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돋보기] 부동산 시장의 핵심 키워드는 '금리인하'
거래·공급 위축 지속…전세도 아파트 선호 이어질 듯
(시사캐스트, SISACAST= 이산하 기자)
올해 부동산 시장을 관통하는 주요 이슈는 무엇일까.
2024년 부동산시장 주요 이슈로는 ▲거래위축 지속 ▲공급 위축 ▲전세수요 아파트 집중 ▲금리인하 등이 꼽힌다. 집값 하락과 고금리 지속에 따른 부동산 거래 위축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또 공사비 상승에 따른 분양가 상승으로 새 아파트 공급이 주춤해질 전망이다. 분양 성패에 따라 건설사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공급에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올해 부동산시장에서 가장 주목하는 것은 금리인하 시기다. 금리가 떨어져야 매수 수요가 늘고, 이자부담이 줄기 때문이다.
■ 매매 거래 역대 최저 수준 지속
KB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주택 매매 거래량은 55만5000가구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던 2022년 50만9000가구 대비 소폭 늘었지만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2020년 128만가구에 비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과거 평균인 95만가구 대비 42% 낮았고,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던 2012년 74만가구에 비해서도 25%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거래 침체 현상이 2년째 지속되는 상황이다.
거래 위축의 주요 원인은 매도자와 매수자의 생각이 달라서다. 매도자는 공급 부족, 금리하락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매매가 상승에 대한 기대 심리가 커졌다. 반면, 매수자는 여전히 높은 금리와 매매가 추가 하락을 예상하며 매수를 꺼리고 있다. 한마디로 매도가격과 매수가격 간 괴리가 커진 셈이다.
이 같은 거래 위축 현상은 적어도 금리인하 시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 분양아파트 급감…인허가 물량도 줄어
아파트 분양물량은 2023년부터 급감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연간 분양물량은 21만가구로 전년 대비 42% 급감했다. 이는 분양물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2015년 대비 60%나 급감한 것이다. 분양시장 침체는 수도권(30.8% 감소)에 비해 비수도권(54.1% 감소)에서 두드러졌다.
분양시장에 찬바람이 분 것은 공사비 증가, 금리인상, 집값 하락 등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공사비 갈등으로 분양 일정이 지연되는 사업장이 늘었고, 고금리에 따른 미분양 증가 등이 분양 위축으로 이어졌다.
특히 중장기적인 주택공급 지표인 인허가물량까지 크게 감소했다. 2023년 주택 인허가물량은 38만9000가구로 10년 평균인 56만7000가구를 크게 밑돌았다.
일각에선 분양물량과 인허가물량 감소로 주택 공급 부족 우려가 현실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올해 전체 분양물량은 30만가구 수준이다. 2023년(21만가구)보다 많은 물량이다. 하지만 고금리 지속, 공사비 상승,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등으로 일부는 분양 지연이 예상된다.
■ 전세수요 아파트 선호
매매시장 위축에 이어 전세시장도 위축되면서 전세가는 작년 8월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KB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24년 1월 기준 전세가격은 고점 대비 8.9%(수도권 아파트 15.5%) 하락해 2004년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특히 수도권 빌라시장을 중심으로 전세 사기와 보증금미반환 사례 등이 이슈화되면서 비아파트 전세시장이 얼어 붙었다. 일부에선 전세에서 월세를 선택하는 임차수요가 크게 늘었다.
아파트의 경우 비아파트 시장과는 다른 모습이다. 2022년 8월 이후 13개월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던 아파트 전세가격은 2023년 서울과 경기지역을 중심으로 상승세로 전환했다. 고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과 매매시장 위축으로 전세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KB금융경영구소는 "최근 주택 매매시장 거래절벽 현상과 향후 주택가격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로 실수요자들도 매매 대신 전세를 선택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전세수요는 비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아파트로 집중되고 있다. 연립·다세대 등 비아파트의 경우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70%를 웃도는 등 불안정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024년에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전세 수요는 이어질 전망이다.
■ 금리인하 가능성 주목
지난 2021년 7월 연 0.5%였던 기준금리는 1년6개월 만에 2023년 1월 3.5%까지 상승했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81%에서 4.58%로 급등했다. 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주택매매 거래량은 2020년 128만가구에서 2022년 51만가구로 급감했다. 2023년 거래량도 56만가구 수준에 머물렀다.
금리가 단기간에 크게 오르면서 대출가구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크게 늘어났다. 금리 상승에 따른 원리금 상환 부담 증가는 매물 증가로 이어졌다. 수도권과 5개광역시 매물은 2023년 1월 29만가구에서 12월 39만가구까지 늘었다.
금리상승에 따른 매수수요 위축과 매물 증가는 최근 주택시장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올해 금리인하에 주목하고 있다. 금리하락 시기와 폭이 2024년 주택시장 매수 심리 회복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주택 구매력이 가격과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데 드는 비용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