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윤태현 기자)
조선 후기 실학의 거두 이익 선생은 <성호사설>에서 “병란이 화란 중에서 가장 혹독하다”고 주장했다.
이익 선생은 “사람의 심정은 반드시 영화로움을 생각하고 욕스러움은 피한다. 까닭에 능히 제 분수를 편케 여기지 못하고, 욕심이 일을 따라 자라나서 멸망하는 것도 미처 걱정하지 못한다”면서 변란의 명목 네 가지를 제시했다.
“오로지 문벌만 숭상하면 재능있는 자가 변란을 생각하게 되고, 나라에 죄적이 많으면 좌파(금고)된 자가 변란을 생각하게 되며, 정사와 형벌이 적당하지 못하면 분한하는 자가 변란을 생각하게 되고, 구제하기를 제때에 못하면 곤궁한 자가 변란을 생각하게 된다.”
이익 선생은 정치인이 자신의 역할을 다하면 국가 경영에 대한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고 역설했다.
“대저 삶을 즐거워한 다음이라야 죽음을 두려워함이 더욱 심하고, 곤욕이 제 몸에 절박한 즉 죽고 싶어도 되지를 않는다. 이러므로 영명한 임금이 세상에 임어하여, 한 지아비라도 제 살 곳을 얻지 못하면, 제가 그 사람을 밀쳐서 도랑 속에 빠뜨린 것같이 여긴다면, 천하 백성이 한창 화락하게 먹으며 즐겁게 다니면서도 혹시라도 변란이 일어나지 않을까 염려한다면, 그 요량도 없이 덤비는 외적은 군중이 일어나서 쫓아버릴 것이니, 천하가 다스려지지 않을까를 어찌 걱정하겠는가”
끝으로 이익 선생은 맹자의 고사를 인용하며 “집은 반드시 제가 허문 다음이라야 남이 허물고, 나라는 반드시 자신이 정벌토록 한 다음이라야 남이 정벌한다”고 밝혔다.
이익 선생은 외적의 침입이 우리 스스로 무너질 때 가능하다고 말씀하신 것이다. 요즘 정치판이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누가 먼저 스스로 무너지기 경쟁에 몰입한 것으로 보인다. 여야 잠룡주 어느 하나가 천하 백성을 한창 화락하게 먹으며 즐겁게 다닐 수 있게 만들어준다면 누가 당신의 대권을 넘볼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