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김주은 기자)
“몇 분이세요?”
식당에 들어서면 종업원이 인사처럼 건네는 말. 혼자 밥을 먹으러 왔으니 “한 명이요”라고 답하는 것이 당연한데 왠지 목소리가 작아진다. 나홀로족, 1인가구 인구가 꾸준히 증가함에 따라 혼밥(혼자 밥 먹는 것)이 드문 일도 아니지만, 식당에 들어설 때는 용기가 필요한 것은 왜일까. 특히 고기 집은 문 앞에서 망설이는 시간이 길어지는데, 1인분만 주문하면 왠지 눈초리를 받을 것 같아 2인분을 시켜야 하나 고민하게 된다.
최근 이러한 혼밥족의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아예 혼밥을 컨셉으로 하는 1인 밥상 식당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특히 삼겹살, 불고기, 돼지갈비, 닭갈비 등의 메뉴도 혼자 먹을 수 있도록 한상차림으로 나오는 곳이 있어 혼밥족의 환영을 받는다.
이러한 식당의 특징은 터치스크린 방식의 무인단말기인 키오스크(kiosk)로 주문을 한다는 점이다. 종업원에게 직접 주문하지 않아도 되는 키오스크는 혼밥의 레벨을 낮춰준다. 종업원과 대면하지 않아 굳이 혼자 왔다는 것을 입으로 밝힐 필요가 없고, 다양한 메뉴를 천천히 보고 여유있게 주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방문한 식당은 키오스크로 메인메뉴를 선택하면 김치찌개, 된장찌개 중 원하는 찌개를 고르고, 고기·치즈·계란 등을 추가 주문이 가능했다. 이렇게 주문이 세분화 되어 있으면 취향에 따라 식사가 가능하며 키오스크로 주문하기 때문에 주문과 다르게 나올 일도 거의 없어 안심이 된다.
주문을 마치면 번호표가 나오고 음식이 다 준비되면 알림판에 주문번호가 뜬다. 셀프로 음식을 수령하고 반납하는 방식이다. 밥·찌개·메인메뉴 외에 밑반찬은 셀프바에서 원하는 반찬을 원하는 양만큼 가져다 먹을 수 있다.
종업원과의 대면이 거의 없고 셀프로 음식을 주문하고 수령하는 방식은 자칫 손님 입장으로서 번거롭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혼밥인 경우 오히려 이런 방식이 편리하다. 실제로 필자가 방문한 점심시간대에 혼밥을 하러 온 손님이 많았다. 물론 두 명 이상 방문한 손님들도 있었는데 1인 1상으로 각자 개인 반찬을 셀프로 가져다 먹기 때문에 위생적인 면에서 코로나 시대에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집에서 배달 앱으로 주문시켜 식사하는 것도 1인가구의 흔한 풍경이 됐지만, 최소주문금액이나 배달비 등이 부담이 될 때도 있다. 그럴 때는 혼밥을 컨셉으로 한 식당을 찾아가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된다.
배달과는 또 다른 장점을 가진 혼밥 식당은 앞으로 더욱 다양한 메뉴과 컨셉으로 나타날 것이다. 이제는 대놓고 혼밥할 수 있는 혼밥 식당에서 갓 나온 따뜻한 한상차림으로 든든한 한 끼를 먹어보면 어떨까.
[사진=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