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LIFE] 저출생 추세 반전 ‘청신호’…혼인과 출산의 필요성 느껴

결혼·출산 급증, MZ세대 마인드가 달라졌다

2024-11-04     김지영 기자

(시사캐스트, SISACAST= 김지영 기자)

 

최근 20·30대의 결혼, 출산 의향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을 원하는 30대 미혼 여성의 비율이 6개월 전보다 11%p 이상 늘어났다. 자녀가 없는 남녀의 출산 의향도 5%p 이상 증가했다. 젊은 MZ 세대를 중심으로 혼인과 출산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확대되고 정부 차원의 각종 지원책들이 나오면서 “저출생 현상이 바닥을 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8월 혼인 20% 늘어 역대 최대 증가율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8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해 8월 출생아 수는 2만98명으로 전년 동기간 대비 5.9%(1124명) 증가했다. 이는 2010년 8월 6.1% 증가 이후 기록한 최대 증가율이다. 이로써 출생아 수는 지난 7월에 이어 두 달 연속 2만명을 넘어섰다. 올해 출생아 수는 1월 2만1442명을 기록했으나 2월 1만9362명으로 떨어진 후 6월까지 2만명대를 밑돌았다.

그러다가 7월 2만601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 상승하며 2007년 7월 12.4% 증가한 이후 17년 만에 최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2022년 8월부터 늘어난 혼인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적으로 혼인이 첫째 아이 출산까지 이어지는 데는 2년 정도의 시차가 존재한다. 이에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뜻하는 조출생률은 4.6명으로 1년 전(4.4명)보다 늘었다.

9년 만에 처음으로 출생아 수 반등할 가능성이 높아

8월 혼인 건수는 1만7527건으로 전년 대비 20.0%(2917건) 증가했다. 이는 1981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고 증가율이다.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뜻하는 조혼인율은 4.1명으로 전년(3.4명)보다 증가했다. 반면 8월 이혼 건수는 전년보다 5.5%(440건) 감소한 7616건으로 집계됐다. 혼인 증가세와 함께 출생아 수도 올해 반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8월 출생아 수는 2만98명으로 1년 전보다 5.9% 늘었다. 지난 7월 2만601명(7.9%)에 이어 두 달 연속 2만명을 웃돌았다. 출생아 수는 2016년(-7.3%)부터 지난해(-7.7%)까지 8년 연속 감소했는데, 현재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경우 9년 만에 처음으로 출생아 수가 반등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혼인과 출생이 동반 증가한 원인으로 무엇보다 ‘20·30세대’의 달라진 인식이 꼽힌다. 혼인과 출산의 필요성을 느끼는 젊은 층이 늘어난 데다 정부 차원의 일·가정 양립 지원책들이 나오면서 혼인 건수 증가와 출생아 수 증가를 견인했다는 것이다. 직장인 장모(35)씨 부부는 지난 9월 첫째 아이를 임신했다.

장씨는 2년 전 결혼한 이후 줄곧 2세 계획을 미뤄왔는데, 최근 신생아 특례 대출, 아파트 특별공급 청약 기회 추가 제공 등 출산 가구에 대한 정부의 각종 지원 대책이 나오면서 출산을 결심하게 됐다. 그는 “국회에서 법을 바꾸지 않고도 시행 가능한 대책들이 많아, 실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게 됐다”고 말했다.

30~39세 여성의 결혼 의향이 11.6%포인트 크게 늘어나 

출생아 수가 늘어나고 있는 원인으로는 젊은 세대의 결혼에 대한 인식 변화가 꼽힌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지난달 25~39세 청년 259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결혼 인식 조사에 따르면, 결혼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65.4%로 6개월 전에 실시한 조사(61%)보다 4.4%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30~39세 여성의 결혼 의향이 11.6%포인트 크게 늘어나 60%를 기록했다.

필라테스 강사인 송모(37)씨는 “그동안에는 결혼 생각이 없었는데 얼마 전부터 마음에 맞는 사람이 있다면 결혼해도 괜찮겠다라는 생각을 했다”라며 “사실 나이가 더 들기 전에 아이를 갖고 싶다는 생각이 더 크다”라고 전했다.

자녀가 필요하다고 답한 25~29세 여성들의 응답 비율도 6개월 전보다 13.7%포인트 높아진 48.1%로 집계됐다. 자녀가 있어야 한다는 응답은 61.1%에서 지난달 68.2%로 7.1%포인트 증가했다. 결혼했지만 아직 자녀가 없는 기혼 무자녀 응답자의 출산 의향도 50.7%로 8.3%포인트 올랐다. 이 같은 인식 변화에는 신혼부부·출산 가구에 대한 각종 정부 지원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달 초 결혼한 김모(29)씨는 “신생아 주택 특례 대출이나 부모급여 등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며 “특히 내년부터는 결혼특별세액공제도 지급한다고 해, 결혼하는 게 경제적으로도 이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육아 지원 제도 눈치 보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여건 조성 필요해

지난해 0.72명까지 떨어진 합계출산율이 개선될 가능성도 커졌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를 말한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지난 2018년(0.98명) 처음 0명대로 떨어져 지난 2022년과 2023년에 각각 0.78명, 0.72명을 기록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현재 출산 추세만 유지해도 올해 0.7명대를 방어하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 88.1%는 육아 지원 제도를 눈치 보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답했다. 특히 여성 응답자의 90.9%는 이에 동의했으며, 남성의 86.2%는 소득 걱정 없이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원했다.

향후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엄마와 아빠의 육아기 유연근무 활성화’, ‘소아 의료 서비스 개선’, ‘긴급 돌봄 서비스 확대’, ‘임산부 근로시간 단축’ 등의 정책 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저출산위는 “조사 결과 자녀 양육의 어려움과 비용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지원이 강화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