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이현주 기자)
청년들은 극심한 취업난 속에 하루하루 불안감을 안고 살아간다. 직업, 돈, 결혼... 청년들의 말 못할 고민이 나날이 쌓여가고 있다.
심각해지는 취업난 속에 이색 직업들이 청년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이번 편에서는 '주식 트레이더'와 관련한 '잡(JOB)'다한 스토리를 공개한다.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직업, '주식 트레이더'를 낱낱이 알아보기 위해 현직 주식 트레이더 김형선 씨를 만났다.
[주식 트레이더 김형선 씨와의 즉문즉답]
Q. '주식 트레이더'는 어떤 직무를 수행하는 직업인가요?
A. 주식 트레이더의 역할은 크게 3가지입니다. 주식을 매매하는 업무, 시세를 예측하고 종목을 분석하는 업무, 컴플라이언스(compliance) 즉, 법규를 잘 지키고 있는지 상시적으로 체크하는 위험 관리 업무 등을 담당합니다.
Q. 하루 일과가 어떻게 되나요?
A. 업무시간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지만, 제 경우에는 통상적으로 오전 6시30분에 출근해 오후 6시30분까지 업무를 봅니다. 7시를 넘길 때도 종종 있어요. 미국·유럽 시장과 한국 시장을 모두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이른 새벽부터 업무가 진행되죠. 사실 새벽에도 실시간으로 뉴스를 확인하기 때문에 정해진 업무 시간 외 시간도 업무의 연장선상인 셈이에요. 미국시장은 한국시간으로 6시에 끝나요. 미국시장이 마감하면 시황이나 중요한 이슈들을 정리해 7시30분부터 회의에 들어갑니다. 한국시장이 열리는 9시까지 회의가 이어져요. 한국시장은 오후 3시30분에 마감돼요. 그 이후로는 개별적으로 리서치를 하거나 고객들과 미팅을 합니다. 증권사별로 애널리스트를 만나서 종목에 대해 분석한 내용을 듣기도 하고,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해 논의하고 질문을 하기도 하죠. 미팅이 끝난 후에는 다음날 주식시장을 위해 애널리스트들과 이야기한 내용을 다시 한번 정리합니다. 중간중간 변동사항이 생기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렇게 하루가 흘러가요.
Q. 직업의 장·단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A. 직업특성상 여성의 비중이 적은 편이에요. 체감상으로는 여자 비율이 전체의 10% 정도 돼요. 여중, 여고, 여대를 나온 저는 처음 이런 환경이 낯설기도 했어요. 하지만 금방 적응했고 2년이 지난 지금은 정말 편해졌어요. 여성이 적다고 해서 여성에게 적합하지 않은 업무라 오해하실 수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아요. 물론 상대적으로 긴 업무시간에 대한 부담이 따를 수는 있지만, 여성으로서 전문성을 갖추고 발전할 수 있는 자리라 생각합니다. 장점은 너무 많아요. 일단 돈을 다루는 직업이기 때문에 열심히 한다면 다른 업계보다 좀 더 빨리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24시간 뉴스를 생활화하다 보니 세상 돌아가는 일은 누구보다 빠르게 접할 수 있죠. 업무를 하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도 넓어졌어요. 초반에는 고생이 따르지만 전문성을 갖추게 되면 나아갈 수 있는 길이 다양해요. 계속해서 꿈을 꾸고 이뤄나가는 과정을 통해 성장할 수 있다는 것도 하나의 장점이죠. 저 역시도 경제방송 전문가의 꿈을 갖고 부족한 역량을 채워가고 있어요. 삶이 정체되지 않고 변화와 발전을 반복하기에, 저는 제가 선택한 이 직업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편입니다.
Q. 주식 트레이더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자격을 갖춰야 하나요?
A. 저는 '0'에서 시작했어요. 자격을 갖춘 사람만이 이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 생각해요. 자격은 업무를 수행하면서 채워나갈 수 있는 부분이에요. 금융과 관련된 직업이라 하면 흔히들 '경제학과 나와야 하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해요. 물론, 관련 학과를 전공했다면 업무를 배우는 데 이로운 점은 확실히 있습니다. 하지만 관련 학과를 전공하지 않았다고 해서 불리한 것은 아니에요. 제 전공은 연기학과에요. 금융과 참 동떨어진 학과라는 생각이 들죠? 하지만 저는 금융 분야에서 제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에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만요.
질문을 조금 바꿔서, 주식 트레이더로 일하면서 갖춰나가면 좋을 부분을 말씀드릴게요.
▷경제용어 머리에 쏙쏙!
우선 경제 용어를 습득할 필요가 있어요. 저 역시도 입사 초기에는 모든 용어가 낯설었어요. 회의 시간에 오고가는 모든 용어들이 외계어로 들렸거든요. 그때부터 저는 공부를 시작했어요. 경제학을 전공한 친구들에게 조언을 구하면서 조금씩 지식을 쌓아갔죠. 노력은 항상 헛되지 않더라고요. 이제는 경제를 잘 아는 사람들과도 틈새없는 대화가 가능해졌어요.
▷ 외국어 능력 쑥쑥!
언어능력도 중요합니다. 영어로 된 자료를 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하지만 부족한 영어실력이라 해서 도전 자체를 포기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저도 유학을 다녀온 경험이 전무한 사람이지만, 현재 주식 트레이더로 업무를 수행하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어요. 단지 저는 외국인 친구들과의 접점을 찾아 그들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려 했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레 외국어 능력도 향상됐고요.
부가적으로, 재무재표를 읽을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해요. 투자자산운용사 자격증도 취득하면 좋아요.
저 역시도 현재 자격을 갖춰나가는 과정에 있어요. 혹시 주식 트레이더를 꿈꾼다면, '빨리 투입되서 빨리 배우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제 경험상 현장만큼 큰 배움의 공간은 없습니다.
Q. 마지막으로 주식 트레이더 김형선 씨가 꿈꾸는 미래가 궁금합니다.
A. 제가 지금 28살이에요. 저는 18살 당시 제가 10년 뒤 주식 트레이더로 일하고 있는 모습을 상상조차 하지 못했어요. 10년 후가 어떤 모습일지를 확정해두고 싶지는 않지만, 제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는 늘 생각해요. 저는 연기를 전공한 만큼 방송에 관심이 많아요. 제 꿈은 '방송을 하는 경제인'이에요. 현재 제 경력을 살리면서 제 전공도 살릴 수 있는 길이죠. 또 마음 맞는 사람과 경영도 해보고 싶고, 강연, 봉사 등을 통해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삶을 살아보고 싶어요. 이렇게 하고 싶은 게 많으니 정말 제 하루를 요약하면 말그대로 '24시간이 모자라'에요. 하지만 그만큼 제 삶이 정체되지 않아서 좋아요.
주식 트레이더 김형선 씨와의 만남은 특별했다. 김형선 씨는 연기를 전공하고, 대기업 임원 비서를 거쳐 '주식 트레이더'로 인생 2막을 펼치고 있다.
그녀는 주어진 모든 기회를 적극적으로 수용했고, 주어진 자리에서 예측된 역량 그 이상을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그 노력은 또 다른 기회로 이어졌다.
그렇게 주식 트레이더로 자리잡은 그녀는 2년의 경력이 빛을 내듯, 두 손 위에 지구를 올려놓고 전 세계를 들여다보는 커리어우먼으로 살아가고 있다. 바쁜 나날을 보내지만 정체되지 않는 삶에 늘 감사하다는 김형선 씨는 삶의 원동력으로 두 가지를 언급했다.
"저는 굉장히 긍정적인 편이에요. 연기를 전공하고 수석으로 졸업했어요. 하지만 배우의 길을 걷고 있지 않죠. 누군가는 이 선택에 후회가 되지 않느냐며 묻기도 하지만, 지나온 삶에 대해서는 후회한 적이 단 한번도 없어요. 저는 사회라는 무대에서 주연으로 살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결국 저는 두가지 꿈을 함께 이뤄가고 있는 셈이죠. 이러한 생각은 아무래도 긍정적인 사고에서 오는 것 같아요."
"너무 뻔한 답변이라 느끼실 수 있지만, 삶의 원동력을 묻는 질문에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을 빼놓을 수 없어요. 넘치는 사랑으로 제가 나아가는 길을 묵묵히 바라봐주시는 부모님과 든든한 인생선배인 오빠, 제 긍정 라이프의 시작은 가족에서 비롯되는 것 같아요. 힘이 되는 존재, 의지할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살아요."
김형선 씨는 직업을 소개하는 입장에서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따뜻한 말을 전했다.
"일단 조급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 역시도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시간이 있었어요. 이 시간에 저는 최대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려 했어요. 제 역량을 한 분야에 한정하지 않고 다양한 길을 모색했죠. 제가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건 노력하고 부딪치다 보면 순간순간 나를 위한 기회가 찾아온다는 거에요. 기회를 놓쳤다고 해서 좌절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우리의 역량에는 한계가 없고, 노력한만큼 인생에는 수많은 기회가 찾아올 겁니다."
[사진=주식 트레이더 본인제공 / 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