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기업TALK] 국내 최대 '딜링룸' 연 하나금융그룹, "외환시장 리딩에 박차"

2024-04-23     이민선 기자

(시사캐스트, SISACAST=이민선 기자) 오는 7월 외환시장 전면 개방에 앞서 국내 은행들이 딜링룸을 확장하고 인력을 충원하는 한편, 해외 지점을 해외외국환업무 취급기관(RFI)로 등록하는 등 대비에 나선 가운데 하나은행이 선두를 유지하기 위해 힘을 싣고 있다. 

일명 '외환강자'로 자리매김한 하나은행은 지난해 기준 4대 은행의 외환관련 손익에서 2위와 2배 이상의 차이로 1위를 차지했다. 올해는 그룹 차원에서 올해 아시아 최고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글로벌 기반을 마련하는 해로 삼고 ▲영업력 중심 내실 확보 ▲1등 파트너와의 협업 ▲글로벌 균형성장 추구 등을 세부 경영전략으로 내세웠다.

하나

하나은행, '외환강자' 입지 다지기 돌입

7월 외환시장이 개방되면서 새롭게 펼쳐질 경쟁구도 속에서 하나은행은 최근 서울 을지로 본점에 신축 딜링룸인 '하나 인피니티 서울'을 개관하면서 외환 강자의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다.

하나은행에 따르면 본점 4~5층에 새롭게 개관한 하나 인피니티 서울은 총 2096㎡(약 634평), 126석의 국내 최대 규모 딜링룸이다. 24시간 365일 운영을 위해 최첨단 인프라 중심의 효율적인 공간으로 조성했다는 설명이다.

하나은행은 2022년 24시간 외환(FX) 거래 서비스에 이어 지난 1월 인가받은 해외소재 외국금융기관(RFI)과 원달러 거래를 체결한 바 있다. 오는 하반기 영국 런던에 약 10명의 전문인력을 배치한 자금센터를 설립하고 글로벌 허브를 구축해 외국 기업과 투자기관의 원화 수요를 적극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함영주 회장은 "이번 신축 딜링룸 개관은 단순한 물리적 이동을 넘어 24시간 트레이딩에 최적화된 환경 구축으로 하나은행의 최대 강점인 외환 경쟁력을 확대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글로벌 FX플랫폼 서비스를 비롯한 외국인 원화 투자 서비스 확대 등 대한민국 자본시장과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하나은행은 외환서비스 수요를 가진 기업들을 적극 유치하기 위한 여러 방안을 내놓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해외송금 예측 서비스를 선보이고 수출입서류 디지털화를 추진해 기업고객의 거래 편의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국무역보험공사와 금융공급 업무협약을 맺고 5천억 원 규모의 수출패키지 우대금융도 제공한다. 외국환 첫 거래 기업에는 여행상품권, 달러북 등을 증정하는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사내이사 3인 체제 전환 완료..."주주환원율 50% 달성 목표"

하나금융지주 함영주 회장의 취임이 3년 차에 접어든 가운데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 엄격한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하에 내실과 협업을 기반으로 업의 경쟁력과 글로벌 위상을 강화하고, 신 영토 확장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영주 회장은 "헌신적인 협업으로 그룹의 역량을 결집하고, 나아가 경쟁자를 포함한 외부와의 제휴, 투자, M&A 등 다양한 방법으로 협업을 이뤄내 금융이 줄 수 있는 가치 그 이상을 손님께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며 "지난해에는 10년만의 역성장 위기, 비은행부문의 성장 저하 등 그룹의 부족한 면들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어려운 환경 탓이었다고 변명하고 싶지 않다. 더 잘했어야 했는데 아쉬움이 큰 한 해"라고 돌아보기도 했다. 

함 회장은 올해 손님의 어려움에 공감하고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우리의 진심이 잘 전달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프로세스를 개선해 투명하고 합리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성장 전략에 대한 인식전환과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꼽았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2022년 함영주 회장 취임 뒤 공격적으로 사세를 확장했다. 함 회장 특유의 현장 영업력 강화 의지가 그대로 은행에 반영됐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정부 가계대출 규제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가계대출을 줄이고,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대출자산산을 확대했다. 주요 영업반경인 서울·수도권에서 벗어나 지방으로 확장을 시도했다.

여기에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이승열 하나은행장과 강성묵 하나증권 사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하면서 함영주 회장을 포함해 '사내이사 3인 체제'를 구축했다. ​이승열 행장은 앞으로 그룹 미래성장전략과 브랜드부문장을 맡는다.

하나금융은 그룹 내 자회사 중 자산규모를 고려해 은행과 증권사 CEO를 사내이사로 발탁했다. 이 행장은 지난해 3월 임기 2년의 하나금융 비상임이사로 선임됐으나 최근 중도 사임한 바 있다.

현재 주요 은행 금융지주는 대부분 은행장을 지주 비상임이사 또는 기타 비상무이사로 두고 있는데, 하나금융은 비상임이사를 없애는 대신 사내이사 수를 늘렸다. 이 행장과 강 대표가 사내이사로 합류하면서 하나금융 사내이사는 기존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1인 체제에서 3인 체제로 전환됐다.

이번 사내이사 개편은 대내외 불확실한 금융 환경 속에서 책임 경영 및 내부통제 강화의 일환이다. 하나금융은 이날 이승열 행장에게 그룹 미래성장전략부문장·그룹브랜드부문장 직책을 부여했다. 이 행장은 박성호 전 부회장이 담당했던 미래성장전략 부문과 이은형 부문장이 맡았던 브랜드 부문을 이어받는다.

하나금융은 사내이사 수 증가에 따라 사외이사진의 독립성이 희석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사외이사도 기존 8명에서 9명으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 이사회 인원은 금융권 최대 규모인 12명으로 늘어났다. 여성 사외이사는 기존 원숙연 이사를 포함해 윤심 이사 후보까지 2명으로 확대됐다.

하나금융은 이날 주주환원 정책도 발표했다. 하나금융은 작년 기말 주당 배당금을 1600원으로 확정했다. 연간 배당금은 3400원으로 전년보다 50원 늘었다. 작년 초 실시한 1500억원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포함한 연간 총주주환원율은 32.7%로 전년보다 5.3%포인트 상승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보다 높은 주주환원율을 목표로 삼고 중·장기적으로 주주환원율 50%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연내 3000억원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할 계획이다.

하나금융

창업가 육성에 진심...스타트업에 30억 투자

한편, 하나금융그룹은 다양한 사회가치창출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ESG경영을 실천 중이다. 먼저 지역 청년 창업 교육을 통해 지역 전문 창업가를 육성하는 '하나 소셜벤처 유니버시티'가 있다.

'하나 소셜벤처 유니버시티'는 '하나 파워온 챌린지'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청년 창업 지원을 주된 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국에 있는 지역 거점 대학과 업무협약을 맺고, 지역 청년 창업 지원 및 창업 생태계 구축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는 프로그램으로 고용노동부로부터 '청년 친화형 기업 ESG지원' 사업 프로그램으로 선정된 바 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최근 일자리 부족으로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집중되면서 지역 인구 소멸 현상이 새로운 사회문제로 나타나고 있다"며, "지역의 특성을 살려 청년창업가를 육성하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전통문화도 계승하고 다양한 일자리를 창출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하나금융그룹이 적극 앞장서겠다"라고 말했다.

또한,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과 환경보전에 적극 동참하기 위해 ESG 스타트업의 성장지원을 돕는 투자 프로그램 '하나 ESG 더블 임팩트 매칭펀드' 참여 기업을 모집하고 있다.

'하나 ESG 더블 임팩트 매칭펀드'는 하나금융이 친환경 기술을 보유한 그린테크 스타트업과 일자리 창출 능력 및 성장성이 있는 사회혁신기업에게 초기 사업화 자금을 지원하여 기업의 성장에 기여함으로써 일자리 창출 및 환경보전 효과를 추구하는 더블 임팩트 투자 프로그램이다.

하나금융그룹은 각 회차별 모집 종료 후 한국사회투자와 함께 서류심사 및 현장실사를 거쳐 두 차례의 투자심의위원회를 통해 신청기업의 ▲일자리 창출 능력 ▲성장성 ▲친환경 기술력 ▲사업역량 등을 심사하고 총 30억원로 규모 최종 투자 기업을 결정할 예정이다.

또한 투자가 결정된 사회혁신기업을 대상으로 후속 투자 연계를 위한 데모데이를 개최해 후속 투자를 결정할 벤처캐피탈 관계자와 함께 프로그램 결과 공유 및 기업 투자설명회(IR)를 진행해 지속적인 성장을 지원할 계획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많은 혁신기업들의 참가 신청을 바란다"며 "하나금융그 사회혁신기업 지원을 통해 기업의 성장이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환경보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함으로써 금융을 통한 사회적 책임 이행에 앞장서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은 이 밖에도 사회혁신기업과의 인턴십 매칭을 통해 장애인·경력단절 여성 등 취약계층의 일자리 기회를 확대하는 '하나 파워온 혁신기업 인턴십', 4050 경력 인재 재취업을 지원하는 ‘하나 파워온 세컨드 라이프' 등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