 진단을 받았는데 그땐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라며 “다행히 항암치료를 받고 지금은 완치됐지만 그때는 매일 눈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폐암은 담배 때문만이 아니라 요리연기, 초미세먼지 등도 이유가 된다는 걸 그때 알았다”고 덧붙였다.
방심하다 늦으면 치료가 어려우니 사망률이 높을 수밖에 없어
이처럼 담배와는 무관한 삶을 살았더라도 음식을 할 때 나오는 연기나 주변 사람들의 흡연을 통한 간접흡연 등이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여성 폐암 환자는 2020년에만 9292명 나왔다. 여성의 암 중 4위였다. 간암은 4002명으로 여성의 암 중 7위였다. 평생 술, 담배를 가까이 하지 않은 여성들이 간암, 폐암으로 고통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나는 담배를 안 피우니까 괜찮을 것이라고 방심하다 뒤늦게 암을 발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라며 “치료가 어려우니 사망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때문에 비흡연 중년 여성도 저선량 흉부 CT 검사를 국가암검진에 넣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80배 폐암 확률 높아
폐암의 원인은 아직 분명하지 않으나 가장 큰 요인은 담배 때문일 것이다.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일수록 폐암에 걸릴 확률이 높으며, 매일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비흡연자 보다 약 4.5배에서 최대 80배까지도 폐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
외국계 증권회사에 다니는 곽모(47)씨는 “직업 자체가 돈과 관련되어 있다 보니 예민한 부분이 많아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그걸 다 담배로 풀었다”면서 “10년 넘게 담배를 피우다 보니 건강도 좋지 않고 피로감도 빨리 느껴 금연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는데 의사 선생님께서 몇 년 더 담배를 피웠으면 폐암에 걸렸을 것이라고 했다”며 “몸에 좋지 않다는 건 알지만 순간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외면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폐암, 증상을 동반하는 것은 아냐… 요리 연기, 미세먼지에 여성의 폐 신음
폐암은 흡연뿐만 아니라 요리할 때 나는 매연과도 연관이 있다. 학교 급식종사자들의 폐암 발생이 늘자 교육부는 급식실 조리환경을 개선하기로 했다. 조리흄(cooking fumes)은 기름섞인 유증기, 미세입자 등을 말한다. 튀김이나 구이 과정에서 많이 발생한다. 가정에서 수십 년 요리를 해온 중년 이상의 주부도 위험에 노출되어 있어서 요리 후 창문을 열어 미세먼지가 빠져나가게 해야 한다.
폐암 중 10~20%는 흡연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고 대기오염이나 다른 환경요인, 방사성물질, 석면 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폐암은 처음에는 대개 증상이 없다가 암의 크기가 커지고 진행되면서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폐암학회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CT를 통한 조기 검진 덕분에 폐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20% 낮아졌다고 발표한바 있으며 2015년에 발표한 폐암 검진권고안을 따라 55~74세 남녀 중 30년 이상 흡연자는 매년 저선량 흉부 CT 검사를 받을 것을 권하고 있다.
정기적인 검진으로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해
폐암은 간암과 함께 증상이 없는 대표적인 암이다. 기침, 가래는 감기로 오인하기 쉽고 피 섞인 가래, 객혈, 호흡곤란, 흉부 통증이 생기면 꽤 진행된 경우다. 폐암이 의심되면 일차적으로 흉부엑스레이를 찍을 수 있지만 정확성을 위해 저선량 흉부 CT 검사를 받는 게 좋다.
폐암은 흡연, 간접흡연, 유전 등을 포함해 초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도 위험요인이다. 미세먼지는 몸속에 들어가 나이 들어 폐암으로 나타난다, 매일 일기예보를 살펴 마스크를 꼭 준비해야 한다. 소세포암의 경우 항암제 치료가 표준 치료이다.
국소적인 경우 항암 치료와 함께 방사선 치료를 병행한다. 수술적 치료는 폐암의 종류가 조기 병기에 해당하는 비소세포 암이면서 환자가 수술을 견디어 낼 수 있는 건강 상태일 경우에 시행한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