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LIFE] 이대로면 40년 후 국가채무비율 2배…국민연금 2056년 고갈
국판 뉴딜 통해 성장 기반 확충하고 규제개혁 통해 성장률 제고에 총력
(시사캐스트, SISACAST= 이윤진 기자)
“제가 낸 연금 보험료 나중에 그대로 다 받을 수 있나요?”
국민연금은 ‘내가 낸 보험료를 내가 받는 개념’이 아니다. 지금 내는 국민연금 보험료를 은퇴한 부모 세대를 위해 쓰고 우리 자녀 세대가 낼 보험료를 통해 우리가 부양받는 식으로 고안됐다. 공적연금의 기본목표는 기여한 만큼 보상하는 게 아니라 경제 성장의 성과를 생산물의 1차적 분배 과정에서 물러난 은퇴 세대가 고루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노후 대처의 책임을 오롯이 개인에게 맡기는 게 아니라 사회적 연대를 통해 해결하려는 접근법이다.
보험료 납입 기간이 25년 정도이면 은퇴 후 62만 원 정도 수령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9%로 가장 많은 직장가입자는 본인과 고용주가 각각 4.5%씩 부담한다. 월평균 소득이 245만원인 직장인이라면 월 11만원 정도 내며(회사가 11만원) 40년간 가입해 있었다면 은퇴 후 98만원(노령연금)을 받는다. 평균적으로 보험료 납입 기간이 25년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은퇴 후 62만원 정도로 준다. 최소 10년 이상 가입해 있어야 하며 2013년부터는 5년마다 1세씩 수급 개시 연령이 올라간다. 현 기준으로 1960년생까지는 62세, 1961~1964년생은 63세부터다. 1969년생 이후부터는 65세다.
인구감소와 성장률 하락 이어지면 2056년 적립금 전부 고갈될 것
저출산·고령화 여파로 오는 2060년 한국의 국내총생산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현재의 2배 가까운 수준으로 치솟고, 국민연금은 2056년에 고갈될 것으로 전망됐다. 기획재정부는 이런 내용 등을 담은 2060년까지의 장기재정전망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정책 대응을 하지 않을 경우 올해 43.5%인 국가채무 비율은 2060년 81.1%로, 2배 가까이 오를 것으로 보고있다.
다만, 정부가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등 성장률 대응에 성공하는 경우 2060년 국가채무비율은 64.5%를 기록할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는 이런 시나리오들을 근거로 2060년 국가채무비율을 60%대 안팎으로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인구감소와 성장률 하락이 지금 추세로 이어지면 국민연금은 2041년에 적자 전환되고 2056년에는 적립금이 전부 고갈될 것으로 예측됐다.
5년 전 전망치와 비교해 적자전환 시기는 3년, 기금 고갈 시기는 4년씩 앞당겨진 것으로 정부가 특별한 대응을 하지 않는 경우 2060년 한국의 인구는 4천284만 명으로 올해 전망치인 5천178만명 대비 894만명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고, 특히 생산가능인구는 2060년 2천58만명으로 1천678만명이나 줄어들 전망이다.
2060년 국가채무 81%, 핑크빛 전제에도 100% 육박
정부가 ‘인구감소와 저성장에 무대응한다’는 가정에서 계산한 2060년 국가채무 비율은 81.1%다. 국가채무비율은 2045년을 전후해 99%까지 치솟은 뒤 재정지출 관리 영향으로 80%대 초반으로 하락할 전망이다. 금액기준으로 4800조 원대 나랏빚이 생긴다는 얘기다. 2015년 전망치 62.4%에서 18.7%p 늘어났다.
정부가 저성장 기조에 적극 대응해 성장률을 1.3% 수준으로 유지했다고 가정하면 2060년 국가채무비율을 64.5%, 인구감소에 적극 대응, 생산가능 인구를 2341만명까지 유지할 경우 79.7%로 채무비율 증가가 둔화된다. 연금 등 사회성 기금에 대한 의무지출 도입 시 GDP의 2% 수준으로 예산 수입을 확대할 경우 적게는 9~16%p 수준의 채무비율이 감소한다. 특히 이번 전망은 경제가 2060년까지 꾸준하게 성장한다는 가정 위에서 만들어진 만큼 연금 고갈속도와 국가채무비율 증가폭이 커질 수 있다.
2060년 경상 GDP 6014조원, 2019년 1916조원에 비해 3배 넘어
기재부가 활용한 GDP 성장률 전망에 따르면 2020년에서 2030년까지 경제성장률은 2.3%다. 이후 10년 단위 경제 성장률도 ▲2030~2040년 1.3% ▲2040~2050년 0.8% ▲2050~2060년 0.5%로 계산한 결과 2060년 경상 GDP는 6014조원으로 2019년 1916조원에 비해 3배를 넘는다. 장기 전망이라곤 하나 당장 올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역성장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경제 성장 폭을 너무 긍정적으로 봤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경제성장이 예상보다 더 둔화될 경우 국가채무 100% 돌파나 연금 조기 고갈 등 충격에 대비하기 어려워진다. 기재부 관계자에 따르면 “인구구조 변화로 고령인구가 다시 생산인구로 들어올 수 있고 출산 인식 변화에 따른 인구증가, 기술발달을 통한 생산성 증가 등 다양한 가능성이 있다”며 “가정이 낙관적이라기 보단 정부가 가야할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세입 여건 개선되는 재정과 성장의 선순환 구조 구축 필요해
한편, 정부는 저출산·고령화 및 성장률 하락 추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재정의 안정성이 위협받을 수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사회연금 및 보험 부문의 지속가능성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 이 부분의 개혁이 필요한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정부는 한국판 뉴딜을 통해 성장 기반을 확충하고 규제개혁 등을 통해 성장률 제고에 총력 대응할 계획이다.
성장률 제고에 따라 세입 여건이 개선되는 재정과 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기존 비과세·감면제도 중 불요불급한 항목을 중심으로 정비하고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해 지출구조조정도 추진한다. 의무지출 비중 증가 추세를 고려해 유사·중복, 저성과, 집행부진 사업 등을 중심으로 재량지출에 대한 과감한 구조조정도 실시한다.
재정준칙을 도입해 총지출 증가율을 경상성장률 수준으로 관리하고 사회보험 재정건전화 정책협의회를 중심으로 8대 연금·보험 분야의 지속가능성 제고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