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LIFE] 자다 일어나서 한숨만 '후' 쉬는 당신…'토스트 아웃'을 아시나요?

2024-09-12     이지나 기자

(시사캐스트, SISACAST= 이지나 기자)

 

#서울 구로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30대 전 씨는 최근 부서 이동 후 상사와 갈등으로 스트레스가 심한 상태다. 원하는 부서도 아닌데 업무가 서툰 전 씨의 업무 실적을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지적하기 때문이다. 전 씨는 "새로운 업무가 서툴 수밖에 없지만, 다른 부서 경력은 많은 편이라 후배들 앞에서 지적을 받는 것도 스트레스인데 상사가 오히려 즐기듯 웃으며 말할 때 화가 난다"며 "집에 돌아와서 괜히 짜증을 내거나 잠을 자다 깨는 일이 잦아졌다. 그렇다고 이직을 하기에도 너무 늦은 나이라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스스로를 K직장인이라고 말하는 20대 이 씨는 같은 팀 부원과 최근 갈등을 겪고 부장에게 분리를 요구했다 거절당했다. 이 씨는 "직급도 같고 나이도 비슷해서 업무를 나눠야 하는데 동료가 티나는 일만 해서 스트레스다"며 "사람이 미우니 같이 하는 업무도 즐겁지가 않다. 요즘엔 회사 출근하는 게 힘들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다시 출근 문화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집단생활에서 스트레스로 힘들어하는 이들이 많다. 실제로 각종 소셜미디어(SNS)엔 "무기력하다", "일하기 싫어진다", "이런 동료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등 2030세대 직장인의 사연을 쉽게 볼 수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사연을 공유해 조언을 얻거나 '오픈 채팅방'을 개설해 익명의 직장인들 사이에서 대처법을 주고받는 식이다.

젊은층 사이에서 무기력이나 탈진 직전의 증상을 호소하는 이른바 '토스트아웃'(toast out) 현상이 유행하고 있다. 토스트아웃은 번아웃(burn-out)이 기력을 완전히 잃은 상태를 의미한다면, 토스트아웃은 그 직전의 단계를 뜻하는 신조어다.

전문가들은 직장에서 끊임없는 경쟁구도를 견뎌야 하는 직장인들은 타인이 설정해 놓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신을 돌보지 않거나 자신의 상태를 지각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2022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만 19~34세 청년이 속한 약 1만 5000 가구를 대상으로 한 ‘청년 삶 실태조사’에 따르면, 번아웃을 겪었다고 응답한 청년은 33.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일상생활 속 ‘반복된 스트레스와 지루함의 연속’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퇴근 후에도 쉬지 못하며 '투잡'을 뛰고 있다는 직장인 황 씨도 집에 오면 '전원이 꺼진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고 호소한다.

황 씨는 "4년 전 서울로 올라와 직장 생활을 하며 자취를 하고 있다. 회사에서 받는 월급만으로는 생활을 하기 어려워 블로그 작성 등 알바도 열심히 한다. 명절 땐 영화관이나 마트 일일 아르바이트 등도 하고 있다. 이렇게 청춘을 보내는 게 아깝기도 하지만 미래가 더 불안하기 때문에 쉴 수 없다"고 말했다.

토스트아웃은 '번아웃'보다 가벼운 상태일지라도 방치했다간 큰 마음의 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의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주어진 일만 하며 반복적인 생활을 하거나 심한 업무 스트레스 시달리다 보면 무기력감이나 불안감 등을 매일 안고 살 수 있다.

어느 순간 '토스트아웃'을 겪으며 무너질 수 있다"며 "일상 속에서 틈틈이 쉬는 시간을 만들어 좋아하는 취미 생활을 하거나 즐거움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일정 시간을 정해두고 명상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스트레스를 술이나 야식 등으로 풀지 않아야 한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자극적인 음식이나 술로 풀면 위궤양이나 위염 등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고 체력도 더 달릴 수 있다. 술은 세로토닌 분비를 억제해 오히려 슬픈 감정이 더해지게 하거나 우울감이 심해지게 할 수 있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