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공정위의 경제민주화 의지 입장후퇴˝
˝대형 건설사들 담합 반성없이 입찰자격제한 해제 요구
공정위 과징금 부과조치, 담합 행위 방지책으로 실효성 떨어져˝
(시사캐스트, SISACAST= 최동주 기자)
최근 국내외 경기가 위축된 상황에서 담합 발생 유인이 증가함에 따라 담합에 대한 법 집행을 강화해 국민생활 안정에 기여할 필요성 제기됐다.
특히 민생과 관련된 담합 적발을 강화하고 엄중히 제재하는 한편, 사전 예방을 위한 노력도 요구되어진다.
국회 정무위 소속 김영환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공정위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지난 3년 간 담합 적발건수는 24건에서 39건으로 담합관련 매출액은 30조 638억638억여원에서 49조 57억여원으로 20조 가까이 늘어남, 그러나 과징금액 비율은 담합관련 매출액 대비 1.8%에서 2.1%정도이다.
공정위가 부당 공동행위(담합)에 대한 과징금의 한도를 법 위반행위 관련 매출액 대비 10%이하의 과징금액 비율 부과를 할 수 있는 것을 감안하면, 현 과징금액 비율은 턱없이 낮은 비율로 업체들 입장에서는 담합이익이 과징금 보다 크다고 보기에 실효성의 문제가 있다.공정위는 대구도시철도 3호선 턴키 대안공사 입찰답합 관련 현대건설 등 12개 건설사에 2014년 3월에 401억원 과징금 부과하였고, 경인 운하사업 등 입찰담합 관련 대우건설 등 11개 건설사에 대해 2014년 4월 991억원 과징금을 부과, 호남고속철도 입찰담합 관련 삼성물산 등 28개 건설사를 적발 4,355억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국책사업의 담합 비리는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있다.
문제는 역시 과징금 부과에 대한 실효성 떨어진다는 것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부당 공동행위(담합)나 불공정 하도급 거래로 적발된 경우, 2년 이하의 범위에서 입찰 참가자격을 제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입찰 참가자격을 제한하려면 공정위 요청이 있어야 하는데, 참가제한 기간이 담합행위를 예방하기에 부족하고 그나마 기존 입찰 참가 제한 대상기업들은 노골적으로 제한을 풀어달라고 공정위와 심지어 국회에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 입찰참가자격 제한 규정(국가계약법 제27조)
각 중앙관서의 장은 입찰에 참가시키는 것이 적합하지 않은 자에게 2년 이내 범위 내에서 입찰 참가자격을 제한하여야 함
ㅇ 각 중앙관서의 장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여야 함(국가계약법 시행령 제76조 제1항)
- 공정거래법 또는 하도급법을 위반하여 공정위로부터 입찰참가자격제한 요청이 있는 자(국가계약법 시행령 제76조 제1항 제3호)
- 경쟁 입찰, 계약 체결 또는 이행 과정에서 입찰자 또는 계약상대자 간에 서로 상의하여 미리 입찰가격, 수주물량 또는 계약의 내용 등을 협정하였거나 특정인의 낙찰 또는 납품대상자 선정을 위하여 담합한 자(국가계약법 시행령 제76조 제1항 제7호)
김영환 의원은 “공정위는 국책사업 등 국민생활과 밀접한 업종에서 사업자들 간에 비밀 영업정보를 교환하는 등 담합행위에 대해 상시적으로 집중 감시하고, 특히 입찰담합에 대해서는 엄격히 과징금을 산정해 실질 부과수준을 높이며, 해당 법인은 물론 가담한 임직원에 대해서도 고발하는 등 엄중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정거래위원장이 건설업계 간담회(6.20) 개최 시 입찰 참가자격 제한제도 개선 요청에 대한 검토발언 관련, 위원장이 건설업계 입장에 섰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담합판정 건설사들의 정부입찰 허용 검토와 담합징계 건설업체들의 입찰제한 완화 추진 등 노대래 공정위원장의 간담회 참여 발언 논란의 사례에서도 나타나듯이 공정위 임직원들이 사적인 모임이나 초대에 응하는 것도 자제되어야 할 것이다.
김영환 의원은 “지난 8월18일자로 한국건설경영협회라는 건설업계 관련 단체에서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 및 제 위원들에게 공식문서로 송부해 온 입찰참여제한을 풀어달라는 건의 및 보고서 등의 행위도 공정거래위원장의 관련 행동 및 발언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며, “입찰 참여제한 기업 대상에 대한 완화조치는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대상 기업들에 대한 설명회나 간담회도 공식적이고 공개적으로 개최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건설업계도 불황 운운하면서 위기극복을 위해 페널티로 받은 입찰참여제한을 풀어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범법자들이 벌금을 냈으니 형 집행은 없던 것으로 해달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업계 스스로도 법과 제도를 준수하도록 지속적인 자정활동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근래 불공정하도급 거래행위에 대한 5대 건설사들의 위반사항에 대한 공정위 조치도 대부분 경고 수준에 그쳐있는바, 건설업계의 담합 및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 시행령·지침 등 하위법령을 정비해 세부기준을 명확히 제시해 법집행 판단기준으로 활용해야 한다.
특히 원 사업자가 건설하도급 지급보증서를 제공해야 할 시점이 불명확한 점을 악용하여, 지급보증을 하지 않는 등 피해사례 빈발한 상황인데, 원 사업자는 건설위탁 시 수급사업자에게 하도급 대금을 지급 보증하여야 함(법 제13조의2)에도 불구하고, 2012년 지급보증이행률은 민간공사하도급(41.4%), 공공공사하도급(49.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원 사업자는 하도급계약 체결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수급사업자를 위해 하도급대금 지급보증을 하고 지급 보증서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 원사업자는 하도급 대금 지급수단이 어음인 경우 어음만기일까지, 어음대체결제수단인 경우는 하도급 대금 상환기일까지 지급보증 의무가 있는 것이다.또한 공정위는 하도급관련 4대 불공정행위(부당단가인하, 부당발주취소, 부당반품, 기술유용)에 대한 감시체계 구축 및 감시를 강화해야 하고, 3배 손해배상 적용대상 행위(부당단가인하, 부당발주취소, 부당반품 등)에 대한 감시강화 및 사업자 대상 3배 손해배상제 교육도 실시해야 한다.
김영환의원은 “국내 하도급업체와 해외에 동반진출하는 대형건설사에 대한 불공정하도급거래도 예방하기 위해 해외건설업 표준하도급계약서를 마련하고, 기술탈취 등과 관련된 증거자료 등을 제보한 당사자에게 일정금액의 포상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도입하는 등 대기업의 비정상적인 불공정거래 관행의 근절을 통해 중소기업의 각종 어려움 해소 및 기업환경 조성에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현행 하도급법상 중견기업은 수급사업자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아 하도급거래에서의 부담이 가중되어 있다. 중견기업의 56.5%가 하도급을 받는 수급사업자이나 하도급법의 보호범위에서 제외되어 있다. * 1차 협력사 46.1%, 2차 협력사 10.5%(‘13년 중견기업연합회 실태조사)
* 중견기업은 협력사(중소기업)에게 60일 이내 대금지급이 의무화되어 있지만, 대기업들로부터 90~120일 어음으로 받는 경우 재무적 부담이 가중
중소기업을 갓 졸업한 중견기업을 하도급대금 지급 등과 관련, 하도급법 상 수급 사업자로 보호할 필요성이 있는데, 하도급법은 원-수급사업자간 사적거래에서 협상력이 열등한 수급사업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법 개정을 통해 추가로 보호하려는 수급사업자(중견기업)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김영환의원은, “중소기업을 갓 졸업한 중견기업의 성장통 완화 차원이라는 점에서, 하도급법 상 수급사업자는 중소규모 중견기업으로 보호대상을 한정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이는 중견기업특별법 시행령에서 수탁기업으로 보호되는 중견기업의 범위를 3개연도 평균매출액 3천억원 미만으로 정한 점(14.7.22.)을 고려해 동일하게 설정하는 방안과 하도급대금의 조정협의 상대방인 원사업자의 범위를 매출액 3,000억원 이상 중견기업으로 정한 점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시행령 제9조의2 제1항, 13.11.29. 시행)* 중소기업 범위기준이 과거 매출액, 종업원 수 등 다양한 기준에서 직전 3년 평균 매출액 기준으로 단일화되어 2015년부터 시행 예정(14.4.8. 중소기업기본법 시행령 개정안 의결)
결론적으로 공정위 업무보고서에도 나오지만, 남아있는 경제민주화 과제는 경제상황을 면밀히 고려하면서 시기와 강도를 조절하여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히는 등 경제민주화 대신 경제활성화에 집중하는 흐름인데, 공정위는 입찰담합 방지와 하도급법 개선안을 비롯한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과 과제실천은 조절이 아니라 더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 공정위는 올해 업무보고서에서 경제민주화 관련 ‘정당한 활동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라는 경제적 개념으로 再정의하고, 정상이상의 보상을 추구하는 부당한 활동 규율에 초점을 둔다고 정의하였다.
* 우리나라의 헌법 119조 1항은 ‘대한민국 경제 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라고 적시하고 있다. 반면 2항은 ‘국가는 균형 있는 국민경제 성장과 적정한 소득 분배, 시장 지배와 경제력 남용 방지, 경제주체 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 민주화를 위해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고 돼 있다. 1항은 자유시장경제 원칙을, 2항은 그로 인한 부(富)의 편중 같은 부작용을 막기 위해 국가가 개입할 수 있는 조항이다.
김영환 의원은 “정부는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 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는 헌법 119조 2항의 경제민주화 조항을 상기해 사회양극화 해소와 소득분배 등을 위한 대기업의 규제에 공정위가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