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이현주 기자)
최근 워라밸이 중요하게 여겨지면서 주 52시간 근무가 확대되고 탄력적인 업무 환경으로 점차 변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직장인들은 이전에 비해 일에 얽매이는 시간이 확연히 줄고 여가시간이 늘어났다. 갑작스럽게 주어진 시간이 낯설어서일까, 대다수의 직장인들은 워라밸을 100% 활용하지 못하거나 잘못된 길로 빠져들게 된다.
직장인 A씨의 이야기
직장인 A씨는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되면서 빈 시간을 어떻게 채워야 할 지 고민에 빠진다. 그러던 중 소모임 어플을 알게 된 A씨는 한 사교모임에 들어가게 된다. 오프라인 모임에 나간 A씨는 사람들과 금세 친해지고 모임원들과 잦은 만남을 가진다. 함께 게임을 하고, 노래방에 가고, 술을 마시는 등 친목을 도모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지갑은 점점 가벼워지고, 몸의 피로가 쌓여간다. 결국 A씨는 목적성이 없는 모임에 회의감을 느끼고 또 다시 고민에 빠진다.
N포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직장인들. 이들에게 달콤한 여가시간이 주어졌다. 하지만 마냥 쉬자니 왠지모를 씁쓸함이 밀려온다.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면서도 마음 한켠에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자리하기 때문이다.
N포시대 직장인들은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자기계발, 즉 생산적인 활동을 찾아나선다.
무언가를 배우고, 시도하는 일에는 적지 않은 비용이 든다. 여가시간이 주어진다 해도 빠듯한 월급에 취미활동은 사치일 뿐이다.
-''비즈니스'와 '취미'의 경계를 허문다면?'
손병진 직장인사업연구소 소장은 '비즈니스를 취미처럼 즐길 수 없을까?'라는 생각을 확장시켜 2019년 '직장인사업연구소(이하 직사연)'를 만들었다.
직사연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직장인들이 모여 비즈니스와 관련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제공한다. 딱딱하고 무겁게 느껴지는 '비즈니스'를 '취미'처럼 접할 수 있도록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한편, 주어진 시간을 헛되이 흘려보내지 않기 위해 생산적인 대화를 이어간다.
직사연이 만들어진 배경이 궁금합니다.
손병진 소장: 스마트폰과 태블릿과 같은 디지털 장비의 발전으로 일과 일상의 경계가 사라졌어요. 이제는 시간과 공간, 인력에 제약을 받지 않고 디지털기기 하나만으로 언제 어디서든지 비즈니스가 가능해졌습니다. 특히 이커머스 사업의 발전은 누구나 창업을 할 수 있고, 디지털 노마드가 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열었습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직사연은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기회를 만들어가기 위한 모임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직사연에서는 어떤 활동을 하나요?
손병진 소장: 비즈니스 관련 독서와 토론, 그리고 정보 공유가 이뤄집니다. 보통 가벼운 주제부터 시작해서 전문적인 정보 공유는 물론, 사담까지 더해지면 모임 시간 내내 수다가 끊이지 않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수다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비즈니스가 취미처럼 이뤄질 수 있도록 커뮤니티 내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보통 한가지 비즈니스 주제를 정해 토론을 하는데 그 시간동안 좋은 아이디어가 발현되기도 합니다. 그냥 묻히기에 아까운 아이디어가 나오면, 이를 프로젝트화해서 실행에 옮깁니다. 모임을 통해 코칭을 받고 직접 경험해보면 개인에게 맞는 비즈니스를 찾을 수 있고, 실제 사업을 할 때 리스크가 줄어들게 됩니다. 직사연에서는 스마트스토어, 아마존, 유튜브 등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한 비즈니스를 실현해 가고 있습니다.
모임과 프로젝트를 운영하려면 운영비가 들텐데요. 이 부분은 지원이 이뤄지는 건가요?
손병진 소장: 자발적으로 모여서 비즈니스와 관련한 소통을 이어가고, 대화를 확장시켜 의미있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이 과정을 굉장히 좋게 봐주신 청년사업협동조합 대표님께서 공간을 비롯해 전문가 섭외 등 다양한 지원을 해주고 계십니다. 현재는 청년사업협동조합과 협업파트너가 되어 다양한 주제의 강의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고, 괜찮은 아이디어가 실제 비즈니스로 연결되는 데 있어 도움을 제공받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성공 케이스가 있었나요?
김진수 청년사업협동조합 이사(직사연 회원): 굉장히 많은데, 그 중에서도 스마트스토어 6기 A회원의 성공사례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A회원은 직장을 다니며 도매몰에서 물건을 받아 스마트스토어에서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비즈니스를 진행하는 데 있어 청년사업협동조합의 코칭을 받았고, 그 결과 매출이 약 6배 상승했습니다. 최근 월 매출 3000만 원까지 오르면서 대표적인 성공 케이스로 꼽히게 됐습니다.
이번에 스마트스토어 7기를 모집했는데, A회원이 7기 회원들에게 본인의 성공스토리를 직접 이야기해주는 시간을 따로 마련했습니다. 이렇게 회원들끼리 서로 가진 것들을 공유하고 도움을 주고 받으며 모임을 운영해가고 있습니다.
비즈니스 관련 모임이라 하면,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오시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은데요. 모임의 취지가 이와 부합되나요?
손병진 소장: 물론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모임을 찾는 분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 커뮤니티의 본질은 '소통'입니다, 의미없이 흘러가는 시간이 아닌 생산적인 사교모임이 됐으면 합니다. 수익 창출을 위해 모임에 들어오신 분들도 어느새 저희 커뮤니티 본질에 스며들곤 합니다.
김진수 청년사업협동조합 이사(직사연 회원): 저 역시 처음에는 '비즈니스 정보 좀 얻자', '부업으로 돈 좀 벌어보자' 라는 생각으로 수익 창출을 꿈꾸며 모임에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활동을 하다보니 '수익 창출'이라는 본 목적이 흐려지고 다양한 사람들과의 소통에 집중하게 됐습니다. 공통된 관심 분야에 있어서 서로 의견을 나누고 정보를 공유하는 그 자체만으로 유익한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때때로 마음이 맞는 모임원을 만나게 되면 끊임없이 대화가 오가고 그 안에서 새로운 프로젝트가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예측할 수 없는 대화의 흐름, 그 과정에서 생성되는 결과물에 만족감을 느낍니다.
모임 규모가 상당히 큰 편인데요. 모임을 이끌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손병진 소장: 지금은 카페 회원까지 해서 약 1000명 정도의 회원이 모임에 소속돼 있습니다. 처음부터 이렇게 모임이 잘 운영됐던 것은 아닙니다. 직사연 이전에 '사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모임'을 만든 적이 있습니다. 이 때 모임이 잘 운영되지 않았고, 한 번의 실패를 경험한 후에 탄생한 것이 직사연입니다. 진짜 직장인들이 필요로 하는 부분이 무엇인지를 고민했고, 매주 1~2회 무조건 시간을 투자해 모임을 진행했습니다. 초반에는 약 10명 정도의 회원이 모였지만, 지인 소개와 추천, SNS 홍보 등을 통해 조금씩 회원이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회원이 100명을 넘겼을 때 운영진을 뽑아 체계적인 운영에 들어갔습니다.
사실 모임을 이끌어오면서 때때로 '이 모임을 계속 끌고 가야 하나'라는 고민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또 최근에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모임 운영에 난항을 겪게 되면서 이런 고민이 더욱 깊어졌습니다. 하지만 직사연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무조건 버티자'하는 마음으로 잘 이겨내고 있습니다.
앞으로 모임을 어떻게 운영해나갈 생각이신가요?
손병진 소장: '비즈니스를 취미처럼'을 모토로 커뮤니티의 본질이 흐려지지 않도록 잘 유지해나갈 계획입니다. 비즈니스에 대해 편안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직사연을 통해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활동이 많아지고, 사람들이 모여 재밌게 결과물을 만들어 나갔으면 합니다. 이 과정에 다양한 지원이 이뤄지고, 이를 통해 비즈니스 살롱문화가 전국적으로, 나아가 전세계로 뻗어나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N잡시대에 사업·부업은 직장인들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다. 하지만 혼자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돌고돌아 직사연을 찾게 된 이들은 공통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생산적인 대화를 이어가며 각자의 로드맵을 형성한다.
직사연은 비즈니스에 능통한 사람이 아닌, 비즈니스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때로는 취미처럼 즐기는 비즈니스가 상상 그 이상의 결과물을 도출해 낸다. 비즈니스를 즐길 준비가 된 자들에게 직장인사업연구소는 늘 열려 있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 -공자
[사진=직장인사업연구소 제공/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