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으로 떠나는 겨울철 시간여행
(시사캐스트, SISACAST= 정세진 기자)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국내 여행지 중 이른바 ‘뉴트로’ 감성으로 각광받고 있는 장소 중 하나가 바로 전북 군산이다.
군산은 인근 새만금 지역의 바다 풍광이 아름다울 뿐 아니라 맛의 고장 전라도답게 다양한 식도락을 즐길 수 있는 여행지이다.
또한 적산가옥과 독립운동 유적지 등 우리 근현대사의 유물이 구석구석 숨어 있으므로 어린 자녀가 있다면 역사탐방 장소로도 추천할 법 하다.
바다를 만끽할 수 있는 새만금·선유도
군산시와 고군산 군도, 부안군을 잇는 새만금 방조제는 한때 난개발로 인한 해양 생태계 파괴 등으로 인해 애물단지 취급을 받은 존재였다.
간척사업에 대한 찬반 논란이 불거지면서 2차례나 중단사태를 겪는 우여곡절을 거쳤으나 현재는 용지의 성격이 국제협력, 산업연구 등으로 다원화되고 글로벌 자유무역 중심지로 개발이 진행 중이다.
완공된 새만금 방조제는 33.9km로 세계에서 가장 긴 방조제이자 군산의 랜드마크로 새롭게 거듭나고 있다.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보며 기나긴 방조제 위를 달리는 드라이브 코스로도 제격이라 전국에서 관광객이 모여들고 있다.
드라이브를 즐긴 후에는 선유도에서 겨울 바다를 천천히 둘러보거나 2019년 마지막 일몰을 지켜보는 것도 좋다.
서해바다의 싱싱한 해산물과 중화요리
서해 바다를 끼고 있는 지역인 만큼 군산에서는 다양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상다리 휘어지는’ 푸짐한 반찬은 덤.
군산의 유명한 생선으로는 혀가자미와 비슷한 모양을 한 ‘박대’가 있는데 보통은 구이로 먹거나 반건조로 판매한다.
또 이곳은 구한말 화교들이 들어와 정착한 곳이어서 중화요리 맛집이 많은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백종원의 3대천왕’에도 소개된 짬뽕과 물짜장이 명물로 꼽힌다.
전국 3대 빵집 중 하나인 노포 ‘이성당’도 빼놓을 수 없다. 원래 이곳은 일제강점기 일본인이 운영하는 화과자 집이었으나 해방 후 이름을 바꾸고 한국인 입맛에 맞는 빵들을 팔기 시작했다.
시그니처 메뉴인 단팥빵과 야채빵은 1호점에서만 판매하는 탓에 1호점에만 유독 긴 줄이 서 있는데 장시간 기다리기가 귀찮다면 옆 2호점에도 다양한 빵이 있다.
한국의 근대사를 보여주는 시간여행 코스
이성당 근처 신흥동에서는 이른바 ‘적산가옥’ 중 보존 상태가 좋은 히로쓰 가옥이 유명 관광 코스이다.
아기자기한 일본식 정원이 딸린 이 목조 건물은 영화 ‘타짜’에서 평경장이 살던 집으로 등장하는 등 영화 촬영 장소로도 이름나 있다.
히로쓰 가옥을 둘러보고 나면 ‘8월의 크리스마스’의 촬영지였던 초원사진관이 있어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복고풍 소품을 파는 가게들 뿐 아니라 젊은층의 취향에 맞는 카페도 있는 이곳은 군산에서도 핫플레이스로 불린다.
일제 강점기 당시 항구로 번성했던 군산의 역사를 엿볼 수 있는 근대역사박물관은 어린이들이 특히 좋아할 만한 장소이다.
옛날식 상점가와 미두 거래가 이뤄지던 취인소가 복원된 전시관은 마치 드라마 속 세트장에 들어온 느낌을 준다.
박물관 옆에는 오늘날 SC제일은행의 전신인 조선저축은행 건물과 박물관으로 모습을 바꾼 구 군산세관 등이 시간여행 코스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