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톡톡] "오늘 뭐 하려고 했더라?"…40대인 당신, 자주 '깜박' 한다면

2024-08-13     이지나 기자

(시사캐스트, SISACAST= 이지나 기자)

 

#40대 직장인 이 씨는 최근 자주 약속을 까먹고 지나쳐버린다. 친구들도 이제는 "또 까먹었냐"며 핀잔을 준다. 이 씨는 1인가구다. 최근 기억력이 나빠졌다는 생각에 불안한 마음마저 든다. 이 씨는 "혼자 있는 상황에서 치매가 걸리면 어떻게 생활해야 할 지 막막하다.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했던 치매에 걸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하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치매는 '노년의 병'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중장년층 치매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일명 '영혼을 빼앗기는 병'이라는 별명을 가진 치매는 그만큼 우리에게 두려운 존재다. 더군다나 돌볼 가족이 없는 1인가구라면 더 불안할 수밖에 없다.

치매의 원인은 노화 외에도 다양하다. 치매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유산소 운동이나 두뇌를 많이 쓰는 활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늘은 조기치매로부터 정신건강을 지킬 수 있는 방법들을 알아봤다.

최근 질병관리청-국립보건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전에 발병하는 ‘조발성 치매’가 늘고 있다. 치매 전 단계라고 불리는 '경도인지장애'를 겪는 중년도 늘었다. 국내 치매환자는 2019년에만 6만 3231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 10년간 약 3.6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50대 초반 직장인 박 씨는 최근 당황하면 말을 더듬는 버릇이 생겼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상대방과 일상적인 대화를 할 때도 기억이 잘 나지 않거나 버벅거리는 일이 잦아서 사회생활에 고충을 겪고 있다. 박 씨는 "병원에서 경도인지장애라는 판정을 받았다. 앞으로도 일을 더 해야 하는 나이인데 너무 걱정이 된다. 개인적으로는 암보다 무서운 질병이 치매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중년층에서 경도인지장애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동일 연령에 비해 인지기능이 갑자기 최근 일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치매와 노화의 사이 단계로 알려져 있다. 만일 오늘 할 일을 기억하지 못한 상태에서 힌트를 줬을 때 기억해 낸다면 건망증이고, 할 일을 아예 기억하지 못한다면 경도인지장애를 의심해볼 수 있다.

누구나 깜박할 때가 있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많은데, 골든타임을 놓치고 급격하게 증상이 악화된 상태에서 병원을 찾는 이들도 적지 않다. 중앙치매센터에서 발표한 2023년 대한민국 치매현황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치매 환자 수는 100만 명을 넘어섰다. 경도인지장애 환자 수는 200만명을 넘었다.

치매 전 단계로 불리는 경도인지장애를 조기발견하고 치료하면 뇌 기능이 퇴화되는 것을 지연시킬 수 있다. 때문에 평소 행동이 달라졌다면 조기진단을 통해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바로잡는 것이 좋다.

- 기억력 유지시켜주는 생활습관

가장 좋은 것은 땀이 날 정도의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다. 달리기 같은 고강도 운동은 뇌 발달에 더할나위없이 좋다. 평소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과격한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것과 다르지 않다. 운동을 하면 뇌 신경에 좋은 호르몬인 '아이리신'이 분비되는데, 치매 환자의 경우 아아리신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평소 규칙적인 운동으로 아이리신을 생성시켜 뇌 신경세포를 자극하는 것이 좋다. 실제로 일주일에 세 번 운동하는 사람은 운동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치매 발생 위험이 30% 낮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시간을 내서 운동하는 것이 어렵다면 매일 1만보 걷기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다음으로 여러 사람과 어울리는 것도 치매 예방에 좋은 습관이다. 이때 핵심은 '즐겁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실제로 우울증을 겪었거나 고립된 환경에 있는 사람들은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활동이 끝난 나이라고 해도 적극적으로 사람들과 어울리고 모임을 통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양한 취미생활도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새로운 것을 배우면 뇌가 활성화되고 뇌 건강에도 이롭다.

만일 기억력이 감퇴되는 증상이 지속된다면 빠른 진단을 통해 약을 쓰는 것이 좋다. 나이가 들면 뇌 속에 ‘콜린’이라는 물질이 줄어드는데, 이 콜린을 약을 통해 보충할 수 있다. 하지만 약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젊을 때 관리를 통해 치매를 예방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 외에 뇌 건강에 도움이 되는 식사를 하는 것을 추천한다. 전문가들은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만큼 우리 몸에 직관적으로 관여하는 것은 없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현대인들이 걸리는 병은 대개 불규칙적이고 불균형적인 식사에서 비롯된다. 올바른 식습관이 다양한 질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현대의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식단은 쌀밥과 쌈채소 등이 곁들여진 제철 반찬으로 꾸며진 밥상이다. 여기에 하루 한끼 이상은 잡곡밥을 섭취하는 것을 추천한다. 과일과 채소, 콩, 견과류와 올리브오일이 첨가된 지중해식 식단도 뇌 건강에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과도한 고지방 식품이나 당분이 많은 음식은 피하고,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해 영양소를 균형 있게 공급받는 것이 도움이 된다.

오메가3가 풍부한 생선은 뇌 기능 증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 심장 건강에도 이롭다. 주 3회 다양한 종류의 생선을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소고기나 돼지고기 등 육류는 주 2회 이하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중장년층 치매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치매 보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가족 중 치매에 걸리면 생활에 큰 지장을 받는다. 특히 1인가구에게 치매는 생활 자체가 불가능해 질 수 있는 큰 질병으로 여겨져 보험을 통한 생활자금 충당이 절실하다.

보험업계선 치매 증상의 다수를 차지하는 경증 치매를 보장하는 상품이 늘어났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치매 및 장기간병 보험상품의 신계약 수는 4만8984건으로 2년 전(2만4334건) 대비 2만4000여건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중장년층이 치매보험에 가입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엔 사회초년생때부터 치매안심보험을 대비하는 추세로 바뀌었다.

NH농협생명의 ‘백세시대 NH치매보험’은 경증 치매까지 보장하는 대표적 상품이다. 가장 낮은 치매단계인 경도 치매와 장기요양 3등급부터 보장하는 특약을 신설했다. 삼성생명은 7월 업계 최초로 경도인지장애를 포함해 치매의 단계별 보장이 가능한 ‘삼성 치매보험’을 출시했다. 메트라이프생명도 올해 1월 단계적 치매 진단비부터 요양급여, 입원·통원비, 생활비까지 보장하는 ‘360치매간병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