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혼라이프] ‘멋진 비혼’으로 유쾌한 싱글라이프 살아가기

‘내 인생은 나의 것’ 내가 선택하고 책임진다

2020-06-18     이윤진 기자

(시사캐스트, SISACAST= 이윤진 기자)

 

‘내 인생은 내가 즐긴다’는 일명 ‘욜로(YOLO·You Only Live Once)’ 라이프를 택하는 젊은층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욜로는 미국 가수 드레이크의 노래 가사 ‘인생은 한 번뿐이지, 욜로’에서 유래했다. 욜로는 한 번뿐인 내 인생을 후회 없이 즐기며 살아가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그래서일까. ‘열정적으로  일하고 죽을 때까지 즐기자’라는 젊은층이 늘어나면서 결혼보다는 마음에 맞는 소울메이트를 찾는 경향이 많아지고 있다.

 
“저는 결혼하지 않겠습니다”… 결혼은 의무가 아닌 선택
 

“저는 비혼을 선택했습니다. 결혼하지 못한 것이 아닌, 결혼하지 않은 상태를 선택한 비혼 남성입니다. 그러나 저는 고립되지 않았고, 외롭거나 쓸쓸하지도 않습니다. 사랑하는 여인과 함께 미래를 꿈꾸며 여행도 다니고 취미생활도 함께 하는 자유로운 영혼입니다.”

공간 디자이너 제이슨 곽씨(46)는 5년 전부터 회사 근처의 오피스텔에서 혼자 살고 있다. 30대까지는 부모님과 한집에 살았지만 40대가 되자 독립을 결심했다. 독립하기 전 꽉 찬 나이에 부모님과 함께 살 때는 부모님의 잔소리가 귀찮았을 뿐 식사, 빨래, 청소 모두 엄마에게 의지하며 편하게 살았다. 하지만 40대가 된 후에는 혼자 스스로 자신의 삶을 꾸려가야겠다는 생각에 무작정 회사 근처 오피스텔을 계약하고 바로 이사를 감행했다.

“부모님과 함께 살면 결혼하라는 이야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좀 받긴 해도 생활적인 부분은 모두 엄마가 해주시기 때문에 신경 쓸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혼자 지내다 보니 하나하나 신경써야하는 부분이 많아져 아침도 거르게 되고 세탁소 가는 것도 깜빡해서 힘들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만족하고 있습니다.”
 

후회 없는 내 삶을 위해 스스로 선택한 것

그는 미국에서 10년가량 유학한 후 한국으로 돌아와 공간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운동으로 다져진 탄탄한 몸매에 유쾌한 성격, 깔끔한 매너까지 갖춰 그의 주변에는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 주위에서는 ‘이렇게 멋진데 왜 결혼을 하지 않느냐’고 많이 물어보지만 그는 현재의 ‘싱글라이프’를 포기할 생각은 없다. 그도 몇 년 전까지 보통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결혼을 꿈꾸며 집장만을 위해 알뜰살뜰 살았던 적이 있다. 하지만 이젠 자신만의 삶을 즐기기로 했다.
 
“결혼한 친구들을 보면 부럽기도 합니다. 예쁜 아기들과 놀아주며 여행 다니는 모습을 보면 ‘아 나는 평생 느껴보지 못할 행복이겠구나’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러나 좀 더 깊이 생각해보면 전 제 자신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이기적인 면이 있고, 거기에 책임감 또한 강해 ‘만약 누군가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오면 중압감으로까지 느껴질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상황이 왔을 때 ‘과연 내가 행복할까’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보니 결론이 쉽게 났습니다.”   
 


가정이 인생의 ‘목표’가 아닌 나의 ‘행복’이 우선

그는 오랜 고민 끝에 비혼을 선택했다. ‘가정을 목표로 하지 말고 나만의 재미를 목표로 살아가자’는 것이 그의 결론이요 삶의 방향이다. 50대에 갑자기 생각이 바뀌어 결혼이란 걸 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싱글인 삶에 만족하고 있다. 비혼을 결정하고 그는 가장 먼저 취미생활에 시간과 돈을 투자했다. 2년 전 여름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그는 300만원이 넘는 고가의 카메라를 구입해 주말마다 각지를 돌며 사진을 찍었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보니 글램핑에도 취미가 생겨 지난해에는 시간만 나면 동료, 친구들과 함께 글램핑을 즐겼다. 뿐만 아니라 사이클에도 흥미가 생겨 자전거 외에도 필요한 장비를 사느라 1000만 원가량의 돈을 과감히 지출했다.

그는 “이것저것 나에게 맞는 취미를 찾느라 비록 많은 돈을 썼지만 그만큼 나 스스로에게 힐링의 시간과 자유를 선물했기 때문에 전혀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이런 생활이 몇 년 지나다보니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란 신념이 더욱더 확고해졌다.
 

각자의 인생, 행복 추구는 마땅한 권리

가끔 부모님에게 미안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부모님의 바람 때문에 자신의 삶이 달라질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는 그는 그래도 공원에서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을 한참 쳐다보는 부모님을 볼 때면 송구스러운 마음이 든다. 그는 앞으로의 삶을 위해 연금도 두 개 들어 놓았고, 적금도 열심히 붓고 있다. 특히 운동을 열심히 한다. 매일 1시간씩 헬스를 하며 체력을 키우고, 세 끼 식사를 거르지 않고 비타민과 건강보조식품도 꼭 챙겨 먹는다. 오래 살고 싶어서가 아니라 건강하고 싶어서인데 아프면 돌봐줄 사람이 없으니 스스로 챙겨야한다는 마음에 식생활에 꽤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가끔 제가 ‘올바른 선택을 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은 생깁니다. 하지만 결혼을 했다고 그런 부분들이 해소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사람마다 생김새가 다르고 성격이 다르듯 라이프 스타일 또한 다른 것뿐입니다. 아직 한국사회에서는 혼자 살아간다는 것이 낯설겠지만 누구도 책임져 줄 수 없는 각자의 삶이기 때문에 각자의 행복을 추구하며 사는 것은 마땅한 권리라고 생각됩니다.”
 
[사진=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