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말 한마디에 급등락 … 비트코인 투자 정말 괜찮나?

2021-02-28     최기훈 기자

(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사진=픽사베이]

비트코인의 가격 급등락이 수없이 반복되고 있다. 1비트코인은 2월 27일 기준 5100만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1월 24일엔 3569만원이었고, 2월 21일 중엔 비트코인 가격이 6500만원까지 치솟은 적도 있었다.

지난해 초만 하더라도 1000만원 초반대에 가격을 형성했던 비트코인의 위상이 올라간 이유는 기업과 월가에서 지속적으로 매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비트코인은 월가에서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았다. 하지만 요즘의 분위기는 다르다. 월가의 주류 금융인과 금융회사가 비트코인 투자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5월 헤지펀드 업계의 베테랑 투자자 폴 튜더 존스가 “비트코인을 매입했다”고 알린 게 대표적이다.

유명 헤지펀드 투자자로 꼽히는 스탠리 드러켄밀러 역시 지난해 11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올해 초 비트코인 투자를 공식화했다. 비트코인을 ‘투자 적격’ 자산에 추가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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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이자 글로벌 대형 수탁은행인 뉴욕멜론은행도 비트코인 업무를 취급하기로 했다. 캐나다에선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 투자용 상장지수펀드(ETF)가 등장해 2월 19일부터 거래를 시작했다. 상장 후 운용자산(AUM)이 5억9000만달러 이상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비트코인은 투기”라던 모건스탠리 역시 태도를 바꿨다. 블룸버그는 “모건스탠리가 자회사 ‘카운터포인트 글로벌’을 통해 비트코인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무엇보다 세계 최고 부자로 꼽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비트코인 예찬론이 시장에 크게 작용했다.

그는 “비트코인을 갖고 있는 게 현금을 보유하는 것보단 덜 멍청한 짓”이라면서 SNS 계정의 자기소개란을 ‘#bitcoin’으로 바꿨다. 테슬라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공시 보고서에서 비트코인 15억 달러 규모의 사들였다고 밝히기도 했다. 향후 차량 대금도 비트코인으로 받을 예정이다.

[사진=픽사베이]

 

큰손들이 움직여서인지 전통 금융기관들이 비트코인을 투자할 가치가 있는 대체자산으로 바라보기 시작하면서 가상화폐 가격 상승세에 불을 지피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인지 지급결제수단으로서 비트코인 위상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비트코인의 한계가 뚜렷해서다. 가격 변동성은 여전히 심하고, 적절한 가치평가 수단도 없다. 비트코인의 가격이 오르는 것 역시 비트코인의 실제 가치와는 무관하다.

비트코인의 미래 청사진은 통화 대체 가능성, 즉 비트코인을 통한 결제 가능성이다. 1비트코인의 값이 치솟으면 오히려 ‘비트코인을 통한 결제’가 어려워진다. 업계 관계자는 “1시간 전엔 1비트코인으로 테슬라를 살 수 있었는데, 지금은 2비트코인이 필요하다면 누가 비트코인으로 테슬라 전기차를 사겠는가”라면서 “한달만에 수만 달러가 오르는 현상 자체가 투기판이란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비트코인의 가치는 외부의 입에 지나치게 민감하다. 2월 말부턴 비트코인의 가격이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의 입 때문이었다. 옐런 장관은 지난 22일 뉴욕타임스 주최 콘퍼런스에서 “비트코인은 매우 투기적인 자산이다.

사람들은 그게 극도로 변동성이 높다는 것을 알아야 하며 투자자가 당할 잠재적 손실이 걱정된다”면서 “비트코인은 거래를 수행하기에 극도로 비효율적인 결제 방식이며, 그 거래 과정에서 소모되는 에너지의 양은 어마어마하다”고 꼬집었다. 지난 20일 일론 머스크 CEO가 “비트코인 가격이 조금 높긴 한 것 같다”고 발언했을 때도 비트코인의 가치가 폭락했다.

그럼에도 비트코인에 투자하려는 개인투자자의 행렬은 늘어나는 상황이다. 가상화폐 업계에 따르면 가상화폐 원화 시장의 주요 거래소의 거래대금은 1년 사이 10∼11배 늘었다. 업비트의 거래대금은 지난해 1월 1조6279억원을 기록한 뒤 대체로 1조∼2조원대를 유지했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3조9219억원으로 늘더니 12월에는 그 2배가 넘는 7조2414억원으로 불었고, 올해 1월 들어서는 18조2768억원까지 늘었다.

가상화폐 관계자는 “유명인사의 말 한마디에 가치가 좌우되는 자산에 돈을 거는 건 위험한 행위”라면서 “가상화폐는 내재가치가 없는 자산으로 앞으로 높은 가격 변동성을 나타낼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