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이병진 기자)
지속가능한 스마트한 일상을 추구하는 일인, 또는 이인 가족에게 딱 알맞는 차를 소개하는 것이 꽤나 간만인 것 같다. 최근 커다란 SUV와 고급차들이 봇물 터지듯 등장한 탓에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모델을 만나는 게 좀처럼 쉽지 않았다. 오늘의 차는 르노 캡처다. 그것도 연료 효율성 좋은 1.5리터 터보 디젤을 얹은 1.5 dCi다. 그런데 누군가는 캡처가 생소할 수 있다. 르노삼성은 익숙해도 르노는 덜 익숙할 수도 있다.
그렇다. 이 차는 르노삼성이 QM3라는 이름으로 팔던 작은 SUV의 2세대 모델이다. 프랑스에서 연구 개발해 탄생했고 스페인에서 조립해 완성차를 국내 가지고 들어와 파는 완벽한 수입차다. 그래서 회사도 르노, 이름도 유럽과 전세계에서 판매하는 캡처 그대로를 유지한다.
차 크기는 그야말로 컴팩트 SUV다. 기존의 QM3를 생각하면 된다. 물론 뼈대를 완전히 새로운 것으로 바꾼 덕에 덩치가 좀 커졌다. 전체 길이가 무려 10cm 이상 길어졌다. 그만큼 실내 공간도 커졌다는 의미다. 길이는 4230, 너비는 1800, 높이는 1580mm다.
실제로 경험한 실내는 제법 여유가 생겼다. 수동으로 해치를 열어 본 뒷 공간은 SUV답게 실용적이다. 뒷공간 바닥을 낮춰 더 깊은 공간으로 바꿔 쓰거나 칸막이처럼 비스듬히 세워 나눠 쓸 수도 있다. 6대 4로 2열 시트 등받이를 접어 더 넉넉한 공간을 만들 수도 있다.
2열 시트는 방석 길이는 살짝 작아 아쉽지만 앞뒤로 움직이는 슬라이딩 폭이 넓어 다리공간과 머리공간 모두 여유 있다. 차체가 커진 덕에 누리는 새차의 기쁨이다.
캡처는 두 가지 엔진을 품는다. 1.3리터 터보 가솔린과 1.5리터 터보 디젤이다. 두 엔진 모두 게트락이 만든 7단 습식 듀얼 클러치와 호흡을 맞추고 앞바퀴를 굴린다.
1.5 터보 디젤은 116마력의 최고출력과 26.5kg.m 최대토크를 낸다. 소박한 출력이지만 작고 가벼운 차체를 다루기엔 부족하지 않다. 물론 넘치거나 화끈한 맛도 없다. 그야말로 유순하고 안전하고 약간 재미있게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알맞다. 나라에서 인정해 준 표준 연비는 17.7km/l지만 실제로 경험한 효율성은 늘 이보다 좋았다. 연비 하나만으로도 값어치는 충분히 하고도 남는다.
핸들링은 비교적 가볍지만 허둥대지 않는다. 유럽차 답게 유연하고 팽팽하게 앞 코를 움직인다. 하체는 제법 푹신하게 반응하며 타이어가 지면을 끈덕지게 물고 달린다. 뒷 서스펜션이 양쪽 바퀴를 하나의 기둥으로 이어 붙인 구조의 토션빔이라 거친 이음매나 높은 방지턱을 타고 넘으면 다소 거칠게 반응하지만 1세대였던 QM3와 비교하면 나아졌다. 작고 실용적인 유럽 SUV라는 걸 생각하면 나름대로 수긍하고 인정할 만한 승차감이다.
1.5 디젤 엔진을 품은 캡처 1.5 dCi는 2474만 원과 2730만 원 두 가지다. 편의사양의 차이가 좀 있지만 효율성 좋고 실용적인 이동수단의 기본에 충실하려면 2474만 원 하는 기본도 괜찮은 선택이다.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같은 친환경 차를 제외한다면 캡처 1.5 dCi만큼 스마트하고 착한 모델도 드물다. 디자인 경쾌하고 연료 효율성 탁월하고 기본기 나쁘지 않고 공간 활용성 괜찮은 수입 소형 SUV, 그리고 가격 경쟁력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차에 대한 취향은 직접 경험한 후 판단해야 하는 법. 스마트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혼족이라면 꼭 한 번 운전대를 잡아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