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포커스] 위스키 가고 데킬라 온다..."맛, 취향 동시에 사로잡아”

2024-09-09     이아름 기자

(시사캐스트, SISACAST= 이아름 기자)

 

지난해 역대 최대 수입 기록을 세우며 고공성장하던 위스키의 인기가 시들해지며, 국내 위스키 시장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동안 위스키의 주 소비층이었던 2030 세대 사이에서 고가의 위스키 대신 진입장벽이 낮은 데킬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량만 3만586톤으로 역대 최대 수입량을 찍던 위스키류 수입액이 올해 1~7월 1억4317만달러(약 1900억원)로 10.2% 줄었다. 위스키 수입량이 3만톤을 넘은 것은 역대 최초로 업계에서는 위스키 수입이 급감한 것은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고물가 여파로 소비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반면 데킬라 수입액은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 1~7월 데킬라 수입액은 345만7000달러로 2020년 254만1000달러 대비 155.9% 늘었다. 

이처럼 데킬라 판매량이 급증한 배경에는 젊은 세대 사이에서 주류 트렌드가 빠르게 변한 것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홈술족이 늘어나면서 와인이 역대 최대 수입액을 기록하는 등 승승장구 했지만, 엔데믹과 함께 와인 열풍이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후 와인의 빈 자리를 하이볼이 메웠고, 하이볼 제조에 사용되는 위스키와 리큐어의 수입 물량도 급증했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2030 젊은층을 중심으로 위스키에 탄산수와 과일(레몬&자몽) 등을 섞어 만든 ‘하이볼’이 인기를 끌며 데킬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데킬라는 위스키에 비해 접근성이 좋고, 과일즙이나 생과일 등을 첨가해 취향에 맞게 맛을 조절할 수 있어 특히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다”라고 말했다. 

주류 업계, 데킬라, 코냑 등 새로운 주종으로 탈바꿈

이러한 주류 트렌드 변화에 위스키를 주력으로 내세우던 주류업계도 위스키 대신 데킬라, 코냑 등 새로운 주종 띄우기에 나섰다.

데킬라

국내 주류 업체인 하이트진로는 지난 2월  데킬라 최상위 등급인 멕시코 브랜드 ‘코모스’ 2종을 국내에 론칭했다. 코모스는 미국 주류전문잡지 ‘더 테이스팅 패널 매거진’에서 데킬라 최초 100점을 받은 고급 데킬라 브랜드다. 이어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하반기 프랑스 코냑 제조사 ‘하디’와 손잡고 코냑 제품 5종을 국내에 들여오기도 했다. 

디아지오 또한 지난해 9월 럭셔리 데킬라 브랜드 ‘돈 훌리오 1942’를 국내에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돈 훌리오 1942’는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등 해외 영화제에서 자주 등장하는 축하주로, 창립자인 돈 훌리오 곤잘레스(Don Julio Gonzalez)의 데킬라 제조 60주년을 기념하고자 지난 2002년 출시된 데킬라 브랜드다.   

국내 전통주 브랜드인 국순당도 프리미엄 데킬라인 캔달 제너의 ‘818 데킬라’를 국내 최초로 공식 론칭, 판매에 나서며 인기몰이 중이다.

1인가구인 직장인 오 모(여·29) 씨는 “최근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하이볼 인증샷을 올리는 게 유행처럼 번지면서 자연스럽게 하이볼의 매력에 빠졌다”면서 “알코올 함량이 높은 위스키보다 과일주스나 탄산수를 섞어 마시는 하이볼이 맛도 있고, 가격대도 적당해 자주 즐기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