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커스] 이중가격제, 고율 수수료 논란… 배달앱 산업의 위기
(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프랜차이즈협회가 배달앱 점유율 1위인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을 공정위에 신고했다. 독과점 지위를 이용해 정당한 이유 없이 점주에게 받는 수수료를 인상해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배달앱이 무료 배달을 도입해 배달비를 점주에게 전가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배달앱 입점업체의 한 축인 프랜차이즈협회가 배달앱을 상대로 소송전까지 벌이는 데엔 이유가 있다. 배달앱이 업체로부터 받는 수수료가 너무 과도하다는 게 문제다. 가뜩이나 내수 시장이 침체한 상황에서 수수료 부담이라도 낮춰 달라는 요구에도 배달앱 측은 오히려 수수료를 올렸다. 가령 배달의민족은 자체 배달인 ‘배민배달’과 주문 중개인 ‘가게배달’을 운영하고 있는데, 지난 8월부터 배민배달 수수료율을 기존 6.8%에서 9.8%로 3%포인트 인상했다.
이런 부담 증가는 업체들의 이중가격제 운영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이중가격제란 외식업자가 배달 주문 시 매장 판매가보다 더 높은 요금을 부과하는 것이다. 현재 맥도날드·롯데리아 등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뿐 아니라 소규모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도 퍼지고 있다.
이는 배달앱 업체들이 앞다퉈 ‘무료배달’ 서비스를 내놓고 있던 사이 불거진 문제다. 소비자 입장에선 배달가격이 무료라고 하더라도 돈을 더내는 꼴이 되는 셈인데, 업주들은 높은 중개 수수료 등 때문에 ‘이중가격’을 매길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배달앱에 입점한 한식점 점주 김상식씨는 “배달앱 업체들이 소비자에게 무료배달이라며 생색을 내고 있지만, 결국 그 비용이 점주가 지불한 높은 수수료에서 나온다”면서 “매출액 대비 총 마진율이 15% 안팎에 불과한데, 배달앱 중개수수료만 9%에 달하니 살인적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배달앱 업계에 대한 불만이 커지자 쿠팡이츠가 이중가격제의 원인을 배달의민족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쿠팡이츠가 “자사는 무료배달에 따른 비용을 업주와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지 않는다. 특정 업체가 외식업주에게 이 부담을 전가한 것이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우아한형제들이 “최근 한 배달앱 업체가 당사와 관련해 ‘무료배달 비용을 외식업주에게 전가’한다고 표현하며 이중가격제의 원인이 당사에 있는 것처럼 특정 업체만의 문제라고 밝혔다”면서 “왜곡된 자료로 여론을 호도하는 것이며 이같은 주장을 지속할 경우 법적 대응도 적극 검토할 것”이라며 맞섰다.
이같은 갈등은 음식 배달 시장의 성장세가 꺾이는 사이 경쟁이 치열해진 탓이 크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2월 및 연간 온라인쇼핑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음식서비스(음식 배달) 부문의 온라인 거래액은 26조4326억원으로, 전년 대비 0.6%(1614억원) 줄었다. 지난해 엔데믹 전환 이후 배달 수요가 줄어들긴 했지만, 연간 기준으로 음식서비스 거래액이 감소한 건 2017년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래 처음이다.
배달앱 시장은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2020년부터 전성기를 맞았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부 활동이 줄고, 외식보단 배달을 택하는 사람들이 가파르게 늘어난 덕을 봤다.
실제로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2019년 9조7000억원에서 2020년 17조3000억원으로 1년 새 78.6% 증가했다. 2021년엔 25조원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이런 성장 특수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사회적으로 비판 대상에 올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공정위가 배달앱과 점주 간의 상생안을 조율하고 있지만 접점을 찾기 힘든 가운데 국회 정무위에선 배민과 쿠팡이츠, 요기요 등 배달앱 대표들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부를 계획”이라면서 “당분간 배달앱의 수수료에 대한 업계 갈등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