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트렌드] “집값 정말 안 오를까?” 믿기 어려운 부동산 시장

2024-10-01     최기훈 기자

(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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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부동산 시장의 열기가 정점을 찍고 내려앉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한성수 국토부 주택정책과장이 지난 9월 26일 ‘주택공급 활성화를 위한 정책 세미나’에 참석해 “뜨거운 여름이 지난 게 아닌지, 조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주보다 0.12% 올랐다. 27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상승폭은 셋째 주(0.16%)보다 줄었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8월 둘째 주(0.32%) 정점을 찍고 상승 폭이 줄어드는 흐름을 보인다. 

8월과 9월의 주택 거래량도 줄었다. 대출 관련 지표도 마찬가지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지난 12일 기준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 대출 포함) 잔액은 570조8388억원으로, 8월 말(568조6616억원)보다 2조 1772억원 증가했다. 월간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던 8월(8조9115억원)보다 증가세가 둔화했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한풀 꺾인 원인으론 금융당국이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인 게 주효했다. 정부가 6년간 서울과 수도권에 42만7000호 이상의 주택과 신규택지를 공급하는 ‘8∙8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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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과장은 “안심할 수는 없지만 세 8월 정점보다는 내려왔다는 생각이 든다”며 “현장에서도 9월 들어 문의와 거래 성사 건수가 줄었다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진단 아래 국토부는 ‘8·8 공급대책’을 더 빠르게 추진하겠다는 점을 밝혔다.

한 과장은 “10년 단위의 계획인 장기주택종합계획을 보면 수도권 수요는 2023년 27만가구에서 2032년이 되면 21만가구까지 줄어든다”며 “인구·가구가 줄기 때문인데, 수요가 줄어드는 와중에도 공급은 넘치게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국토부의 설명대로 시장의 열기가 꺾이긴 했지만,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시장의 기대치다. 집값 상승 심리가 수개월째 상승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9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9월 주택가격전망지수(119)는 전달보다 1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집값 폭등기인 2021년 10월 기록한 125 이후 2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이 지수는 100을 웃돌면 향후 1년 뒤 집값 상승을 예상하는 소비자 비중이 더 많다는 뜻이다. 이 지수는 지난 4월부터 100을 웃돌며 상승했다. 정부의 대책과 규제에도 집값 상승 기대감이 꺾이지 않고 있단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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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아파트 매매거래가 늘고 수도권 중심의 매매가격 상승세가 이어진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조사 기간 당시 7~8월 매매거래와 가격 상승 뉴스들이 나오면서 주택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응답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앞으로의 부동산 시장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어떻게 결정하느냐가 큰 변수다. 물가가 한은의 목표치에 다다르면서 금리를 낮출 환경은 만들어졌는데, 문제는 집값이다. 금리를 내리면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한국은행은 ‘9월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서 금리와 집값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하락하면 전국 주택가격상승률은 1년 이후 0.43%포인트 더 오르고 특히 서울은 0.83%포인트로 전국 평균보다 상승 폭이 2배가량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중심의 주택거래 증가와 함께 2분기 이후 급증하는 가계대출도 금리 인하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한은은 “현 상황에서 금리 하락은 주택 매수심리와 가격상승 기대를 키워 가계대출 증가를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