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초에 구연산 회로, 이런 다양한 효능이~!

2011-08-31     임정숙 기자

인체에 이로운 각종 유기산 함유 건강식품으로 주목
손쉬운 민간요법으로 위장강화, 피로회복에 효과 백배 

 

늦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기력도 떨어지고 입맛도 잃기 쉽다. 이럴 때 식초를 넣은 시원한 음료나 음식으로 기운을 되찾아보자.

식초는 풍미가 산뜻해 식욕을 돌게 할 뿐 아니라 초산, 구연산, 사과산 등 각종 유기산이 풍부하고 인체의 신진대사를 돕는 물질이 들어 있다.

또한 피를 맑게 하고 피로 회복에 효과가 크며 각종 성인병을 치료하는 데 좋다. 흑초, 발사믹 식초, 과일식초 등 종류만 수십가지에 달하는 식초의 효능과 민간요법에 대해 알아봤다. 


식초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늘 접하는 조미료 중 하나다. 오래 전부터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우리의 입맛 가까이에 있지만 식초가 가진 가치와 특성이 과학적으로 밝혀지기 시작한 것은 1953년 크레브스 박사가 크레브스 회로로 노벨상을 수상하면서부터다.

크레브스 회로(구연산 회로)란 영양소가 우리 몸에서 분해되는 과정이다. 구연산 회로라 불리는 화학반응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때는 영양소가 인체에 해가 없는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되어 배출된다.

그러나 이 과정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을 때는 체내에 피로물질인 젖산이 쌓이게 된다. 피로물질 젖산이 체내에 쌓이게 되면 두통, 어깨 결림, 요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심하면 질병에 걸린다.

이 때 피로물질의 배출을 돕고 몸속의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는 물질이 바로 구연산이다. 구연산은 유기산의 일종으로 식초 안에 많이 들어있다. 식초가 피로 회복과 예방 효과를 보이는 것은 결국 구연산 덕분. 또한 식초 안에는 구연산을 비롯해 호박산, 사과산 등 인체에 이로운 각종 유기산이 다량 들어 있다.

숙취 해소, 피로회복에 으뜸

식초는 체내에 생성된 노폐물과 각종 산성 물질을 몸 밖으로 배출시킨다. 지방의 분해를 촉진시키고 지방이 쌓이는 것을 방지할 뿐만 아니라 혈관을 청소해주는 역할도 한다. 체지방이 빠져 나가면서 혈관 벽에 붙어있던 지방도 함께 빠져나가 동맥경화를 예방하고 혈압을 안정시키므로 고혈압 환자에게 좋다.

또한 식초의 해독작용은 간을 보(補)하고 생체 저항력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피로 예방과 숙취의 예방 및 해소에도 그만이다. 알코올이 분해되면서 발생하는 아세트알데히드의 분해를 촉진하기 때문이다. 또한 식초는 취장을 자극해 인슐린의 분비를 촉진시켜 혈당을 낮춘다.

식초는 소화기능도 돕는다. 식초의 신맛은 침샘을 자극해 침이 많이 나오게 하고 입맛을 돌게 한다. 소화기의 신경을 자극해 음식물의 소화흡수율도 높인다. 또한 살균 기능이 있어 장 안에 살고 있는 유해한 세균의 번식을 억제하고 장내의 살균성을 높여 장의 염증과 이상 발효를 막는다.

살균·해독작용도 식초의 장점 중 하나. 음식물을 통해 위에 들어간 유해균은 위액 속의 염산에 의해 대부분 죽지만 위의 활동이 원만하지 못할 때는 살아서 장까지 내려간다. 이 때 발병하는 것이 배탈, 설사, 식중독이다.

위 안이 강한 산성임에 비해 소장은 살균력이 거의 없는 약알칼리성이다. 그러나 식초와 함께 음식을 먹으면 배앓이의 원인균인 포도상구균, 살모넬라균 등이 거의 살아남지 못한다.

옛날부터 장수건강법으로 애용

옛날부터 식초를 많이 먹으면 몸이 부드러워지고 혈액이 깨끗해진다 하여 장수건강법으로 애용됐다. 새 생명을 잉태한 임산부가 신 것을 좋아하는 것이 좋은 증거다.

식초는 역사가 오래된 조미료다. 식초는 ‘동의보감’에도 산모의 어지럼증, 지혈, 염증 제거, 해독 등을 돕는다고 명시돼 있다.

식초가 술에서 유래됐다고 본다면 누룩으로 술을 빚게 된 고구려시대 이전으로 추정해 볼 수 있으며 중국의 ‘주서’에는 백제시대에도 식초가 조미료로 쓰였다는 기록이 나온다.

또한 ‘향약구급방’이나 ‘동의보감’에는 소화불량, 피부병, 중풍, 일사병 등 각종 질환에 식초를 이용한 기록이 있어 민간요법으로 활용됐음을 알 수 있다.

식초의 신맛은 5가지 맛(짠맛, 쓴맛, 단맛, 매운맛, 신맛)을 조화시켜 음식에는 물론 한약의 효과를 배가시키는 데도 이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식초의 한방적인 효능은 무엇일까. 한방에서는 식초의 가장 큰 장점으로 해독기능을 꼽는다. 식초의 신맛이 간의 쇠약함을 보해주고 해독기능을 높여주며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과음한 뒤라면 식초가 들어간 미역냉국이나 무 초절임 등을 자주 먹으면 간 건강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유난히 신맛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간이 약한 것은 아닌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식초는 발효식품이기 때문에 장을 튼튼하게 하고 소화기능을 도와준다. 평소 우유를 잘 소화하지 못하는 사람은 우유에 감식초나 사과식초를 섞어 먹으면 좋다. 음식을 만들 때 조미료의 역할 외에 고기와 채소의 독을 없애줄 때도 식초가 사용된다.

위궤양 증상 있으면 공복에 복용 피해야

몸에 좋은 식초지만 조심해야 할 점도 있다. 신맛은 수렴하는 작용이 있기 때문에 땀을 많이 흘리거나 소변을 자주 보는 사람이 먹으면 효능을 볼 수 있지만 열을 몸 밖으로 내보내야 하는 사람이 장기 복용하면 좋지 않다.

특히 감기에 걸렸을 경우 몸 안의 한기를 발산시켜야 하는데 식초를 먹으면 반대로 한기를 안으로 모으기 때문에 앓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것이 한방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산도가 높아 위염이나 위궤양 증상이 사람은 식초를 공복에 섭취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이미 위액의 분비가 많기 때문이다. 관절염이 심한 사람에게도 식초가 좋지 않다. 또한 농도가 진한 식초는 위벽을 헐게 한다.

산도가 강한 식초는 반드시 물에 타 희석해 마시도록 한다. 음료로 마시거나 음식에 첨가해 먹는 식초의 적정한 농도는 1∼2% 미만이다.