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포커스] “SM 삼키고 탈났나” 연이은 악재에 흔들리는 카카오
(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카카오가 안팎으로 뒤숭숭하다. 창사 이래 최대 위기란 말도 뒤따른다. 2021년 골목상권 침해 논란과 함께 문어발식 사업 확장이 여론의 도마에 올랐고, 지난해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카카오 서비스 먹통 사태로 경영진이 사퇴하는 불상사가 있었는데, 이번엔 더 심각한 문제가 터졌다.
지난 10월 19일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구속됐다. 지난 2월 SM엔터테인먼트(SM엔터)를 인수·합병(M&A)하는 과정에서 SM엔터의 시세를 조종한 게 아니냐는 의혹 때문이었다.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은 카카오가 지난 2월 에스엠 경영권 공방 당시 경쟁자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2400여원을 투입해 에스엠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 가격 이상으로 끌어올린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시세조종 관여 의혹이 제기된 배재현 대표 등 카카오 경영진 3명을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이중 배 대표가 구속됐다.
이들 3명은 금융당국에 주식 대량 보유 보고를 하지 않은 혐의도 받고 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본인이나 특별관계자가 보유하는 주식의 합계가 발행주식 등의 5% 이상이 되면 5영업일 이내에 금융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
더 큰 문제는 카카오의 창업주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도 조사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금감원 특사경은 김범수 센터장에게 조사를 위해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금감원이 카카오의 시세조종 의혹을 들여다본 건 지난 4월이다. 발단은 SM엔터의 경영권 분쟁이었다. 지난 2월 SM엔터 창업주인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의 경영 방침에 반발한 SM엔터 경영진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카카오를 2대주주에 올려놓을 계획을 세웠다. 그러자 이수만 전 총괄PD가 자신이 갖고 있던 SM엔터 지분을 또다른 엔터테인먼트업체 하이브에 넘기면서 경영권 경쟁이 시작됐다.
이후 하이브가 공개매수 방식으로 SM엔터의 지분을 사들이려 했지만, 0.98%를 확보하는 데 그치면서 SM엔터 인수에 빨간불이 켜졌다. 당시 공개매수가보다 SM엔터의 주가가 더 높았기 때문이다. 이때 하이브는 특정 세력이 SM엔트 주가를 끌어올려 공개매수를 방해했다는 취지의 진정서를 냈는데, 특사경은 카카오가 연관돼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공개매수 작전에 실패한 하이브는 결국 인수전의 승기를 잡지 못했고, 그사이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최대주주로 오르는데 성공했다. 당시 SM엔터 인수전의 최종 승자는 카카오였지만, 금감원은 칼날을 거두지 않고 계속 조사를 진행했다.
이 사건의 파급효과는 크다. 만약 배 대표나 김범수 센터장이 SM엔터의 시세를 조종했다는 의혹이 현실화하면 카카오는 카카오뱅크의 대주주에서 물러나야 할 위기에 몰린다.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인터넷전문은행법)’에 따르면 비금융주력자인 카카오가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자격을 갖기 위해선 최근 5년간 금융 관련 법령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의 형사처벌(벌금형 이상)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배 대표나 김범수 센터장이 SM엔터 시세조종 의혹으로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받으면 은행법상 지분 10%를 제외한 카카오뱅크의 나머지 지분을 보유할 수 없게 된다. 카카오는 올 2분기 기준 카카오뱅크의 지분 27.17%를 보유하고 있다.
이런 위기의 심각성은 주가에서 드러난다. 카카오 주가는 지난 20일 3만9050원으로 전날보다 1450원(3.58%) 하락했다. 카카오 주가가 장중 4만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20년 5월 4일 이후 처음이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