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이슈] 커지는 의료 공백...추석 연휴에 아프면 어디로 가야 하나요?

정부, 추석 전후 2주간 응급의료체계 강화

2024-08-30     이아름 기자

(시사캐스트, SISACAST= 이아름 기자)

 

“기약 없는 의료대란에 이제는 함부로 아파도 안 된다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어요. 교통사고가 나도 받아주는 응급실이 없고, 고열로 생사를 오가도 진료를 받을 수 없는데, 당장 수술을 받아야 하는 중증환자들은 막연히 기다리면서 병만 키우란 얘기인가요?”

올해 초 폐암 2기 진단을 받은 환자의 보호자 A씨의 얘기다. 의료대란 장기화로 신규 암 환자는 받지 않는 병원들이 늘어나면서 환자들의 피해가 깊어지고 있다. 경증환자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진료는커녕 의료진 부족 사태로 응급실 앞에서 발만 동동 구르다 발을 되돌리기 일쑤다.   

의료공백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환자와 환자 가족들은 다가오는 추석 연휴가 두렵기만 하다. 환자들이 대거 몰리는 추석 연휴에 응급상황이 발생해도 진료를 받을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추석 연휴 전후 2주간을 ‘비상응급 대응주간’으로 정하고 4000곳 이상의 당직 병의원을 운영하는 등 추석연휴 대비 응급의료체계 강화에 나섰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28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추석연휴 대비 응급의료체계 유지 특별대책」 을 발표했다.

추석 전후 2주간 비상응급 대응체계 강화

정부는 오는 9월 11일부터 25일까지 약 2주간을 '추석명절 비상응급 대응주간'으로 지정하고, 응급의료 전달체계 강화, 응급실의 진료 역량 향상, 후속진료전원역량 강화 등 응급의료에 대한 집중 지원 대책을 실시한다.

먼저 명절 연휴 과거보다 많은 4000곳 이상의 당직 병·의원을 운영하고, 군 병원, 공공의료기관, 특성화병원별로 비상진료체계를 가동한다.  

또한, 응급의료 전달체계를 강화해 중증응급환자에 대한 대응역량을 높일 계획이다. 44개 권역응급의료센터에 더하여 136개 지역응급의료센터 중 진료 역량을 갖춘 15개소 내외를 거점지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하고, KTAS 1~2에 해당하는 중증응급환자를 우선적으로 수용하고 응급치료를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KTAS 1~2에 해당하는 환자만 진료하는 ‘중증전담응급실’을 29개 응급의료권역마다 1개 이상 지정하고, 중증전담응급실은 전체 응급환자의 15~20%에 해당하는 중증환자 치료에 집중하게 할 계획이다. 

중등증 이하 환자(KTAS 3~5)는 지역센터기관을 이용하도록 안내하며, 이들 병원이 KTAS 3 이하의 환자를 진료하지 않더라도 진료거부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하기로 했다.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가 중증 환자 진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408곳의 응급의료기관에만 적용됐던 ‘응급 진찰료 한시 가산’을 112개 응급의료시설로 확대해 경증환자를 분산할 방침이다. 경증비응급 환자의 본인부담금 인상안(50~60% → 90%)에 대해서는 8.23일부터 8.30일까지 입법예고 중이며 9월 중에 신속히 시행될 수 있도록 추진 중이다. 

추석 응급실 전문의 진찰료 250% 대폭 인상 

응급실 진료 역량 향상을 위해 이번 ‘추석명절 비상응급 대응주간’에는 권역센터의 응급실 전문의 진찰료를 기존 인상분인 150%에서 250%로 대폭 인상하여 현장 의료진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 그리고 권역거점센터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전담 인력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도록 인건비를 지원하고, 군의관 및 일반의, 간호사 등 대체 인력도 최대한 투입할 예정이다. 

또한, 의료진 폭행 등 난폭 환자에 대한 응급진료 거부에 대한 유권해석을 지침화해 의료진들이 안심하고 응급실에서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계획이다. 

응급실 진료 후 신속한 입원 및 전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인센티브도 확대한다. 응급실 진료 후 수술, 처치, 마취 등 행위에 대한 수가 가산을 인상(150% → 200%)하고, 야간휴일 가산율을 대폭 높여 중증·응급환자 수용능력을 제고한다. 

9월부터는 응급의료기관의 전원환자 수용률, 중증환자 수용율 등을 평가하고, 그 결과에 따라 추가 인센티브를 지급하여 이송 및 전원 활성화를 도모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코로나19 외래환자 대상 야간주말 발열클리닉(현재 108개소) 및 입원 환자 대상 협력병원(현재 60개소)을 설치운영하여 코로나19 환자들이 응급실에 방문하지 않고도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체계를 구축한다. 

아울러 연휴 기간 동안 운영하는 병·의원, 160여개 코로나19 협력병원 및 발열 클리닉, 약국 등의 정보를 적극 홍보하고, 어떠한 증상들이 경증에 해당하고, 경증의 경우 어떤 병의원을 방문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알기 쉽게 홍보할 계획이다. 

조규홍 제1차장은 “정부는 전공의 이탈 장기화, 보건의료노조 파업 우려에도 불구하고 응급·중증환자 진료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가 가진 모든 역량을 아끼지 않겠다”라며 “정부는 앞으로도 의료 정상화를 위해 지속 노력하고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의료개혁 완수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