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틈새 마케팅 뜬다
그루밍족, 귀차니스트, 솔로족 등 겨냥 제품 인기
유통, 식·음료, 생활용품 등 소비재업계가 ‘틈새 마케팅’을 통해 새로운 소비창출에 나서고 있다. 외모를 꾸미는 남성을 일컫는 ‘그루밍족’을 위한 상품, 솔로족들을 겨냥한 미니상품 등 다양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특히 핵가족화로 ‘나 홀로 가구’가 늘어나고 1인용 상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자 유통업체들이 ‘솔로족’들을 겨냥한 제품을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재 국내 전체 가구 중 독신 가구 비중은 20%를 넘는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내놓은 분석 결과를 보면 1980년 4.8%에 불과했던 1인 가구 비율이 1990년 9.0%, 2005년에는 20%에 달했다.
미국(27%) 일본(30%) 독일(38%) 등 선진국과 비교할 때 낮은 수치가 아니다. 통계청은 2030년께 1~2인 가구가 전체의 51.8%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그루밍족, 귀차니스트…틈새 마케팅 ‘눈길’
LG생활건강은 남성전용 샴푸인 ‘엘라스틴 옴므’를 출시했다. 남성의 두피가 여성보다 비듬, 피지가 많고 탈모증의 우려가 높다는 점을 강조한 이 제품은 이른바 ‘그루밍족’(외모 꾸미는 남성)을 집중 겨냥하고 있다. 애경과 유니레버도 남성용 샴푸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롯데칠성은 최근 주류 저도화 추세에 맞춰 신개념의 와인첨가 리큐르 제품인 ‘That’s Y’를 내놨다. 알코올 도수 4%의 이 제품은 최근 바 및 클럽문화 확산과 취하기 보다는 즐기는 음주경향을 보이는 젊은 층을 겨냥했다.
유통업체인 GS리테일이 최근 내놓은 ‘대관령 황태라면’은 이른바 ‘속풀이 라면’이라는 새로운 콘셉트의 제품이다. 이 회사는 고객 100명을 대상으로 라면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인결과 속풀이용으로 라면을 원하는 고객이 36%에 이른다는 점에 착안했다.
아이디어를 라면제조사인 삼양식품에 제안해 국내 최대 황태건조장인 용대리 황태를 동결·해동·건조 과정을 거쳐 제품을 만들어 냈다.
신세계 이마트의 주류담당 바이어가 최근 국순당에 제안해 만든 ‘50세주’도 이마트에서 인기다. 전통주인 백세주와 소주를 반반씩 섞은 ‘50세주’는 회식자리에서 소주보다는 순하고, 백세주보다는 좀 센 술을 원하는 주당들이 주전자를 이용해 즉석 제조해서 마신 것이 유래다. 국순당이 소주를 사다가 섞는 것이 아니라 전통주 제조방법인 누룩을 이용해 만들어진다.
포장김치를 판매하는 식품회사들은 김치를 접시에 덜어 먹기를 불편해 하는 이른바 ‘귀차니스트’들을 겨냥한 소용량의 새로운 용기의 제품을 내놨다. 동원 F&B의 ‘양반 미니독’, CJ의 ‘하선정 통김치’ 등은 제품의 편의성과 보관성을 극대화해 싱글족 공략에 나서고 있다.
◇싱글족 관련 상품도 속속 출시
싱글족이 주요 소비 계층으로 급부상하면서 관련 상품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싱글족은 2005년 현재 전체 가구의 20%를 차지할 만큼 일반적 가구형태로 자리잡은 데다 구매력도 강해 업체들의 주 타깃이 되고 있다.
싱글족의 특징 중 하나는 일상적인 살림살이에 익숙하지 않다는 점이다. 직장과 취미 활동에 중심을 두기 때문에 빨래, 청소 같은 가사 노동은 소홀히 하는 경향이 짙다. 이에 따라 가사 부담을 줄여 주는 제품이 싱글족에게는 인기 품목이다.
CJ LION의 ‘비트 실내건조’(3.5㎏ㆍ1만6,100원)는 퇴근 후 집에서 빨래를 말려야 하는 싱글족들을 배려한 제품이다. 데오자임 효소를 넣어 실내에서 빨래를 건조해도 냄새가 배어 나지 않는다.
스프레이형 섬유 탈취제인 LG생활건강의 ‘브레슬 알러지케어’(900㎖ㆍ7,950원)도 냄새 제거는 물론 집먼지 진드기까지 제거해 준다. 피죤의 ‘다림질용다리오’(420㎖ㆍ2,300원)는 다림질을 좀 더 손쉽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다림질 보조제로 물 대신 사용하면 구김이 잘 펴지고 주름을 잡아준다.
가전제품도 편리성과 간편성이 최우선 조건이다. 웅진쿠첸의 ‘마이콤 밥솥’(7만6,000원)은 6인용으로 무게 3.3㎏에 불과한 초소형 전기밥솥. 이중 온도센서를 채택했고, 착탈식 속뚜껑과 증기캡을 채택해 세척이 간편하다.
소량 세탁을 자주해야 하는 싱글족에게 대용량 세탁기는 부담스럽다. 삼성전자의 ‘3㎏ 삶는 세탁기(SEW-H350IG)’(32만9,000원)는 삶음 기능을 채용한 국내 최소형 세탁기로 적은 양의 빨래를 자주 세탁해야 하는 싱글족에게 안성맞춤이다.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지 않아도 되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도 활용도가 높다. 싱글족들에게는 사이즈가 작고 따로 설치가 필요 없는 제품이 인기다. 루펜리의 ‘가정용 음식쓰레기처리기’(19만8000원)는 따로 설치할 필요 없이 전원만 연결하면 사용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