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식민지?…비정상회담 ´기미가요´ 논란에 폐지서명↑…과거 사례 ´재조명´

비정상회담 기미가요 논란에 시청자들 뿔났다
방송 폐지 서명운동 ´일파만파´…서명 1만 명 넘어
MBC 남극의 눈물, 방송인 정찬우·트러블 메이커
빅뱅 탑·걸스데이 혜리…과거 욱일기 의상으로 논란

2014-10-29     정민지 기자

(시사캐스트, SISACAST=정민지 기자)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단재 신채호

JTBC예능프로그램 <비정상회담> 측이 배경음악으로 기미가요를 사용해 프로그램 존폐 여부에 대한 의견까지 분분하며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7일 방송된 <비정상회담>에서는 일본 대표로 테라다 타쿠야 대신 다케다 히로미츠가 출연, 그를 소개하는 장면에서 일본 국가 ´기미가요´가 배경음악으로 나왔다.

기미가요는 일왕의 시대가 영원하기를 기원하는  노래로, 일제 식민지 통치 시절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강제로 부르게 하기도 했다. 그만큼 우리 국민들에게 아픈 역사가 담겨 있는 것.

방송 후 네티즌들은 프로그램 폐지를 주장하며 강력하게 항의하고 있다.

현재 <비정상회담>의 게시판과 SNS에는 "당장 폐지를 촉구한다", "제작진들, 방송에 나와 직접 사과하라", "역사 의식이 바닥인 제작진들", "기미가요 처음 아닌 아닌 두번째 사용?"이라며 폐지를 주장하는 네티즌들의 게시글로 가득했다.

이에 제작진은 28일 이른 새벽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했다.

이들은 "10월 27일 비정상회담 17회 방송 중 일일비정상 일본 대표의 등장 배경음악으로 부적절한 음원이 사용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며 "이는 음악 작업 중 세심히 확인하지 못한 제작진의 실수이며 향후 유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더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비정상회담>에서 기미가요가 나온 것이 처음이 아니라는 사실이 전해져 질타가 더해지고 있다.

1회 방송에서 타쿠야가 등장하는 장면에서 기미가요가 나왔던 것.

논란이 가시지 않자 제작진은 10시간 만에 2번째 공식사과문을 올렸다.

제작진은 2번째 사과문을 통해 "<비정상회담>은 각 나라의 전통과 문화를 존중하는 프로그램의 콘셉트에 따라 해당 국가를 상징하는 음원을 종종 활용해 왔습니다. 하지만, 10월 27일 방송된 '비정상회담' 17회에서 ´일일 비정상´ 출연자의 등장 시에 사용한 배경 음원은 그 선택이 신중하지 못했습니다"라며 사과했다.

이어 "세계 각국 젊은이들을 한 자리에 모아 진솔한 이야기를 듣고 다양성을 알아가고자 했던 기획 의도에 따른 것이기는 했지만, 각 나라의 상징에 대한 국민 정서와 역사적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잘못을 인정합니다"라며 "제작진의 잘못에 대해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고 전했다.

제작진의 사과는 계속됐지만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는  ´기미가요를 방송에 내보낸 비정상회담 폐지하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게재됐다.

해당 글은 "아무리 일본 국가라 할지라도 한국 방송에서 흘러 나와서는 안 되는 노래다"며 "제국주의를 찬양하는 노래이기에 일본 내에서도 나쁜 노래"라고 비판했다.

29일 현재 폐지 청원운동에 서명한 인원은 1만 명을 넘어섰다.

이렇듯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들이 방송에 나오는 것은 프로그램 폐지 논란이 있는 만큼 민감한 문제다. 과거에도 국내 방송과 연예인들이 비슷한 사례를 겪어 곤혹을 치룬 바 있다.

지난 2011년 12월 23일 방송된 MBC <남극의 눈물>에서는 욱일기로 인해 논란을 겪었다.

해당 방송에서 일본의 ´쇼와기지´ 월동대를 소개하는 장면에서 선박 위에 펄럭이는 욱일기가 등장했고, 뿐만 아니라 "일본은 패전의 아픔 속에 새로운 희망을 찾아 아시아에서 제일 먼저 남극에 진출했다"라는 내레이션까지 덧붙여져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욱일기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해군에서 사용했던 깃발로 일본 국군주의를 상징한다.

개그맨 정찬우는 지난 2월 4일 방송된 MBC <컬투의 베란다쇼>에서 붉은색 니트에 주변으로 빨간색과 흰색 줄무늬가 믹스된 니트를 입고 출연, 욱일기를 연상시키는 의상으로 인해 지적을 받았다.

정찬우는 의상 논란에 대해 "녹화 당시에는 그런 느낌이 나는 옷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는데 국민 여러분 한 분이라도 눈에 거슬렸다면 잘못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작은 일이라도 신경쓰도록 하겠습니다"라며 빠르게 사과했지만 논란은 한동안 사그라지지 않았다.

욱일기를 연상케 하는 의상을 입어 비난을 받은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혼성 듀오 트러블메이커의 현아와 장현승, 아이돌그룹 빅뱅의 탑, 걸그룹 걸스데이의 혜리 등이 욱일기가 그려진 옷을 입고 리허설을 하거나 방송에 출연한 모습이 포착돼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해당 소속차들은 적극적으로 해명을 하며 사과에 나섰고 의상에 욱일기가 그려진 것을 미쳐 파악하지 못했다는 공통된 설명을 했다.

하지만 이들의 해명에도 불구, 단순한 실수를 넘어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를 다시 한번 꼬집는 경솔하고 무책임한 행동이라는 목소리 또한 여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