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창업 트렌드] 사람 없는 매장이 뜨는 이유
(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올해 창업 시장을 뜨겁게 달구는 키워드는 바로 ‘무인(無人)’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무인점포 시장은 2021년 기준 1조원 규모로 추정될 만큼 그 크기가 작지 않다. 실제로 골목 곳곳에 점주와 아르바이트생이 없는 가게가 생겨나고 있다. 업종도 다양하다.
무인 아이스크림이나 과자 가게가 가장 흔하게 볼 수 있고, 무인 편의점이나 무인 카페도 차츰 늘어나는 추세다. 무인 세탁소나 무인 라면가게도 적잖게 볼 수 있다. 아예 신선식품을 파는 무인 매장도 증가하고 있다. 유통기한이 짧은 샐러드·육류·간편식 등 냉장·냉동식품을 취급할 수 있는 스마트 자판기를 도입한 매장들이다.
이처럼 무인 매장이 창업 시장에서 각광을 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별도의 직원을 두지 않고 상대적으로 관리하기가 쉬워서다. 양평동에서 무인 문구점을 운영하는 A씨는 “그 전엔 편의점을 운영했었는데, 와이프와 번갈아 가게를 지키느라 온 가족이 제대로 된 여행 한 번 못 가봤었다”면서 “무인 매장이라고 하더라도 아예 신경을 안 쓸수 있는 건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손을 덜 타는 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인건비가 적게 들다보니 1인 자영업자가 다점포 운영을 하는 경우도 많다. 그만큼 매장 하나에 들이는 수고가 적다보니 여기에 따라 생기는 여유로 점포를 확장하는 식이다.
초기 투자 비용이 의외로 저렴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지역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수도권 기준으로 3000만원 안팎을 투자하면 간판과 인테리어, 무인 계산기, CCTV, 냉장고 등 일체 인프라를 가맹본부에서 지원해준다. 가맹비나 로열티, 교육비가 없는 프랜차이즈도 있고, SNS에 홍보까지 적극적으로 내세우는 곳도 있다. 워낙 무인 매장이 인기를 끄는 탓에 무인 매장 프랜차이즈 간 경쟁이 치열해진 덕분이다.
시간이 갈수록 무인 매장 관련 기술이 고도화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점주의 매장 관리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이고 이용자의 편익을 제고하는 다양한 기술을 선보이는 스타트업들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다만 장점이 뚜렷한 만큼 단점도 있었다. 대표적인 게 각종 범죄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는 거다. 무인 매장 특성상 현금 이용이 많고, 감시가 허술한 틈을 타 절도부터 폭행까지 다양한 범죄에 휘말릴 수 있다. 무인매장 중에서도 절도범의 타깃이 되는 업종은 따로 있다. 바로 현금 이용이 많은 매장이다.
보안업체 에스원 산하 범죄예방연구소가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업종별 무인매장 절도범죄 발생률을 살펴보면 인형뽑기방(35%)이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는 코인사진관(22%), 코인빨래방(17%) 순으로 나타났다. 무인 매장 전환이 가장 활발한 업종인 무인PC방(4%)과 무인편의점(4%)은 오히려 범죄 발생률이 낮았다.
에스원 측은 “침입 범죄 발생률이 높은 업종의 공통점이 바로 현금을 많이 취급하는 무인매장이라는 점”이라며 “일반 매장에 비해 무인매장은 판매하는 물품의 가격이 낮아 물품 대신 현금을 노리는 범죄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투자 비용이 낮은 만큼 큰 수익을 얻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무인 매장이 취급하는 제품 상당수가 마진이 낮은 제품들이라서다.
무인매장 업계 관계자는 “월마다 100만~200만원 정도만 가져가겠다는 계산으로는 나쁠 게 없는 선택”이라면서 “이익은 적지만 인건비가 들지 않는 이점이 만만치 않고 무엇보다 시간 활용이 자유로워 투잡이나 부업으로 적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