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이병진 기자)
혼자 또는 둘이 스마트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고 즐기는 이들이 흔해진 요즘. 거의 모든 브랜드들은 이들의 라이프스타일에 시의적절하고 잘 어울리는 상품을 만들고 스마트한 이미지를 마케팅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혼자 또는 둘이라서 버거웠던 커다란 한 통 수박을 4분의 1로 쪼개 팔고 전자레인지 3분이면 충분한 한 끼 간편 식사들도 제법 먹을 만한 요리로 등장했다.
자동차 회사라고 다르지 않다. 작지만 고급스럽고, 작지만 실용적이고, 작지만 남다른 재미와 매력이 넘쳐나는 차를 디자인하고 개발해 쇼룸에 밀어 넣기 시작했다. '작은' 대신 '스마트' 또는 '콤팩트'라는 단어로 치장한 덩치 작은 차들은 혼자 또는 둘이 두 개의 앞 좌석을 메인 공간으로 활용하고 그곳에 사치스러운 기능들을 듬뿍 담아 혼족들의 지갑을 보다 쉽게 열도록 유도했다.
그런 면에서 오늘 소개하는 볼보 XC90은 그리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볼보의 베스트셀러 모델이면서 동시에 가장 가족적이고 가장 넉넉한 크기와 사치스러운 소재와 마감재, 차고 넘치는 편의 장비들로 치장한 모델이기 때문이다. 혼자 또는 둘이 스마트한 카라이프를 추구한다는 명목으로 이 모델을 선택하거나 추천하기에는 거품 낀 듯 사치스럽다는 마음의 부담이 생기는 게 솔직한 마음이다.
하지만 취향은 다양하고 상황은 제각각이다. 가볍고 스마트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혼족들이라고 무조건 작고 실용적이어서 아름다운 차만 원한고 그 안에서 즐거움과 만족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요즘 혼족들은 다양한 취미와 여가를 즐긴다. 아웃도어와 오토캠핑을 비롯한 자동차 여행,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시간과 공간에 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기도 한다. 삶은 혼자 또는 둘이지만 많은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활발한 사회적 커뮤니티 활동도 추구한다. 이 같은 혼족들에게는 작아서 매력적인 모델이 그리 만족스럽지 않을 가능성이 짙다. 대신 볼보 XC90 같은 넉넉하고 풍요로운 SUV가 그들이 지갑을 훨씬 더 쉽게 열어젖힐 가능성이 크다.
과거 볼보는, ‘안전의 대명사’로 이름을 날렸다. 물론, 과거형은 아니다. 볼보 마크를 달고 나온 모든 차량은 ‘안전’은 기본으로 하고 ‘디자인’이 획기적으로 변하며, 전성기를 달리고 있다. 그 중심에는 단연 XC90이 있다. 지금의 볼보 디자인을 제일 먼저 받아들인 모델이 바로 XC90이기 때문이다. 투박했던 디자인이 세련미를 입고 등장하며, 이후 등장하는 모든 모델이 XC90의 디자인 언어를 따르고 있다. 그런 XC90이 얼마 전 소소한 페이스리프트를 거쳐 돌아왔다. 얼핏 보면 큰 차이를 느끼긴 어렵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볼보 플래그십에 어울릴만한 변화를 줬다.
앞모습에서 가장 큰 변화는 라디에이터 그릴과 볼보 로고다. 프레임 사이즈를 확대하고 측면 윈도 및 하부 도어 몰딩과 조화를 이루는 수직 크롬 바로 구성된 새로운 그릴 디자인이다. 여기에, 3D 형태의 아이언 마크는 전면 카메라를 우아하게 통합한 설계로 블랙 백그라운드 위에 로고 타입이 자리한 디자인을 도입했다. 또한, 전후면 크롬 마감 처리된 범퍼 및 통합형 루프레일, 새로운 디자인의 듀얼 테일 파이프와 다이아몬드 컷 휠(20, 21인치) 등 CX90을 위한 새로운 디테일이 추가됐다.
실내는 언제나 그렇듯 간결하면서 고급스러운 모습이다. 비율적인 면에서는 수평으로 이어지는 비주얼 라인이 넓고 우아한 실내 공간을 강조한다. 직관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9인치 터치스크린 센서스와 인테리어와 조화를 이루는 에어 서브우퍼, 트위터까지 총 19개의 스피커로 구성된 바워스&윌킨스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은 기술과 사용자의 평온함이 공존하는 색다른 음향을 제공한다.
또한, 실내 공기 청정 시스템이 포함된 클린존 인테리어와 4구역 독립 온도 조절 시스템이 기본이다. 최상위 트림인 T8에는 오레포스와의 협업으로 완성된 새로운 디자인의 크리스털 기어 레버 노브가 더해져 스웨덴의 현대적인 장인 정신을 느낄 수 있다.
2984mm에 달하는 휠베이스와 동급에서는 유일하게 4인승과 7인승 옵션을 갖춘 것도 특징이다. 인간공학적 설계가 반영된 시트는 컴포트 레더 또는 천연 나파 가죽으로 마감됐으며, 앞 좌석은 최상의 착좌감을 제공하는 전동식 럼버 서포트와 쿠션 익스텐션, 사이드 서포트까지 갖췄다. 4인승 모델(T8 EXC)은 쿠션의 기울기와 길이를 조절할 수 있는 다리 지지대와 전 좌석 마사지 및 열선, 통풍 기능을 제공한다. 특히, 리어 센터 콘솔에 자리한 팝업식 4.3인치 터치스크린을 통해 시트 및 실내 온도를 별도로 조절할 수 있다.
안전의 대명사답게 최신 기술을 품고 있다. 자동 제동 기능과 충돌 회피 시스템을 결합해 차는 물론 자전거 및 큰 동물과의 사고 위험까지 예방할 수 있는 시티 세이프티가 기본이다. 또한, 명확히 표시된 도로에서 앞차와의 간격을 사전에 설정된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최대 140km/h까지 설정된 속도로 주행할 수 있는 파일럿 어시스트 역시 모든 트림에 기본 탑재됐다.
파워 트레인은 볼보의 ‘드라이브-E 파워트레인’ 전략을 따라 설계된 3가지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 4륜 구동 시스템의 조합이다. 직렬 4기통 모듈형 구조를 통해 엔진 설계를 공유하는 형태로 운전 성향 및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D5 디젤(235마력, 48.9kg.m), T6 가솔린(320마력, 40.8kg.m), T8 플러그인 하이브리드(405마력(엔진 318, 모터 87), 40.8kg.m)가 준비된다.
스칸디나비안 럭셔리는 북유럽 특유의 정갈함과 모던함, 색과 결 다른 고급스러움과 다정함, 따뜻함을 품고 제대로 표현한다. 혼자 또는 둘이 추구하는 당신의 가치 있는 일상에 이보다 더 시의적절한 모델도 드물다. 이 의견이 다소 의뭉스럽다면, 부디 직접 운전석에 올라 돌리고 누르고 만지고 움직여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