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기업TALK] 실적 반등 성공한 하나증권, 초대형 IB 진출에 '청신호'
(시사캐스트, SISACAST=이민선 기자) 하나증권이 올해 상반기 1312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339%의 성장을 이뤄냈다. 영업이익도 1607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152% 증가하며 회사의 전반적인 재무 성과가 크게 개선됐다.
이번 성과는 자산관리(WM), 기업금융(IB), 세일즈 앤 트레이딩(S&T) 부문에서의 균형 잡힌 성장이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자산관리 부문에서는 금융상품 판매 증가와 고객 기반 확대가 두드러졌고, 기업금융 부문에서는 전통 IB의 강화와 투자자산의 적극적인 관리가 핵심 역할을 했다. 특히 S&T 부문에서는 세일즈 실적 호조와 트레이딩 수익성 개선으로 상반기 동안 파생결합증권 리그테이블 1위를 차지하며 입지를 공고히 다졌다.
상반기 순이익 339% 급증…초대형 IB 진출하나
지난해 334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하나증권이 선제적인 충당금 적립을 통해 올해 1분기부터 실적 턴어라운드를 이뤄내며 수익성을 회복했다. 이는 금융당국의 부동산 PF 익스포저 관련 충당금 적립 지시에 대해 미리 대비한 결과로, 올해 충당금 적립 규모를 크게 줄일 수 있었던 덕분이다.
올해 1분기 하나증권의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은 1315%로, 전년 동기의 1052%에 비해 크게 상승했다. 이를 바탕으로 하나증권은 본격적인 외형 성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하나증권은 강성묵 대표의 경영 리더십 아래 상반기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하며, 강 대표의 연임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하나증권은 자산관리(WM) 부문의 고객 수 증가와 기업금융(IB),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의 수익 개선으로 호실적을 기록했다.
강성묵 대표는 지난해 3월 대표직에 취임한 이후, 이들 부문을 중점적으로 강화해왔으며, 이러한 노력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기본에 충실한 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WM 부문 강화와 전통 IB 확대를 이루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한, 강 대표는 하나증권을 초대형 IB로 도약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하나증권은 이미 초대형 IB 신청 기준을 충족한 상태로,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재무 건전성 확보, 내부 통제 시스템 마련 등의 요건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하나증권의 자기자본은 5조7천억원을 돌파했다.
현재 초대형 IB로 지정된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등 5곳이다. 하나증권이 초대형 IB 인가를 받게 되면, 6번째 초대형 IB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현물이전 제도 대비 퇴직연금 시장 선점 나서
하나증권이 오는 10월 도입 예정인 퇴직연금 현물이전 제도를 앞두고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상반기 자산관리(WM) 부문에서의 우수한 성과를 바탕으로, 금융상품 라인업 강화와 퇴직연금 시스템 구축에 집중해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려는 전략이다.
10월 도입될 퇴직연금 현물이전 제도는 400조원 규모의 자금 유동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제도는 퇴직연금 계좌를 타 금융사로 이전할 때 기존 포트폴리오를 그대로 유지한 채 이전할 수 있도록 해, 대규모 자금 이동이 예측된다. 이에 하나증권은 이미 원리금 비보장 DC형 퇴직연금에서 뛰어난 수익률을 기록하며 주목받고 있다.
상반기 말 기준으로 하나증권의 원리금 비보장 DC형 퇴직연금의 42.3%가 상장지수펀드(ETF)로 운용되고 있으며, 이는 증권사 평균 비중인 25.5%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러한 전략적 접근이 높은 수익률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나증권은 제도 시행에 앞서 퇴직연금 시스템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로보어드바이저 일임매매와 인공지능(AI) 연금솔루션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 일임매매는 AI를 통해 자동으로 상품을 매매하는 시스템으로, 하나증권은 최근 관련 3개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AI 연금솔루션은 퇴직연금 고객에게 최적의 상품을 제안하고, 주기적으로 리밸런싱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퇴직연금 현물이전 제도가 시행되면 수익률에 민감한 투자자들이 증권사로 이동할 가능성이 큰데, 하나증권은 이러한 움직임을 선제적으로 대비해 퇴직연금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며 "퇴직연금 시스템은 내년 초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하반기에도 자산관리 고객 유치를 위한 상품 라인업 강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 금융과 지속가능경영에 앞장
한편, 하나증권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금융기관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021년 국내 증권사 최초로 탄소배출권 시장조성자로 선정된 하나증권은 2022년에는 싱가포르 탄소배출권 거래소 CIX와 자발적인 탄소배출권 시장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탄소배출 감축과 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크레디아그리콜 아시아증권 서울지점과 1445억원 규모의 5년 만기 'ESG 연계 채권 선도 거래'를 체결했다. 이는 하나금융그룹의 ESG 경영 방침에 따른 것으로, 하나증권이 목표한 ESG 지표를 개선하면 가산금리를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이를 통해 투자 수익과 ESG 경영을 동시에 실현하면서 ESG 금융 실천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하나증권은 대학생을 위한 투자 교육 프로그램 '하나드림 2기'를 운영하며 금융 교육과 취업 지원에도 앞장서고 있다. '하나드림'은 대학생 대상 금융 프로그램으로 국내주식, 해외파생 등 금융투자교육과 하나증권 현업 임직원들의 금융권 취업 멘토링이 진행된다. 참가자 가운데 이수 조건을 충족하는 서포터즈에게는 수료증이 발급된다. 우수 수료자로 선정되면 하나증권 입사 지원 시 서류전형 우대 가점이 부여되는 등 혜택이 제공된다.
한편, ESG 금융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지속 가능한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하나증권은 오픈트레이드, 한국벤처캐피탈협회와 협업해 비상장기업의 증권 유통과 자금조달을 지원하고, 벤처기업의 디지털 금융 지원 사업을 통해 토큰증권 비즈니스도 확대·협업해 나갈 예정이다.
최원영 하나증권 디지털자산센터장은 "네트워크와 역량을 결합해 금융시장과 벤처업계의 상생을 이루어낼 것"이라며 "각 상품의 저변을 넓히고 토큰증권까지 이어지는 결실을 맺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