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이슈] 삼성·LG 나란히 부진한 실적… 불안한 어닝시즌
(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한국을 대표하는 IT 기업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3분기 나란히 기대 이하 실적을 내놨다. 먼저 삼성전자 실적부터 보면, 이 회사는 올해 3분기 잠정 매출 79조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17.2% 늘어난 수치였다. 영업이익은 9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74.5% 증가한 수치였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늘어나긴 했지만, 문제는 증권가의 기대치를 밑돌았다는 점이다. 증권가에서 추정하는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은 80조9003억원, 영업이익은 342.63% 늘어난 10조7717억원이었다.
지난 달까지만 하더라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13조원을 넘어설 거란 전망이 많았는데, D램 수요 둔화와 스마트폰·PC 판매 부진 이슈가 두드러지면서 10조원대로 낮아졌다. 그런데 실제 성적표는 이 낮아진 눈높이조차 맞추지 못했다.
어닝 쇼크의 원인으론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꼽힌다. 증권가는 D램 가격 하락과 메모리 출하량 감소 때문에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의 9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전월보다 17.07% 내리며 작년 4월(-19.89%)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메모리카드·USB용 낸드플래시 범용제품의 가격도 전월보다 11.44% 하락했다. 또한 시스템LSI와 파운드리의 적자 폭도 커졌을 것으로 분석했다.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해온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국내 증권사에서 추정하는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은 6조원 수준으로, 삼성전자가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하는 메모리사업부의 영업이익 5조원 안팎보다 높다.
앞서 3대 메모리반도체 기업으로 꼽히는 마이크론 역시 호실적을 냈다. 이 때문인지 삼성전자는 이례적으로 사과 메시지를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전영현 부회장(DS부문장)은 실적 발표 이후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근원적인 기술경쟁력과 회사의 앞날에 대해서까지 걱정을 끼쳤다”며 “지금 저희가 처한 엄중한 상황도 꼭 재도약의 계기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LG전자역시 올해 3분기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분기별 매출은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물류비와 마케팅 비용 증가 영향이 실적 개선에 발목을 잡았다. LG전자는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22조1769억원, 영업이익 7511억원의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액의 경우 전년 동기(20조379억원) 대비 10.7%, 전분기(21조6944억원) 대비 2.2% 증가했다. 3분기 기준 최대치다. 지난해 4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
하지만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9501억원) 대비 20.9%, 전분기(1조1973억원) 대비 37.3% 하락했다. 시장 전망치(영업이익 1조226억원)도 크게 밑돌았다. 이는 3분기에 매출을 많이 냈지만 그만큼 나가는 비용도 많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영업이익은 하반기 들어 급등한 물류비 영향 및 마케팅비 증가에 전년 동기 대비 줄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LG전자가 안정적인 매출을 위해 기업간거래(B2B)·가전 구독·웹OS(운영체제) 등 신사업 비중을 높이고 있지만 수익성 개선에 실패하면서 호실적 달성에 실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한국을 대표하는 두 기업이 나란히 글로벌 업황 부진 탓에 좋지 않은 성적표를 받아들게 됐다”면서 “올해 3분기 어닝 시즌이 전반적으로 낙관적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