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Culture] "'한강 효과'는 계속된다"…온라인 도서 주문량 늘고 독서 모임도 '인기'

2024-11-11     이지나 기자

(시사캐스트, SISACAST= 이지나 기자)

 

#30대 직장인 황 씨는 바쁜 직장생활로 접어뒀던 독서를 다시 시작했다. 소설가 한강(53)이 한국 작가로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을 접한 후 황 씨 일상에도 변화가 생긴 것이다.

황 씨는 "20대 때 활동하다던 독서 모임을 다시 시작했다. 한강 작가에 영향으로 나처럼 다시 책을 읽기 시작했다는 사람들이 많더라. 모임에서 한 권씩 책을 정하고 2주에 한 번 정도 모임을 통해 책에 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복잡했던 생각도 정리되고 책을 읽으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는 것 같아서 꾸준히 활동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40대 이씨는 일주일에 한 권씩 책을 잃고 감상평을 온라인에 연재하고 있다. 어느새 구독자도 꽤 늘어 이 씨는 '의무감'을 갖고 더 많은 책을 읽게 됐다며 "책을 읽으면서 생각의 폭도 넓히고 내 생각을 여러 사람들과 온라인으로 공유하면서 새로운 정보도 쌓는다"고 말했다.

이 씨는 "감상평을 남기는 것은 더 이상 번거로운 일이 아니라 마음의 양식을 채우는 일상과 같은 것이 되어버렸다"고 말했다.

‘노벨상 수상 작가 한강’이 불러온 ‘독서 열풍’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서울에서 작은 북카페를 운영하고 있다는 박 씨는 "한강 작가 수상 이후 독서모임에 관한 문의가 부쩍 늘었다"며 "유명 작가의 작품은 물론 신진작가들의 작품을 선정해 모임을 갖고 있는데 요즘은 어린 친구들도 많이 이 곳에 찾아온다"고 말했다.  

노벨 문학상 수상 이후 소설가 한강(54)의 작품들이 15일 판매량 100만 부(전자책 포함)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수상 소식이 전해진 것을 감안하면 닷새 동안 평균 20만 부씩 팔려 나간 셈이다.

한강 작가 수상 후 서점가에선 한강 작품이 품귀현상을 빚기도 했다. 당시 온라인으로 한강 작가의 책을 주문했다는 A씨는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주문하고 책을 받기까지 3주가 소요됐다"며 "온라인 주문이 폭발적으로 밀렸으니 그럴 만도 하다"고 말했다.

종이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불황을 겪던 출판계는 그야말로 '한강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한강 수상 발표 후 5일간의 판매 인세만 15억 원 안팎을 받을 것이란 추정도 나왔다. 노벨 문학상 수상 상금인 1100만 크로나(약 14억3000만 원)를 넘어서는 규모다.

한편, 지난 10월 10일(현지시간) 스웨덴 한림원은 생중계에서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한국의 작가 한강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아시아 여성이 123년 역사의 노벨 문학상을 받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한림원은 한강의 작품 세계를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의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고 표현하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한림원은 이어 "한강은 자기 작품에서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지배에 정면으로 맞서며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다"면서 "그는 육체와 영혼, 산 자와 죽은 자 간의 연결에 대해 독특한 인식을 지니며, 시적이고 실험적인 문체로 현대 산문의 혁신가가 됐다"고 부연했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