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르노삼성노조의 백기투항, 노조원 지지 없으면 실패라는 교훈 남겨

2019-06-13     윤관 기자

(시사캐스트, SISACAST= 윤관 기자)

무기한 전면 파업을 선언했던 르노삼성자동차 노조가 12일 백기투항했다. 무리한 파업으로 勞勞갈등을 일으켰던 르노삼성 파업사태는 노조가 1주일 만에 파업을 철회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노조가 파업철회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30%대에 불과한 파업 참여율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다수의 노조원들이 파업 첫 날인 지난 5일 생산라인을 지켰고, 휴일 특근도 마다하지 않으면서 노조 집행부를 불신임했다.

하지만 노조 집행부는 파업 철회를 거부하며 계속 강행하자 노조원들의 불신감은 더욱 고조됐고, 저조한 파업참여율로 드러났다. 노조원의 지지를 받지 않는 파업은 실패로 끝난다는 자동차 파업 사상 초유의 사례가 됐다.

회사 측도 이번 파업에 원칙을 지켰다. 르노삼성측은 파업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자 지난 11일 고용노동부 부산지청에 ‘부분 직장폐쇄’ 신청을 접수하는 초강수를 뒀다. 노조 집행부의 무리한 파업을 수용할 수 없다는 단호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결국 진퇴양난에 빠진 노조의 선택은 백기투항밖에 없었다. 명분과 노조원의 신임을 잃은 무리한 파업은 노조 집행부의 자살골이 된 셈이다.

이제 할 일은 임단협 재교섭의 성공이다. 사측도 파업이 풀리자마자 부분직장폐쇄를 철회하고 임단협 2차 합의안 재협상에 나섰다.

노사 양측은 지난 1년간을 되돌아보며 이번 재협상에 나서야 한다. 지난해 6월부터 시작한 임단협 협상이 지지부진해지면서 지난해 10월부터 62차례의 부분파업을 벌어졌다. 이로 인한 손실은 1만4320대, 금액은 2806억원에 달한다.

회사의 손실보다 더 심각한 것은 협력업체와 지역 경제의 추락이다. 공장이 소재한 부산은 르노삼성차 사태의 직격탄을 맞아 경기침체현상을 겪고 있다. 노사 갈등과 특히 노조의 무리한 파업이 끼친 피해가 실로 막대하다고 볼 수 있다.

노사 양측이 다시 재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이제는 자신들의 이해관계 이외에도 협력업체와 지역경제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노조 집행부는 이번 파업 철회의 최대 변곡점이 된 노조원들의 불신임에 대한 깊은 각성을 잊지말고 재협상에 나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