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쇼크-②] 세계경제 전망, 바닥 뚫고 지하로 내려갈까

2020-04-27     최기훈 기자

(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경제 전반에 ‘C(코로나19)의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국내만 그런 게 아니다. 세계 각국의 타격도 크다. ‘세계 대공황 이후 최악’ ‘동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최악’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 등 음울한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전세계의 생산과 소비, 고용이 동시에 마비되면서 유례없는 불황이 점쳐지는 상황이다. 문제는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 경제가 얼마나 빨리 제자리를 찾을 수 있느냐다. 안타깝지만 ‘포스트 코로나’의 전망도 밝지 않다. 올해 대부분의 선진국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세계경제가 코로나19 사태로 캄캄한 터널로 들어가고 있다. 국제경제기관은 이구동성으로 올해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일단 ‘마이너스 성장’은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내고 올해 세계경제의 성장률을 -3.0%로 예측했다.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세계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0.1%) 뿐이었다. 올해 전망치는 그때보다 더 나쁘다.

 
이마저도 낙관적인 수치다. “점진적으로 각국의 방역조치가 해제될 것”이란 전제 하의 전망이다. 팬데믹(대유행)이 내년까지 마무리되지 않고, 봉쇄조치가 올해 하반기에도 이어지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선 -6.0%까지 폭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안타깝게도 지금의 상황은 최악의 시나리오에 더 가까워지고 있다. 실시간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전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272만5920명이고, 사망자는 19만161명(4월 23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세계 최대 경제대국인 미국은 중국을 제치고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은 국가가 됐다. 확진자 수는 88만6709명, 누적 사망자는 5만243명으로 5만명을 넘었다. 단일 국가 최다 사망자 기록이다. 미국은 감염을 막기 위한 강제격리 조치(록다운)를 이어가고 있다. 사실상 경제활동이 멈춘 셈이다. JP모건은 미국의 올해 1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4.0%에서 -10.0%로 끌어내렸다. 골드만삭스도 1분기 성장률을 -6.0%로 전망했다.
 
[자료출처
 
누적 확진자 수 120만명을 돌파한 유럽의 상황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IMF는 올해 유로존 경제성장률을 -7.5%로 예상했다.
 
각국이 각종 경기 부양책을 쏟아내곤 있지만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 경제는 각국이 얽히고설킨 채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고 있어서다. 수요 절벽으로 국제유가가 연일 곤두박칠치고 있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4월 20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사상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바이러스 확산 차단을 위해 전세계에 이동 제한 조치가 내려지고 자발적인 사회적 거리두기까지 더해진 영향이다.
 
글로벌 무역 생태계에도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주요 국가의 제조업 공장이 ‘셧다운’ 됐기 때문이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올해 세계 상품교역 증가율 전망치를 1.2%로 제시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근 10년 새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전세계 금융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때만 잠시 시장이 진정됐다가 다시 급락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전례 없던 위기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분명한 건 코로나 이전의 세계와 이후의 세계는 다를 것이라는 점이다. 코로나19와 달리 경제에는 확실한 백신이나 치료법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